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자리 불안 300만명, ‘잃어버린 세대’ 되나," 조선일보, 2020. 9. 10, A31쪽.]


8월 취업자 수가 27만명 줄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1년 만의 일이다. 실제 고용 상황은 통계보다 훨씬 심각하다. 대부분 세금 알바인 60세 이상 일자리가 38만개 늘어난 착시 효과를 빼면, 60세 미만 일자리는 65만개 이상 줄었다. 이는 코로나 재확산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은 것이다. 60세 미만 일자리가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사라진 것은 충격적인 사태이지만 정권은 별 얘기도 없고 국민은 체념 상태다.


공식 실업자는 86만명으로 작년과 비슷하다. 하지만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일손을 놓은 ‘일시 휴직자’(84만명), 일자리 찾기를 단념해 실업자 집계에서 빠지는 ‘구직 단념자’(68만명)와 취업 준비생(74만명)까지 더하면 실제 일자리 불안 계층은 300만명도 넘는다. 비경제 활동 인구가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8월 기준 최대다.


코로나 불황으로 자영업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도 심각하지만, 그 이상 걱정스러운 것은 가뜩이나 좁은 취업 문이 더 좁아져 20대가 영원히 취업 전선에서 탈락하는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할 가능성이다. 실제로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비경제 활동 인구 246만명 중 20대가 18%나 된다. 20대의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25%, 2년 전보다 52%나 급증했다.


코로나 때문만이 아니다. 고용 한파는 그 훨씬 이전부터 시작된 것이다.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과 일방적인 노조 편향 정책 등 무모한 포퓰리즘을 고집하면서 우리 사회의 일자리 창출 능력에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 500대 기업의 74%가 하반기에 신규 채용을 안 하거나 채용 계획도 못 세웠다고 했다. 그래도 규제 혁파, 노동 개혁할 생각은 않고 세금 알바와 같은 가짜 일자리 숫자로 눈속임할 궁리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