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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부터’ 북한 변화

2008.10.22 09:35

관리자 조회 수:1154 추천:84

[유석렬, “‘아래로부터’북한 변화,” 미래한국, 2008. 9. 27, 6쪽; 외교안보연구원 명예교수.]
일반적으로 체제의 변화는 지도층이 이끄는 ‘위로부터’의 변화, 민중이 주도하는 ‘아래로부터’의 변화 그리고 외압에 의한 ‘옆으로부터’의 변화 유형이 있다.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의 변화는 극히 제한적이거나 ‘위로부터’의 변화 또는 변화 자체를 거부한다.
변증법적 발전은 ‘모순’이 있어야 하는데 주체사상은 모순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식 유형은 ‘우리식 사회주의’를 고수하는 것으로서 주체사상의 요구대로 사고하며 일해내는 것이다.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변한다면 그것은 체제의 붕괴이며 기득권층의 자멸을 의미한다. 따라서 북한이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면
그것은 체제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제한적이고 선별적일 수밖에 없다.
북한은 지리적, 경제적 여건이 남한보다 월등하다. 한국보다 넓은 땅, 풍부한 지하자원, 빼어난 경치, 지정학적 요충지 등 한국보다 좋은 경제 여건을 갖추었다.
채굴 가능한 우라늄 400만톤은 세계 다른 지역의 총 매장량과 비슷한 규모이며 그 잠재가치는 남한의 24배인 2,300조 원에 달한다.
마그네사이트는 그 매장량이 35억톤 규모로 세계 1위라는 것이다. 지하자원만 잘 개발해도 먹고사는 데는 문제가 없는 나라다.
김일성은 정권수립 직후부터 영토확장을 노렸고 현지지도, 속도전, 주체농법, 대안의 사업체계, 천리마운동 등으로 주민들을 경제 현장으로 내몰았다.
그 결과 북한은 1960년대를 통해 한국보다 잘사는 여건을 마련했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급격한 변화의 외면으로 기술낙후, 자연재해가 겹쳐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로 전락했다. 북한이 변화를 거부하고 주체사상에 매달려 현지지도에 의존하는 한 북한 경제의 몰락은 사필규정이었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외면하고 체제유지를 위한 ‘위로부터’의 변화에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은 북한 자체의 힘보다 한국의 지원에 힘입은 바 컸다.
‘국민의 정부’ 이후 지난 10년간 한국정부는 ‘아래로’나 ‘옆으로부터’ 북한 변화 전략을 내려놓고 북한 스스로 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위로부터’ 변화에 편승했다.
북한을 해치거나 흡수할 의사가 없으며 가능한 분야부터 화해와 협력을 추진했다.
어떠한 형태의 전쟁도 반대하며 모든 현안은 대화를 통해서 풀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햇볕.평화.번영’ 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주장하는 논리는 분명하다.
북한의 미약한 경제력과 남한에 비해 열세인 군사비를 들어 북한은 전쟁을 일으킬 수 없으며 남한 안보를 위협 못해, 진정성을 띨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이들은 남북경협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불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북관계는 ‘선공후득’ 선제적 양보 방식으로 우세한 남측이 먼저 양보함으로써
북한을 심리적으로 안심시켜 뒤늦게라도 양보를 받아 낸다는 것이다.
남북경협이 활성화되어 납북주민이 자유로운 상호왕래를 하면 그것이 바로 ‘사실상의 통일’(de facto unification)이다,
‘위로부터’의 변화를 통해 평화, 화해, 협력, 통일을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단계 하나하나가 북한체제를 위협하는 것이고
‘사실상의 통일’은 북한체제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인데, 북한이 이러한 논리를 수락할 수 없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북한의 생존 전략은 일정한 수준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체제를 강화시키고 주한미군 철수 그리고 한국을 제압할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다.
