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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스카 基地의 日기술자


[이하원, "요코스카 基地의 日기술자," 조선일보, 2019. 1. 8, A30쪽; 도쿄 특파원.]
                  
지난해 말 도쿄 남단의 요코스카(橫須賀) 미군 기지를 방문했다. 충돌 사고가 난 미군 함정이 약 30m 깊이의 드라이 독(Dry Dock) 속에 들어와 있는 게 보였다. 헬멧을 쓴 30여명의 기술자가 이 군함을 수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들이 미국인 같지 않았다. 그때 기지를 안내해주던 미군 대령의 설명이 귓속을 파고들었다. "이곳의 미군 함정은 100% 일본인 기술자들이 수리하고 있습니다. 일본 기술자들의 지원이 없으면 한반도를 지키는 미군 함정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곳에 근무하는 1만명의 일본인 기술자와 근로자들은 모두 일본 정부로부터 임금을 받고 있었다.

도쿄 서쪽에 있는 요코다(橫田) 미군 기지엔 끝없이 펼쳐진 활주로 위에 C-130 수송기 10여대가 줄지어 서 있었다. 유사시 언제든 한반도로 출격 가능한 편대였다. 미군은 지난해부터 이곳에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오스프리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오스프리는 한반도 비상사태 발생시 특수부대를 싣고 가서 내려놓는 역할을 하는 항공기다. 미국은 요코다 기지 인근 일본 주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스프리 배치를 결정했다.

1951년 2차 세계대전을 법적으로 종결지은 샌프란시스코 협정 이후 미국 주도의 유엔사령부는 일본 내 7개 미군 기지(基地)를 한반도 방어에 활용하고 있다. 이 유엔사 후방 기지들은 70년 가까이 가공할 만한 전력을 유지하며 전쟁 억지력을 발휘해왔다. 요코스카 기지엔 웬만한 국가의 국방력과 맞먹는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상주한다. 이 기지에 비축 중인 디젤유가 1억갤런, 폭약이 500만파운드다.

싫든 좋든 간에 지금까지 한국의 성공에는 유엔사 후방 기지로 상징되는 한·미·일 3각 동맹 체제가 큰 몫을 했다. 1965년 한·일 기본 합의 이후 한국의 비약적인 발전은 안보와 경제를 각각 미국과 일본에 의지하며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혹 북한 비핵화가 실현되더라도 군사 굴기(崛起)를 결행하는 중국 견제 차원에서라도 한·미·일 3각 체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요즘처럼 한·일 관계가 냉각된다면 정세 급변시 이 체제가 계속된다고 보장할 수 없다. 성격이 독특한 미국 대통령으로 인해 언제든 주한 미군 철수 또는 감군(減軍)이 가시화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후 나바시 요이치 전 아사히신문 주필은 본지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가 이렇게 악화하는 것을 방치할 여유가 없다"며 최근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그의 조언처럼 우리는 지금 우방과 과거 문제로, 자존심 문제로 싸울 만큼 느긋한 상황이 아니다. 올해 지방선거,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론 결집에 나서는 아베 총리의 노림수에 하나하나씩 말려들어 갈 이유는 더더욱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07/20190107029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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