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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정책은 실패했다

2016.09.28 10:43

관리자 조회 수:293

[이영작, “햇볕정책은 실패했다,” 조선일보, 2016. 9.20, A34; 서경대 석좌교수.]


북한이 다섯 번째 핵실험에 성공했다. 그러나 우리는 속수무책이다. 북핵 앞에서조차 정치권은 국론의 심각한 분열상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과 여야 당 대표들이 머리를 모았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이다.


이대로라면 광화문 한복판에서 핵폭탄이 터지고 수백만 명의 희생자가 나와도 정치권은 네 탓만 할 것이고,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군은 북한에 보복 조치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은 무장하지 않은 폭격기를 보내 에어쇼나 하고 괌으로 돌아갈 것이다. 북한은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오리발을 내밀 것이고, 북핵을 대미 협상용이라고 선전하는 종북 좌파들은 미국 CIA의 음모라고 주장할 것이다. 중국은 주중 북한 대사를 불러 항의하겠지만 북․중 무역은 계속될 것이다. 야당은 햇볕정책을 버린 결과라고 할 것이고 북한에 특사를 보내라고 정부를 압박할 것이다. 다른 야당은 남아도는 쌀을 굶주리는 북한에 보내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하자고 할 것이다. 여당은 주먹을 쥐고 흔들면서 북한 타도를 외칠 것이고 핵무장을 하자고 할 것이고 미국은 핵무장을 반대할 것이다.


DJ의 유훈인 햇볕정책이 북핵 앞에 선 우리를 무기력하게 한다. 햇볕정책을 금과옥조로 받아들이는 호남 민심을 얻으려는 어떤 야당도 DJ의 유훈에 역행할 수 없다. 호남 지지를 잃는 야당은 차기 대권에 희망을 가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진보 좌파 20%를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과 호남의 호남인 20%의 인심을 얻어야 40% 표밭이 확보된다. 중도 우파 20%를 얻었다고 믿는 국민의당 역시 호남의 지지가 차기 대선 승리의 필수조건이 된다. 두 야당이 DJ의 햇볕정책에 당운(黨運)을 걸고 충성 경쟁을 하는 이유다.


유훈 정치에서는 작은 타협도 용납되지 않는다. 김정일이 장남 김정남 대신에 김정은을 후계자로 삼은 것도 북남무력통일이라는 김일성의 유훈을 가장 잘 지킬 것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김일성의 북남무력통일이라는 유훈과 DJ의 햇볕정책이라는 유훈이 한반도를 아마겟돈의 시발지로 만들 수도 있다.


DJ는 1994년 5월 12일 미국 내셔널프레스클럽(NPC) 오찬 연설에서 햇볕정책을 설명했다. 당시 연설에 의하면 햇볕정책은 다음 세 가지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 첫째, 배고픈 사람은 배를 채워주어야 한다. 둘째,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미국과의 대화용이다. 셋째, 일본의 핵무장을 두려워하는 중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절대적으로 반대할 것이다. DJ에 설득된 클린턴 정부는 DJ의 제안대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북한에 보내 김일성과 협상하도록 했고 그해 북한과 제네바 합의를 도출했다.


DJ는 NPC 연설에서 햇볕정책을 반신반의하는 미국을 향해 "내가 말하는 것은 우리가 북한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단지 북한의 진정한 의도를 시험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믿어보자는 말이었다. 문화혁명으로 잔뜩 웅크렸던 중국이 미국의 개방정책에 의해 문을 여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고, 강풍에 웅크렸던 행인이 햇볕에는 외투를 벗는다는 이솝우화를 인용하며 햇볕정책이 태어났다. 그러나 북한은 외투를 벗지 않았다. 외투 안에 칼을 숨겼기 때문이다. DJ는 중국을 오판했고 북한에 속았다. 북한의 김씨 일가와 지배층은 굶주리는 북한 주민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북한 핵무기도 대화용이 아니고 북남무력통일용이다. 중국이 일본의 핵무장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DJ는 자신의 오판과 김정일에게 속은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서서히 드러나는 북한의 핵개발 실상에도 1998년엔 "의도에 의혹은 있지만 확증이 없다"고 했고, 2000년엔 "김정일이 핵개발을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DJ는 NPC 연설에서 남북 간 힘의 균형을 강조했지만 북은 이를 깨뜨리려 한다. 무너진 힘의 균형은 1953년 휴전 이래 60여년을 전쟁과 평화의 중간지대에서 살아온 남한을 위협한다. 힘의 균형을 되찾아야 다음 60년을 전쟁 없이 살 수 있을 것이다.


힘의 균형점은 좌파들이 흔히 내세우는 국방자존심론이 아니라 주한미군과 사드가 제공한다. 남한에 주둔한 미군은 북한의 남한 핵 공격을 저지하고 사드는 미국을 북핵으로부터 방어한다. 바로 한․미 간의 윈윈 전략이다. 이를 위해 국론 통일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호남인들이 DJ의 오판과 북한의 속임수에 뿌리를 둔 햇볕정책을 과감히 버리고 DJ의 비(非)반미, 비용공, 비폭력 삼비(三非) 사상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호남표를 원하는 야당들도 합리적인 대북정책과 적극적 한․미 관계를 받아들이게 되고 다음 60년의 평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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