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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여권운동과 오늘의 교회

2007.05.27 09:36

관리자 조회 수:2498 추천:354

[허순길, “기독교 여권운동과 오늘의 교회,” 기독교보 2007. 4. 6, 2쪽; 전 고려신학대학원 원장.]

20세기 중반이후 세계적으로 여성해방운동이 맹위를 떨치게 되고 기독교 세계에도 여권운동이 교회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하나님이 자기형상을 따라 사람을 지었음으로 남녀는 다 같은 인격과 가치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 자녀로서의 동권을 가지고 있다. 이런 원리를 기반한 여권운동은 성경적인 정당성을 가지며 마땅히 지지되어야 한다. 지난날 남존여비 같은 이방문화의 영향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 온 여성들에게 이 운동은 당연하고 정당하다.

그런데 오늘날 기독교 여권주의자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남녀가 하나이며(갈3:28), 남녀 역할을 구별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결과 교회와 가정생활에 큰 혁명을 불러왔다. 이들은 성경이 남자를 머리라 하고, 여자의 순복을 말하며, 교회에서 여자의 공적 가르침을 금하는 것은 2천년 전 성경이 기록되던 시대의 가부장적 문화의 영향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런 가르침은 현대에 사는 우리들에게는 생활의 지침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과 여성도 남성과 같이 교회에서 장로와 목사로 임직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이르게 되었다.

이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성경본문을 그들의 이념을 따라 그릇 해석하며, 기록된 그대로의 말씀을 진리로 받지 않고 지난 시대 문화의 산물로 보는데 있다. 성경에 계시된 진리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는 진보적 신학을 수용하는 교회들은 결국 이들의 주장을 수용해 여성을 장로와 목사로 임직한다. 그런데 이런 교회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동성애를 하나님의 다른 은사로 보고 수용하며, 마침내는 동성 결혼까지 인정함으로 가정과 사회에 파괴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기독교 여권사상을 수용한 교회 가운데 하나인 ‘미합중국 장로교회’(PCUSA)를 예로 들어본다. 이 교회는 120여년전 우리나라에 선교사를 보내어 한국장로교회을 세워준 교회이다(당시 북장로교). 이 교회는 1930년에 여장로 임직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당시 교회내 자유주의 대 근본주의 싸움에서 자유주의 편의 승리를 의미했다. 여장로 제도의 도입은 여목사임직을 위한 문을 여는 일이었다. 그 결과 1956년에 이 교회 총회는 여목사 임직제도도 받아들였다. 그 후 이 교회는 불신세계에서도 부끄럽게 생각하는 퇴폐문화를 수용하고 옹호하는 단계까지 오게 된다.

1970년대 동성애가 미국사회에서 논란될 때 이 교회 1978년 총회는 동성애가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고, 동성애자들을 수용하면서 교회에 이들에 대한 차별을 경고했다. 이후 27년이 지나자 장로 목사를 임직하는데 동성애가 장애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고, 지난해(2006) 총회는 5년 동안 연구한 ‘신학전문위원회’의 보고를 받았다. 이 보고서의 핵심은 장로 목사가 될 후보자가 이성과 결혼하는 것이 표준이지만, 동성애자인 특별한 경우에는 그 지역 치리회가 판단하여 임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동성애자들도 장로와 목사가 되는 길을 개방한 것이다.

여기까지 성공적으로 끌어온 여권운동의 남은 과제는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합법화하는 것이다. 이 교회는 이것도 수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 교회에 속한 여목사 에드워드는 여성 동성애자의 결혼을 주례했다. 이 여목사는 자신이 18세기 미국 대각성운동을 주도한 요나단 에드워드의 6대손 손녀임을 밝히면서 동성애자들을 주례해 줌으로 그의 조부의 덕성을 따르고 있다고 했다. 그녀의 조부는 당시 문화환경에서 야만인으로 취급받은 미원주민(Mohicans)을 차별없이 대우했다는 것이다. 이 문제가 그 지방 노회에서 논란이 되었다. 그런데 그 노회(Redwoods Presbytery)는 목사가 양심을 따라 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이 교회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결혼주례의 문을 열어 준 것이다.

이제는 동성간에도 결혼을 하게 되고, 이것도 가정이라 불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함으로 이루어지는 가정에 대한 성경적 정의는 버려지게 되었다. 이런 교회에는 동성결혼한 사람을 장로와 목사로 임직하는 단계가 남았을 뿐이다.

21세기 들어 이 교회뿐 아니라 나라마다 소위 본류(main line)라고 말하는 큰교파 교회들 대부분이 같은 인본주의적 여권 사상을 수용함으로 이 교회와 꼭 같은 속화의 길을 걷고 있다. 카나다 연합교회, 호주 연합교회, 미 감독교회, 화란개신교회 등을 들 수 있다.

카나다 연합교회는 심지어 2003년 총회에서 사회정의와 차별철폐를 근거로 정부에 동성애 결혼 입법을 호소하는 결의와 청원을 하고, 정부가 이 청원을 받아드려 2005년 입법 발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교회는 1925년 장로교회가 중심이 되어 감리교회와 회중교회가 통합되어 이루어진 교회이다. 이 통합 당시 상당수 장로교 감리교 선교사들과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자극받아 한국에서도 이런 시도를 해볼 생각을 가졌다. 그 때 통합된 카나다 연합교회는 오늘날 세계 개신교회 중 속화에 가장 앞선 교회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교회가 그 길을 따르지 않게 된 것은 하나님의 간섭이요 한국교회의 복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세계교회 속화 흐름을 보고 한국 장로교회를 염려한다. 한국 장로교회 가운데 이미 두 교회는 여장로, 여목사 제도를 도입했다. 기장측이 1956년에 여장로, 1974년에 여목사 임직제도를 받아드렸고, 통합측이 1995년에 한꺼번에 수용했다. 최근 다른 한 총회도 뒤따르려 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여권주의자들의 주장을 수용한 교회들은 얼마 있지 않아 남녀 차별반대, 사회정의를 내세우고 동성애자들의 편을 들어 주며 구미교회들을 뒤따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유주의 교회들의 역사적 흐름을 볼 때 이것은 시간과 속도의 문제일 뿐 필연적인 결과라고 보여진다.

시편 기자는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할꼬!” 했다. 교회의 터는 하나님의 말씀이다.(엡2:20) 터가 무너지면 미래의 소망은 없다. 터가 무너진 후 후회한들 소용없다.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대로 남녀의 역할을 구별하며 신실하게 사는 생활이 주님의 교회를 참으로 봉사하고 건설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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