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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업

2019.07.15 17:30

oldfaith 조회 수:13

김대업


[이명진, "김대업," 조선일보, 2019. 7. 4, A34쪽.]     →  좌파정권

김대중 정부 시절 군과 검찰이 대대적으로 병역 비리 수사를 했다.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수사였다. 군의관에게 돈 주고 자식 군 면제를 받아낸 부모들, 둘을 연결해준 브로커 등 수백 명이 적발됐다. 왕년의 병역 브로커 한 사람이 '전문가'를 자처하며 수사에 끼어들었다. 수사팀에 전화 걸어 "병역 비리 커넥션을 잘 알고 있다. 이 기회에 새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의무 부사관 출신 김대업씨였다. 사기 행각으로 감옥을 들락거리면서도 1년 넘게 수사관 행세를 했다.


▶김씨가 유명 인물이 된 건 2002년 대선 때 야당 대선 후보 아들의 '병역 의혹'을 폭로하면서다. 모두 조작으로 드러났다. 녹음 테이프가 결정적 증거라고 했는데, 테이프는 '녹음 시점'보다 2년 뒤 생산된 제품이었다. 이게 들통나자 "배가 아프다"며 숨어버렸다. 당시 수사 검사가 "김씨는 거짓과 사실을 교묘하게 뒤섞어놓는 재주가 있었다"고 했다. 온 국민을 농락해 놓고도 "대선이란 전쟁터에서 죽음을 불사하고 싸웠다"고 큰소리를 쳤다. 나중에 야당이 '사과하라'고 하자, 야당 당사로 사과 상자를 보낸 일도 있다. 

                

▶그 김씨를 키워준 게 지금 여권과 언론, 검찰이다. "강직한 의인" "대업을 이뤘다" "올해의 신인왕 후보"…. 사기꾼을 의인으로 떠받든 걸로 모자라 사면까지 해주려 했다. TV 방송은 대선 기간 김씨의 거짓말을 101건이나 대서특필했다. 그 방송 관계자가 "광적(狂的)으로 방송했다"고 할 정도였다. 검찰은 '김씨 배후'와 관련한 수사는 하는 둥 마는 둥 덮어버리고, '테이프 조작'을 밝혀낸 검사를 한직으로 쫓아냈다. 국가 공권력과 언론이 아니라 사냥개에 불과한 사람들이다.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필리핀에서 떠돌던 김씨가 엊그제 현지에서 붙잡혔다. 제 버릇 남 못 준다는데 온갖 사칭 범죄로 수사받다 3년 전 검사까지 속여 해외로 내뺐다고 한다. 붙잡혀 찍힌 사진을 보니 '의인'은 온데간데없고 영락없는 병자(病者) 모습이다. 가진 돈은 사기당해 다 털리고, 혼자 힘으로 거동도 못 한다고 한다. 업보란 이 런 게 아닐까 싶다.


▶파스칼은 인간을 '스스로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의인'과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죄인'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김씨를 떠받들던 사람들은 후자(後者) 쪽일 것이다. 선거 철이나 무슨 의혹 사건 때 등장해 사기를 친 가짜 의인이 김대업뿐인가. 지금도 얼마나 많은가. 그 가면은 결국 벗겨지지만 당한 사람들은 피해를 회복할 길이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03/20190703033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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