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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좌파들의 운동장

2011.09.21 15:58

관리자 조회 수:778 추천:76

[김태익, “현대사, 左派들의 운동장,” 조선일보, 2011. 8. 16, A35.]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생애와 제1공화국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는 결국 광복절 날 KBS의 전파를 타지 못했다. 이 프로그램은 '독재자 이승만'을 미화하는 것이며, 방송을 강행할 경우 김인규 사장 퇴진운동을 벌이겠다는 좌파 민간단체들의 엄포에 KBS가 눈치를 본 것이다. KBS는 대신 광복절 경축식 중계, 가요무대, 100여년 전 대한제국 외교관 이범진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같은 것들을 '광복절 특별기획'이라고 내보냈다.

KBS는 이승만 다큐멘터리를 광복절에 방영한다는 것은 제작진의 뜻이었을 뿐이기 때문에 이를 안 내보낸 것은 '결방(缺放)'도, '방송 연기'도 아니라고 둘러댔다. 이승만 다큐는 나중에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내보내겠다고 했다. 그러나 미디어에서는 타이밍이 생명이다. 1년 가까운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항일독립운동가이자 초대 대통령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면 광복절이자 정부수립 기념일인 8월 15일 즈음해 방영하는 게 정답이란 것은 초등학생도 알 것이다.

광복절 전날 아침 KBS는 '한국현대사 증언―TV 자서전'에서 '재야의 명예―예춘호' 편을 내보냈다. 그리고 오는 일요일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편을 내보내겠다고 예고했다. KBS가 이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는 얼마나 공들여 내외 의견을 수렴했는지 궁금하다.

이번 이승만 다큐 방영 문제를 놓고 KBS는 사장이 자리를 걸고라도 정면 대결을 했어야 했다. '이승만 다큐 불방(不放) 사태'는 한국현대사가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세력과 대한민국을 헐뜯고 부정하는 세력 사이에서 얼마나 뜨거운 전쟁터가 되고 있는가를 KBS가 모르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이승만 다큐 저지 투쟁의 중심에 민족문제연구소란 민간단체가 있다. 그 단체의 사무국장이란 사람은 지난 7월 투쟁 집회에서 "앞으로 자주 만나게 될 것"이라며 "오는 8월에는 이승만 찬양 다큐멘터리 때문에, 9월에는 상암동에 개관하는 박정희 기념관 때문에, 또 내년 12월에는 미 대사관 옆에 들어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때문"이라고 했다. 집회 현장에서 배포된 문건은 "이승만 찬양 방송을 막아내지 못한다면(다음 단계로) 박정희를 나라를 일으킨 민족지도자로 숭배하는 역사 왜곡의 결정판을 볼 것이 확연하다"고 했다.
이쯤 되면 저들이 왜 이승만 다큐 방영 저지에 결사적으로 매달리는지 알 만하지 않은가. 그들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반드시 이겨야 할 큰 전쟁터, 이승만 다큐를 현 시점에서 그 싸움의 최전선으로 보고 있다. 그들의 목적은 이승만의 건국과 그 바탕 위에서 쌓아올린 산업화와 민주화, 세계의 최빈국(最貧國)에서 오늘날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인(否認)하는 것이다. 그 전쟁의 최전선에서 공영방송인 KBS가 무릎을 꿇은 것이다.

한국현대사가 좌파들의 운동장이 된 지는 오래다. 이명박 정부는 한국현대사를 둘러싼 좌파와의 대결에서 한 번도 시원한 소식을 들려준 적이 없다. '9월의 박정희 기념관' '내년 12월의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대결에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상대는 싸움의 장․단기 목표를 설정하고 시간표에 따라 치밀한 전술을 구사해 이미 수많은 전과(戰果)를 올렸다. 이런 상대와 맞붙을 자신도 없고, 맞붙어야 한다는 철학도 없고, 나아가 이게 싸움인 줄도 모르는 무지(無知)의 상태라면 싸움의 결과는 예상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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