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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북한 간첩' 잡기


[손진석, "프랑스의 '북한 간첩' 잡기," 조선일보, 2018. 12. 4, A34쪽; 파리 특파원.]

"저 프랑스 남자 촛불 집회에 열심히 나오던 사람인데…." 파리의 한국 교민들은 그를 한눈에 알아봤다. 북한 스파이로 활동한 혐의로 베누아 케네데라는 프랑스 고위 공무원이 지난달 25일 체포되자, "그때 그 사람이다"는 말이 쏟아졌다.

케네데는 프랑스 상원에서 근무한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과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엘리트다. 2년 전 이맘때 그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파리의 촛불 집회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올봄에는 세월호 4주기 추모제에도 참석했다.
YTN 캡쳐
케네데는 익히 알려진 친북(親北) 인사다. 2012년 평양에서 열린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고, 올해 북한 정권 70주년 기념일(9·9절) 행사의 프랑스 내 준비위원장이었다. 일간 르피가로는 그가 평양에 7차례 다녀왔다고 했다. 이런 케네데를 프랑스 정보기관인 국내안보총국(DGSI)은 오랫동안 지켜봤다. 특히 그가 프랑스의 갖가지 정보를 북한에 전달한 혐의를 포착한 지난 3월부터는 밀착 감시해왔다. DGSI는 그를 체포하기 직전 상원에 있는 그의 사무실과 파리 시내 자택은 물론이고, 지방에 있는 그의 부모 집까지 샅샅이 압수 수색했다.

상원 내부를 압수 수색하려면 상원 의장의 동의가 필요하다. DGSI가 내민 케네데의 영장을 본 제라르 라르셰 의장은 "상원 이미지가 심각하게 실추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흔쾌히 서명했다. 진보 성향의 일간지 르몽드마저 "사형 제도에 반대하는 케네데가 북한의 끔찍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프랑스는 사상의 자유 보장에 철저하다. 사회주의 전통도 강하다. 케네데 한 사람이 준동(蠢動)해도 멀리 떨어진 북한으로부터 프랑스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낮다. 그래도 국가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서자 가차 없이 처벌에 나섰다. 아직 재판에 들어가지 않아 케네데의 세부 혐의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반역죄가 적용된 걸 보면 자발적 친북 행위에 그치지 않고 '지령'에 따라 움직인 물증이 확보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서울에서는 김정은을 '공개 찬양'하는 집회가 광화문 한복판에서 열려 많은 이를 놀라게 했다. 문재인 정부가 주도하는 남북 해빙 분위기에 잔뜩 고무된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남북은 군사 대치 중이고, 북한은 핵무기를 거두지 않고 있다. 북쪽의 인권 상황이 개선됐다는 소식도 없다. 본질의 변화가 없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흔드는 움직임만 요란하다. 이를 감시해야 할 책무를 가진 사람들은 프랑스 정보 당국의 대응을 눈여겨보길 바란다. 한국에서 요즘처럼 '케네데 같은 사람'이 활동하기 좋은 시절은 없었던 것 같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03/20181203032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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