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졸 절반 ‘백수’ 걱정, 부총리는 경제 자화자찬," 조선일보, 2020. 10. 5, A31쪽.]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의 대학생 및 대학졸업생 4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절반도 훨씬 넘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백수 신세가 될 것으로 비관했다. 예상 취업률은 44.5%로 조사됐다. 전국 4년제 대학 졸업생의 5년간 평균 취업률이 62~64%대였음을 감안하면 채용 여건이 얼마나 악화됐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조사에서 대학생 10명 중 8명꼴(75.5%)로 채용 환경이 작년보다 더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작년 조사 때(46.1%)보다 부정적 응답이 크게 높아졌다.


청년들의 구직난은 코로나 이전부터 시작됐다. 세계가 일자리 호황을 구가할 때 우리만 일자리 불황을 겪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엉터리 경제 실험에 집착하느라 민간의 고용 창출 여력을 쪼그라뜨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채용 시장이 더 꽁꽁 얼어붙고 있다.


8월에 60세 미만의 진짜 일자리는 무려 65만개 이상 줄었다. 아예 일자리 찾기를 단념하는 사람이 늘면서 비경제활동인구가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8월 기준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준비생 74만명 말고도, ‘그냥 쉬었음’이라고 한 20대가 43만명이나 된다. 20대 ‘쉬었음’ 숫자는 1년 전보다 25%, 2년 전보다 52% 급증했다.


새로 취업 시장에 진입하는 젊은이는 우리 경제의 동력이 되어갈 계층이다. 취업난이 만성화하면 이들이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한다. 그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자리 없는 젊은이도, 그런 자녀들을 바라보는 부모들도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데 이 와중에 경제 부총리는 한국 경제를 자화자찬하는 영상을 9개씩이나 올렸다. 영상에서 부총리는 “해외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는 매우 견고” “재정 투입은 적고 경제 방역의 성과는 극대화한 사례가 바로 한국”이라고 했다. 이 사람도 언제부턴지 상식과 이성을 버리고 억지와 궤변의 전사로 탈바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