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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럴 바엔 ‘적화’가 ‘민주화’라고 공식 선언하라,” 조선일보, 2006. 12. 16, A39쪽.]
지난 4일 총리 산하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가 1986년 구국학생연맹의 핵심 황인욱씨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하고 그에 대해 ‘명예회복’ 결정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일성 주체사상을 추종하는 세력이 처음으로 본격 지하조직을 결성한 것이 구국학생연맹이다. 이들은 “위수김동”(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친지김동”(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 운운하면서 극단적인 반미 투쟁을 벌였다. 민주화보상심의 관련법은 민주화운동을 ‘민주헌정 질서의 확립에 기여한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민주화보상심의위 사람들 눈에는 ‘위대한 수령’과 ‘친애하는 지도자’의 품에 안기는 것이 민주화운동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민주화보상심의위 분과위원들의 30% 이상이 전국연합·한총련·민주노총 등이 연합한 단체에서 추천한 사람들이고 나머지도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이런 결정이 나오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다. 민주화보상심의위는 전에도 화염병으로 불을 내 경찰 7명을 죽인 시위대, 남조선 혁명자금 마련을 위해 강도질을 한 남민전(南民戰)과 한총련 사람들까지 민주화 훈장을 달아 줬다. 대법원의 이적(利敵)단체라는 판결에도 눈 한번 깜짝 않은 것이다.
아무리 그런 민주화보상심의위라지만, 황씨의 경우엔 정도가 심했다. 황씨는 북한정권 기관지를 대자보로 붙이다 붙잡혀 감옥살이를 하고서도 형과 함께 조선노동당에 입당하고 ‘대둔산 21호’라는 간첩 이름까지 얻었다. 이것이 최대 간첩단 사건인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이고, 황씨의 형 등은 소음권총과 실탄까지 북한에서 지급받아 갖고 있었다. 이들은 산에 수류탄, 달러 등을 묻어 두고 결정적 시기를 기다리다 적발됐다. 황씨는 이 사건으로 무기징역까지 구형받을 정도로 핵심이었다. 민주화보상심의위는 과거에도 386 간첩단 사건 혐의자 2명을 민주화운동가라면서 각각 3900만원, 890만원을 보상금으로 준 적이 있으나 그때는 간첩 혐의자라는 것을 몰랐다고 발뺌이라도 할 수 있었다.
이번에 민주화보상심의위는 중부지역당 사건이 아니라 구국학생연맹 사건만을 대상으로 했다지만, 국민에겐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으로밖엔 보이지 않는다. 민주화보상심의위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보상금으로 국민세금 550억원을 썼다. 내년에도 국민세금 230억원을 달라고 손을 벌리고 있다. 이 국민의 세금 상당 부분이 간첩 경력자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이럴 바엔 민주화보상심의위는 대한민국이 北북에 넘어가는 것이 ‘민주화’라고 공식으로 선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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