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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기자가 본 ‘전쟁 위험’

2010.06.04 14:02

관리자 조회 수:1151 추천:132

[강철환, “탈북기자가 본 ‘전쟁 위험,’” 조선일보, 2010. 5. 29, A26; 동북아시아연구소 연구위원.]

서울 지하철에서 중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학생들이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북한을 모르는 일반 국민들이 겉으로만 보고 불안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햇볕정책 때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북한에 강하게 하는 바람에 전쟁 나게 생겼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자는 북한에 살았던 사람이다. 그 경험으로 오히려 햇볕정책 때보다 지금이 전쟁 위험은 더 줄고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천안함 공격처럼 국지적인 도발을 하고 우리가 대응하는 일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면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는 것이다.

전쟁이 벌어지려면 군사 균형이 무너져야 하고, 전쟁을 함께 치를 수 있는 동맹국이 있어야 하고, 상대방이 방심하고 있어야 한다. 압도적 군사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상대가 미리 대비하고 있으면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

북한군은 햇볕정책이 없었으면 거의 무력화됐을 것이다. 북한은 1997년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준비하다가 자금 부족으로 끝내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당시 전병호 군수공업부 부장으로부터 “김일성 주석 사망 3주년 군사 퍼레이드를 해야 하는데 군사 장비가 노후화되고 기름마저 떨어져 큰일 났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심각한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휴전선의 군단에도 배급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국군의 대규모 심리전으로 북한군의 마지막 보루인 사상적 무기마저 포기 상태에 이르렀다. 이때가 6․25 후 전쟁 위협이 최대로 감소했던 시기였다.

그러던 북한군이 햇볕정책으로 되살아났다. 북한은 지난 10년간 사정거리 300㎞ 이상 되는 미사일 수백기를 실전 배치했고 인공위성을 빙자한 대륙 간 탄도미사일 실험까지 벌였다. 여기에 두 차례의 핵실험도 지난 10년 동안에 일어난 일이다. 이라크 전쟁의 교훈을 얻은 북한은 테러전을 수행할 수 있는 특수전 병력을 15만명에서 최대 20만명까지 늘렸다. 경제적 파국으로 벼랑 끝에 몰렸던 북한군이 이런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햇볕정책으로 인한 대규모 지원 덕분이었다.

햇볕정책 당시 한․미 동맹은 흔들렸다. 햇볕정책으로 우리 국민은 북한에 대해 크게 방심하게 됐다. 이때야말로 전쟁위험이 커진 시기였다. 기자는 노무현 정부 때 한․미 간 전작권 이양이 합의되는 것을 보면서 김정일이 쾌재를 불렀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습으로 남한 수도권을 포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햇볕정책이 없어지면서 북한의 자금줄이 줄었다. 군자금이 줄었다는 얘기다. 한․미 동맹이 회복되고, 한․중 관계는 더 강화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중국이 북한을 보는 눈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북한 화폐개혁 실패로 그나마 돌아가던 경제도 불안한 상황이다. 올 들어 일선 군부대 배급마저 줄었다고 한다. 지금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가 북한의 도발 조짐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기습이 불가능하고, 전쟁은 자멸이라는 것을 김정일도 너무 잘 알고 있다. 겉으론 불안해 보이지만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으로 보면 오히려 전쟁 위험은 햇볕정책 때보다 줄었다.

기자는 대북 심리전을 재개하면 북한 인민군은 서서히 와해될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의 국지 도발에만 잘 대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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