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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상선 부산항 입항’의 안보위협

2007.06.30 09:55

관리자 조회 수:955 추천:79

[김성만, “‘北한상선 부산항 입항’의 安保위협,” 미래한국, 2007. 6. 2, 4쪽; 코나스 5월 22일호; 전 해군작전사령관, 예비역 해군중장.]
북한상선 강성호(1,853톤)가 5월 20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한국전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앞으로 월 3회 북한의 나진항과 부산항간을 정기운항하기로 한 것이다. 남북한의 화해협력정책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보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북한상선의 간첩.테러행위가 우려된다.
북한에는 민간이 운영하는 기업체가 없다. 상선은 모두가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어 정부선박이다. 자유 민주국가의 개념과 사뭇 다르다. 승선원 27명도 정부요원으로서 간첩활동을 전문적으로 한다고 봐야 한다.
1980년대 전두환 대통령을 시해하기 위해 아웅산 테러를 일으킨 북한특공요원을 미얀마로 수송한 선박도 북한상선이다. 1970년대 영화감독 신상옥.최은희 부부를 홍콩에서 북한으로 납치한 선박도 북한상선이다. 마약.무기.위조담배 등을 밀수출하는 일도 북한상선이 맡고 있다.
이제 이들은 부산항을 합법적으로 드나들면서 간첩행위를 할 수 있고, 필요시 테러행위도 가능하다. 북한은 이미 대량살상무기(핵무기.화학무기.생물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평시 조류독감 바이러스 등을 은밀히 살포하는 것은 물론, 상선에 핵무기를 싣고 와서 폭파하겠다고 위협할 수도 있다. 이런 분야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둘째, 해상 작전정보가 모두 노출된다.
부산 용호동에는 3함대사령부의 모항이 자리 잡고 있다. 새로 건설되어 작년 6월 작전을 개시했다. 다수의 군함이 항시 부두에 계류하고 있다. 북한상선이 입출항하면서 손쉽게 군사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부산항은 전시에 주(主) 양륙항만으로 이용되는 곳이다. 연합군 병력과 전쟁물자가 대부분 이곳으로 들어온다. 한국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은 평시에도 부산항 항만 방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북한의 잠수함정 위협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북한상선은 정기적인 운항을 통해 부산접근로와 항만의 수중작전 환경에 대한 정밀한 정보를 손쉽게 수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북한 잠수함이 전시에 이곳에서 작전하는데 필수적인 수중 해양환경 정보인 것이다.
평소에 이런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잠수함정을 직접 적(敵) 해역에 보내야 하는 것이다. 북한해군의 입장에서 이런 어려움이 이제 없어진 것이다. 북한의 상어급 잠수함과 유고급 잠수정이 왜 1996년과 1998년에 동해안에 침투했다가 사고로 우리에게 나포되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적지(敵地)의 생생한 현장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 침투하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 아무리 인공위성 정찰기술이 발전해도 직접 현장에 와서 수집한 정보의 가치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우방국 함정의 부산항 방문이 위축을 받게 된다. 부산 해군기지는 최신기술로 건설되어 이미 외국함정이 다수 입항하고 있다. 대형 항공모함이 부두에 직접 계류할 수 있는 유일한 항구이다. 이미 미국항모가 두 차례 입항한 바 있다. 그리고 매년 실시하는 한·미 연합훈련(RSOI/FE, UFL) 때 각종 장비와 병력도 대부분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고 나간다.
미국은 과거 예멘 항구 정박 중에 당한 이지스 구축함(USS Cole)에 대한 테러의 악몽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우리의 주적(主敵)이고 테러지원국인 북한의 상선이 정기적으로 입출항하는 상황에서 이제 미국 군함의 부산항 입항을 기대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들도 부산항 방문을 선호한다. 그래서 외국함정의 거의 대부분은 과거부터 부산항을 통해 방한하고 있다. 한국 최대의 항구이자 제2의 도시인 부산을 그만큼 선호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그들이 북한상선의 입항을 안다면 앞으로도 과연 부담 없이 부산항을 출입할지는 의문이다. 이런 일은 연합 전력에도 차질을 주게 되고, 우방국과의 군사외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북한은 6.15공동선언과 우리의 햇볕정책.화해협력정책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적화통일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선군정치와 핵무장으로 우리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마음이 해이해져서 제주해협도 북한상선에 이미 개방했다. 제주해협을 통과하는 북한상선에 대한 감시에도 군경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안보에 위해(危害)가 되는 북한상선의 부산항 취항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늦기 전에 조속한 조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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