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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우리 예금을 '0'으로 만드는 날


[양상훈, "김정은이 우리 예금을 '0'으로 만드는 날," 조선일보, 2017. 9. 21, A38.]


많은 이가 '핵을 쓰면 김정은도 죽을 텐데 설마 그런 짓을 하겠느냐'고 한다. 하지만 '설마'일 뿐이다. 북이 워싱턴, 뉴욕, 샌프란시스코, LA에 수소폭탄을 날리겠다고 위협하는데도 미국이 핵 반격을 해줄까. 설사 미국이 자신들의 위험을 무릅쓰고 핵 반격을 하겠다고 해도 한국에서 '산 사람이라도 살자'는 핵전쟁 반대 시위가 벌어지지 않을까. 북이 핵을 써도 우리만 피해를 보고 끝날 가능성은 결코 작지 않다.

더구나 김정은은 핵폭탄을 서울에 떨어뜨리지 않고도 그 이상의 효과를 낼 방법을 갖고 있다. 어느 날 북한이 '대북 제재 해제와 주한 미군 철수를 발표하지 않으면 휴전선 상공에 핵EMP(전자기파)탄을 터뜨리겠다. 외국인은 48시간 이내에 남조선을 떠나라'고 발표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번에 북이 실험한 위력 정도의 핵폭탄을 휴전선 상공 50~80㎞ 부근에서 폭발시키면 강력한 전자기파가 남한 전역을 휩쓸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수도권은 전자기파 폭풍을 맞는다. 북은 이미 노동미사일 탄두를 이 정도 높이에서 폭발시키는 실험도 마쳤다. EMP는 사람과 건물에는 직접적 피해를 거의 주지 않으면서 전자 기기만 파괴한다. 지구 북반구에선 전자기파가 적도 쪽으로만 퍼져 나가 북에는 피해도 없다.

당장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 기록이 사라진다. 예금 기록, 대출 기록 등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금융권에서 EMP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일부 금융기관이 외국에 백업 데이터를 구축하는 논의를 했지만 없던 일이 됐다고 한다. 일부는 제주도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지만 결코 안전하지 않다. 금융기관 기록 증발 하나로 우리 사회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전력망이 고철이 되면서 수돗물, 전기, 교통이 끊긴다. 자동차, 항공기, 배도 움직이지 못한다. 삼성전자 등 수많은 공장 설비도 다 고철이다. 고층 아파트 사회에 전기와 수돗물이 끊어지면 우리는 며칠이나 견딜 수 있을까. 마실 물은 어떻게 되며 화장실 물을 내리지 못한 채로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까.

우리 군 무기도 대부분 고철이 된다. 군조차 EMP 대비는 지금 시작하는 단계라고 한다. 국가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라도 핵EMP 방호를 하려면 얼마나 돈이 들지 예상도 할 수 없다. 핵EMP탄 폭발 예고는 선전포고와 똑같지만 우리는 대북 선제 타격을 결단할 수 있는 사회도 아니다. EMP는 사람과 건물을 직접 파괴하는 무기가 아니고 핵폭발 지점도 남쪽 상공이 아니어서 보복 타격조차 즉각 실행될지 아니면 또 한 번 논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지 알 수 없다. 미국이 북한에 핵EMP 보복 공격을 한다고 해도 북은 우리에 비해 잃을 것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북이 '48시간'이란 시간을 주는 순간 우리 사회는 바로 마비될 것이다. 몰려드는 인파로 금융기관부터 무너진다. 당장 '북한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라'는 대북 타협론이 아우성처럼 터져 나오게 돼 있다. 북이 원하는 것 1번은 제재 해제와 주한 미군 철수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의 심경을 잘 대변했다고 소개된 글에 '북의 생각으로는 주한 미군만 철수하면 남한 사회는 갑론을박하다가 붕괴하게 돼 있다'는 부분이 있는데 실제 북핵은 그렇게 만들 수 있는 무궁무진한 수단을 제공한다. 핵EMP는 그중 가장 현실성 있고 유력한 수단이다.

핵에는 핵으로만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은 수사(修辭)가 아니다. 한쪽의 무궁무진한 수단은 다른 쪽의 결정적 수단으로 제압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 결정적 수단을 가진 것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가능하다고 떠오르는 것은 곧 도입되는 국군 스텔스 전폭기(F-35)에 전술핵을 탑재하는 것밖에는 없다. 우리 대통령이 '북이 핵EMP를 실제 터뜨리려고 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북 지도부 머리 위에 전술핵이 떨어질 것'이라고 할 수 있어야만 망국(亡國)을 막는다.

그런데 미국도 안 된다고 하고, 한국 대통령도 반대하고, 사드처럼 지역 주민이 반대 데모할 것이라고 하고, 중국이 보복할 것이라고 한다. 저마다 이유를 대면서 떠드는데 정작 '한국을 어떻게 지킬 것이냐'만 빠져 있다. 미국 핵우산만 믿자고 한다. 북이 미 본토를 때릴 ICBM을 완성하면 미국 핵우산은 찢어진다. 중국이 첫 ICBM 시험 발사를 한 지 1년 만에 대만 주둔 미군 철수가 합의됐다.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ICBM과 미군 철수의 상관관계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전술핵 재배치가 정말 안 된다면 국군 스텔스 전투비행대가 미국 괌 기지에 상시 배치돼 전술핵을 운용·훈련하고 비상 대기하는 것과 같은 방안이라도 나와야 한다. 정부가 왜 존재하나. 국민을 지키기 위해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하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그런 정부를 본 지가 너무 오래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0/20170920035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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