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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먼저'보다 '인권 먼저'인 대한민국을 바란다

                             
  • [윤덕민, "'북한 먼저'보다 '인권 먼저'인 대한민국을 바란다," 조선일보 2018. 7. 9, A34쪽; 前 국립외교원장·한국외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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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한 일본 정치인이 찾아왔다. 변호사 출신의 40대 유력 정치인인 그는 야당인데도, 북핵도 중요하지만 일본인 납치 문제를 우선하는 아베 총리의 처지를 이해하고 있었다. 요코다 메구미 등 납치 피해자의 부모들이 이미 고령이므로 그들이 죽기 전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중생이던 요코다 메구미는 1997년 북한 공작원에게 집 근처에서 납치되었다.

    나도 모르게 1978년 여름 서해 해수욕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실종된 한국 고등학생이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이었다고 말해버렸다. 북한은 납치된 한국 고교생과 일본 여중생을 부부로 만들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는 "한국은 납치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질문했다. 순간 말문이 막혔다. 압축된 민주화 과정으로 개인 인권을 잘 챙기지 못했지만 한국의 인권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는 식으로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국가의 핵심 존재 이유는 국민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는 것이다. 자연 상태의 불확실한 생존에서 벗어나 삶의 보장을 얻기 위해 우리는 국가라는 절대 권력을 탄생시켰다. 국가라는 울타리 아래 사람들은 생존을 보호받는다. 국민 보호는 국가의 책무다. 어떤 나라든 국민을 보호하고자 노력한다. 특히 민주주의 국가는 총력을 기울인다.

    우리 언론에서는 아베 일본 총리가 북핵 협상에 초를 치려고 납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식의 보도가 주종을 이룬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민주국가의 지도자로서 자국민 보호를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핵 문제의 시급성에도 우선 억류 미국인 3명의 신병을 확보한 후 북한과 협상에 나섰다. 자국민을 구출하기 위해서라면 카터, 클린턴 전 대통령도 마다하지 않고 평양을 방문했다. 미·북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도 미군 유해 송환 노력을 멈춘 적이 없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비핵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절대 인권 문제를 전제 조건으로 걸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거침없이 개진된다. 비핵화, 남북 관계라는 대의(大義)를 위해 소수 인권은 희생해도 된다는 발상이다.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이 6명 있다. 공식 납북 피해자는 490명이지만, 일본 사례를 본다면 실종자 중 적지 않은 수가 북한에 납치됐을 개연성이 크다. 생사가 확인된 국군 포로 546명과 1000만 이산가족도 있다.

    우리는 1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 비전향 장기수 64명 전원을 북한에 송환하는 통 큰 인권 정책을 취했지만, 정작 남북 관계를 위해 자국민의 인권과 그 가족 인권은 외면해 왔다. 대한민국 헌법 10조는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하는 의무를 진다'고 적고 있다. 대한민국이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더는 나라가 아니다.

