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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의 안전이 위태롭다

2008.01.23 10:29

관리자 조회 수:1064 추천:93

[김성만, “서해5도의 안전이 위태롭다,” 미래한국, 2007. 12. 8, 4쪽; 전 해군작전사령관, 예비역 해군중장.]

한반도 서해중부해역에 위치한 서해5도 중 백령도는 인천으로부터 191km, 연평도는 83km 떨어져 있고, 북한 해안으로부터는 15-20km의 지근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 섬들은 한국안보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군사전략도서이다. 특히 수도권(서울.인천)을 방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전초기지이다. 우리는 평시 이곳에서 북한에 대한 많은 정보를 획득하고 있다. 전시에는 이곳을 발판으로 서해북부해상까지 해양․공중통제권을 확장하여 평양을 바로 위협할 수 있다.

반면에 북한의 입장으로는 이 도서가 그들의 옆구리를 찌르는 비수가 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은 휴전 이후 이 도서를 무력으로 점령하기 위해 주변의 육지와 도서에 막강한 전력을 배치하고 있다. 북한군사기지의 해군함정․전투기․지대함유도탄.해안포는 가히 위협적이다. 이에 대비하여 우리도 대응전력을 배치하고 있으나 도서의 크기가 작아서 대규모 병력이 상주할 수 없다. 공군기지는 아예 없다. 해군함정의 모항인 평택기지도 멀리 위치하여 북한해군에 비해 불리하다. 그리고 지리적으로 이들 도서가 북한에 인접해 있는 것도 우리에게는 군사작전상 큰 약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까지 이 도서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다. 하나는 해상휴전선인 북방한계선(NLL)이 도서의 북쪽(동쪽)에 설정되어 있어서 비록 거리는 짧지만 어느 정도의 방어종심(防禦縱深)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해군이 NLL을 사력을 다해 한 치의 양보 없이 사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세계적으로 전투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해병대가 도서방어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해병들은 최악의 경우 옥쇄(玉碎)까지 각오하는 정신무장으로 철통같이 경계에 임하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서해 5도를 지키는 데 큰 문제가 생기게 된 것이다. 그 이유는 2007정상회담선언에 남북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선언문의 제5항에는 ‘남과 북은 해주지역과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고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해상휴전선인 NLL에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하여 남북이 공동으로 이용하고, 북한선박이 NLL을 가로질러 자유롭게 통과한다는 것이다. 이는 해상휴전선인 NLL의 기능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 해상 정전체제의 기본인 NLL이 무력화되는 것이다. 북한이 그토록 요구해 온 ‘NLL 재설정.무력화’에 굴복한 것이 된다. 참으로 어리석고 우매한 짓이다.

NLL근해에서 조업하는 북한어선은 모두 군소속(軍所屬) 무장어선이라고 한다. 무장어선과 이를 통제하는 북한함정이 자연히 우리의 도서 주변에 까지 접근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도서주변어장에서 조업하는 우리 어선과 도서를 왕래하는 화객선(화물선․여객선)의 안전도 보장받을 수가 없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많은 해군함정을 투입해도 서해 5도 주변과 수도권 서측해역에서 북한함정의 도발행위를 차단할 길이 없다. 앞으로 우리 해군의 해상작전 전반에도 큰 차질을 가져온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서해 5도 주변에 있던 방어종심이 없어져 도서방어 자체가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상 방어가 불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서해 5도를 과거보다 쉽게 무력으로 점령할 수 있다고 오판할 가능성이 높다.
요즘 예비역들이 모이면 한결같이 우리 군(軍)에는 “왜 싱글러브 장군 같은 참 군인이 없는가”라고 개탄한다. 대한민국의 군인으로서 조국의 국가안위를 위해 “공동어로수역․평화수역과 북한선박 NLL 통과 해주항로 설정을 반대한다”라고 말하는 군인이 정녕 없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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