남한의 종교 및 사회 단체들은 지난 10년 동안 구제와 선교를 앞세워 ‘위로부터’ 변화를 추구했다.
인도적 차원에서 헐벗고 굶주린 북한주민들을 구제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구제사업은 투명성이 문제였다.
북한정권을 통해 구제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지원해 준 구제물품이나 현금의 정확한 행방을 아는 사람이 없다.
기독교 단체들은 선교라는 명목으로 북한정권과 조선그리스도교연맹에 거액의 돈을 갖다 주었다.
기독교 단체가 1995- 2004년까지 북한에 지원한 돈이 2,700억원이나 된다고 하니 그 이후에는 훨씬 많은 돈이 북한에 들어갔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조그련은 기독교 단체가 아니다.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단체이고, 강영섭 위원장은 조그련을 대표하기에 앞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10명 위원 중 하나인 정권의 핵심세력이다. 그의 부친인 강량욱은 김일성의 외조부로서 1923년 목사안수를 받고 암정교회를 섬겼다.
김일성이 정권을 잡자 기독교인들을 숙청하는 데 앞장선 ‘북한판 가롯유다’였다. 기독청년들이 던진 폭탄으로 작은 아들과 딸이 폭사했으나 강영섭은 무사했다.
기독교인들은 가족을 폭사시킨 철천지원수이지만 선교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그 동안 기독교 단체들은 북한정권과 조그련을 상대로 수십억 원이 들어가는 봉수교회, 칠골교회, 평양제일교회 등을 새로 짓거나 증축했고
수백억 들어가는 심장전문병원과 평양과기대 등을 건축하고 있다.
상황이 나아지면 평양, 신의주, 원산, 남포 등에다 대형교회를 짓고 선교 전초기지를 삼겠다는 교회들이 줄줄이 서 있다.
‘위로부터’ 변화를 끌어내 북한 복음화를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주체사상과 공존할 수 없음을 알고도 이를 계속하는 것은
김정일 정권에 힘을 실어주어 북한주민들의 고통과 인권 유린을 지연시켜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억제시키는 일이다.
북한의 진정한 개혁.개방으로의 변화는 ‘아래로부터’만이 가능하다. 고통 받는 북한주민들을 상대로 구제하고 선교를 하는 것이다.
김정일 정권의 철저한 감시와 탄압 때문에 북한주민을 직접 상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나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북한사회는 주체사상으로 철저히 무장된 것으로 보이지만 많은 주민들은 정부로부터 일탈되어 있고
군인이나 정부관리들도 체제에 대한 충성심이 크게 떨어져 있으며 부정부패가 만연하여 돈이면 죽을 사람도 살리는 풍토가 되었다.
지난달 중국 통화시에서 북한 지하교회 지도자 한 사람을 만나 들은 이야기다. 지하교회의 활동이 어느 때보다 왕성해지고 있으며
지하교회가 빠른 속도로 북한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어림잡아 북한에는 30만명의 지하교인들이 있으며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다.
북한의 변화는 ‘아래로부터’ 시작해서 위를 바꾸는 것이다. 북한에 성경을 배달하고 복음풍선을 띄우고, 북한주민들을 상대로
‘광야의 소리’ 방송을 계속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두만강을 건너 온 탈북 동포들을 모아 기간별로 신앙 훈련을 시켜 북한에 들여보내
지하교회 지도자로 활동하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탈북여성들을 인신매매나 브로커로부터 보호하여 직업교육과 신앙훈련을 시킨 후 북한으로 돌려보내고 조선족 보따리 장사를 통해
북한 복음화에 앞장세우는 방법 등이 있다.
이제까지는 변경, 북방지역 중심으로 탈북민, 지하교회 양육사업이 중심이 되었으나 앞으로는 북한에 양육해 들여보낸 지하교회 교인들이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하교인들이 계속 늘어나야 하고 지도자가 양육되고 방송을 통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예배장소로서 교회가 준비되어야 하고 교회를 유지하기 위한 경제, 법, 문화의 기반도 필요하다.
북한이 복음화되어 주민들이 자유, 인권, 평화에 눈이 뜨여 전체적인 힘으로 발전시켜 나갈 때 독재체제가 무너지는 ‘아래로부터’ 변화는 그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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