    북한 인권 문제를 보는 우리 시각은 더 문제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을 외면하는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에드 로이스 미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은 "북한 인권 운동가들을 침묵시키려 하는 서울의 움직임은 충격적"이라고까지 했다. 문재인 정부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구호 아래 인권 존중을 최고 가치로 하며 출범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정부는 북한 앞에 서면 꿀 먹은 벙어리다. 북한 정권이 적대적 외부 환경으로 인해 인권유린을 하기 때문에 우선 북한 체제를 인정하고 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는 잘못된 도그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는 과거 북한 위협 탓에 국민 인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권위주의 정권의 논리와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인권과 민주화 없이는 성립할 수 없고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에게 '인권'이라는 단어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우리 민주화 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권위주의 정권의 반(反)인권적 행동을 견제하고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중요한 기제였다. 국제사회의 지속적 관심과 문제 제기가 없었다면,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 지도자들의 생존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 경험은 독재 정권이 자발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바깥의 관심이 해결 열쇠가 됐음을 말해준다. 인권 문제에 대한 지속적 관심은 북한 당국의 반인권적 행동을 견제하는 한편 내부에서 인권 인식이 높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외면이 아닌 지속적이고 일관된 관심과 문제 제기다. 북한보다 인권이 먼저인 대한민국이기를 강력히 바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08/201807080237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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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 사설: "탈원전 공약 만들었다는 미생물학 교수의 황당 주장" 2017.07.17 127
    89 박정훈, "'이게 정부냐'고 한다." 2017.07.14 135
    88 한정석, "미일동맹에서 얻는 교훈" 2017.06.19 127
    87 사설: "통진당 해산 반대 등 功으로 헌재소장 시킨다고 공식화" 2017.05.31 132
    86 선우정, "[5.18 문제] 용서와 화해를 말할 때." 2017.05.24 138
    85 이하원, "북(北) 김정은의 선의(善意)" 2017.05.24 123
    84 김효성, "한반도평화포럼의 주제 넘은 엄포" 2017.03.14 160
    83 박주연, "언론 왜곡 조작보도 사례" 2017.02.12 229
    82 김효성, "야권 지도자들의 사상 우려" 2016.12.06 229
    81 박정훈, “야당의 정체성? 무슨 정체성?,” 2016.09.22 171
    80 김대중, "안팎의 전쟁" 2015.11.13 306
    79 이정민, "광화문광장 대형태극기 설치 두고 서울시-보훈처 진통" 2015.09.24 281
    78 김대중, “'댓글'의 轉禍爲福,” 2013.10.04 692
    77 김기호, “'우리 민족끼리'의 함정,” 2013.07.09 691
    76 파피안느,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정우상류를 멀리하라." 2013.03.01 730
    75 뉴스--남아프리카에서 흑인 공산주의자들이 백인 농부들을 살인하고 있다 2012.11.07 862
    74 황성준, "‘정신적 귀족’ 보수주의자의 길 그 근간은 기독교적 세계관" 2012.04.25 963
    73 문민규, "세속 정치에 대한 신자들의 자세" 2012.03.28 860
    72 전정웅, “한나라당의 ‘개혁․쇄신=물타기’(?),” 2012.03.02 855
    71 사설, “선거 휘젓고 거짓 드러난 '나경원 1억 피부숍 출입',” 2012.03.02 901
    70 이상민, “분노의 대상은 월가가 아니라 워싱턴 정부,” 2012.02.16 996
    69 김대중, "반FTA 세력은 '뼛속까지' 반미인가" 2011.12.30 762
    68 한정식, "독도가 한국 영토인 진짜 이유" 2011.09.29 885
    67 박정훈, "4대강 난리 난다던 사람들의 침묵" 2011.09.29 775
    66 강찬식, "盧 전 대통령이 화나고 기(氣)가 찰 일들" 2011.07.07 818
    65 김태훈, "용서 잘하는 한국 정부" 2011.06.22 782
    64 서울광장을 정치집회꾼들의 놀이터로 내줘선 안돼 2010.09.29 1184
    63 유럽의회, “中, 한국 조치 지지하라” 2010.06.30 1133
    62 ‘軍부모’가 부대 앞에 드러눕는 날 2010.06.15 951
    61 선거 때면 北 도발?… 착각 또는 거짓말 2010.06.04 1072
    60 탈북 여성의 뺨을 타고 흘러내린 굵은 눈물 2009.12.16 947
    59 노 전(前) 대통령 묘소에 보고서 바친 친일진상규명위원들 2009.12.16 1000
    58 ‘극일(克日) 대한민국’이 ‘친일파 나라’라니 2009.12.10 898
    57 외눈박이 친일반민족조사위의 발표를 보고 2009.12.10 1060
    56 과거사위원회들 정리하라 2009.10.15 997
    55 미디어법 개정, 모두가 패자(敗者)였다 2009.08.16 971
    54 미디어법에 관한 4가지 거짓말 2009.08.16 1030
    53 전향한 386은 극소수, 젊은 세대가 386권력 교체해야 2009.07.15 1018
    52 목숨을 이념의 수단으로 삼는 풍조가 걱정된다 2009.06.17 1008
    51 검찰총장 사죄, 잘못됐다 2009.06.17 1074
    50 "의회와 정부가 ‘시민사회’의 중심이다" 2009.04.16 982
    49 "TV논평, 좌편향 인용 심각" 2009.04.16 969
    48 "민주화보상위는 법 근간을 뒤흔들었다 " 2009.04.02 914
    47 "‘MBC 해방구’의 뿌리" 2009.01.29 932
    46 "대법원 위의 4審 행세하는 민주화 운동委" 2009.01.23 1049
    45 "'그들만의 방송' 국민 위해 개혁해야" 2009.01.23 990
    44 미국금융위기, 정부 개입 때문 2008.12.24 1014
    43 좌승희, “미국 금융위기의 시작은 클린턴의 반시장정책,” 2008.12.24 1079
    42 삐라의 진실 2008.12.24 900
    41 '10·4남북정상선언' 이행될 수 없는 이유 2008.12.24 921
    40 남북관계 파행은 북한 책임이다 2008.12.24 897
    39 역지사지(易地思之) 2008.10.22 1057
    38 요즘 어깨가 으쓱해졌습니까? 2008.10.22 976
    37 북한의 중국식 개혁개방은 불가능 2008.10.22 1003
    36 누가 누굴 보고 '폭력'이라 하나 2008.09.03 1012
    35 이 정권을 짓누르는 노 정권의 유산 2008.09.03 1015
    34 국정원과 경찰의 본분 2008.08.12 999
    33 엠네스티 한국지부 2008.08.12 1034
    32 이명박 안수한 목사의 손목을 잘라버려라 2008.08.12 1068
    31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 서한 2008.07.30 910
    30 국민이 물을 때다 2008.07.30 903
    29 칼집 속 재협상, 뽑을 건가 2008.06.11 903
    28 친일 인명사전 편찬위 역사 평가방식 문제 있다 2008.06.11 964
    27 김성욱, “‘화려한 휴가’ 제작진, 명예훼손 고발당해,” 2008.02.12 952
    26 UFO는 착시 현상 2008.02.12 967
    25 정동영, “김정일과 만남, 하늘이 준 기회” 2008.01.23 965
    24 中․朝 우호조약의 한 구절 2007.11.13 1001
    23 ‘화려한 휴가’의 왜곡에 침묵하는 국방부 2007.11.13 1011
    22 개성공단 기업 대부분 적자경영 2007.11.13 940
    21 국비협의 성명 2007.11.13 961
    20 결코 이행 못할 문서 또 생산 2007.11.13 880
    19 교회가 잘못할 때, 재앙이 온다 2007.10.10 900
    18 북한 체제에 대한 이해 2007.09.12 972
    17 중·조 우호조약의 한 구절 2007.08.14 846
    16 과거사委, 조사사건 82%가 국군·미군 가해사건 2007.08.14 920
    15 불온세력의 사법판결 뒤집기 2007.05.16 938
    14 FTA저지 범국민본부 지휘부 20인 2007.05.16 945
    13 북한군 특수부대 광주사태 개입했었다 2007.04.14 1024
    12 준전시 행동요령 12개항 2007.04.14 854
    11 특무기관망은 살아 있다 2007.03.07 947
    10 이질적 남북체제 2007.01.31 947
    9 대선 괴담(怪談) 2007.01.31 887
    8 ‘콜 총리’의 정상회담 2007.01.31 901
    7 갈 데까지 가버린 대통령을 바라보며 2007.01.14 981
    6 사상 초유 전직 외교관 성명 2006.10.13 1058
    5 ‘김사모’는 가면을 벗었다 2006.10.13 981
    4 ‘마오(毛)’ 인기의 비밀 2006.06.10 871
    3 청와대에서 할복할 수도 없고… 2006.05.16 904
    2 조류독감 대재앙 일제 경고 2005.11.12 1055
    1 뉴올리언스의 숨겨졌던 부패 2005.11.12 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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