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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의 '나쁜 평화'

2019.08.02 10:22

oldfaith 조회 수:21

文 대통령의 '나쁜 평화'


[신원식, "文 대통령의 '나쁜 평화'," 조선일보, 2019. 8. 1, A30쪽.]           → 안보
                            

상대가 도발하지 못하게 억제력을 갖는 것은 좋은 평화요, 굴복하는 것은 나쁜 평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찬양한 나쁜 평화의 위험성이 드러나고 있다. 독도 영공 침범, 주변국 군용기의 무력시위, 지난 25일에 이어 엿새 만인 어제 또 감행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이 그 시작이다. 김정은이 미사일을 '대남용'이라 외치니, 미국 대통령은 본토가 안전하니 괜찮다고 화답했다. 주한 미국인 안전과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기본 정신은 실종됐다. 북핵과 미·중 패권 경쟁 등 동북아는 일촉즉발인데 미국은 고립주의로 회귀하는가. 개입을 계속하되 한국은 그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건가.

고립주의는 자국 안보에 직접 관련이 없으면 타국과 동맹이나 개입을 꺼리는 정책이고 개입주의는 그 반대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개입주의를 표방한 힐러리 클린턴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는 고립주의를 천명했고, 대통령이 된 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세계 경찰 노릇은 '호구(suckers)'라며 혜택받는 국가가 비용을 내지 않으면 중단하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우리에게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의 고립주의는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유럽의 개입을 거부하고자 1823년에 밝힌 소위 '먼로주의'로 공식화됐다. 제1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일시 후퇴했으나 전쟁 후 고립주의로 되돌아갔다. 그러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을 계기로 개입주의로 변경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개입주의는 해당 지역에 지상군 배치를 포함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역내(域內) 균형 전략과 외교력이나 해·공군을 활용해 지역 밖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역외(域外) 균형 전략으로 나눌 수 있다. 한국은 역외 균형 전략 대상이 됐을 때 벼랑 끝에 내몰렸다.

첫째 위기는 1950년 초 미국의 극동 방위선인 애치슨 라인(알류샨열도-일본-필리핀)에 한국이 빠지면서 발생했다. 미국은 유럽에 집중하기 위해 아시아에선 애치슨 라인을 발판으로 역외 균형 전략을 채택했고, 그 결과 6·25전쟁이 일어났다. 휴전 후 미국은 애치슨 라인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이승만 대통령의 결기로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이라는 걸작이 탄생했다. 한국은 역사상 처음 미국의 역내 균형 전략 대상이 됐고 그 덕에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둘째 위기는 1969년 '닉슨 독트린'으로 촉발됐다. 미국은 아시아에선 베트남전과 같은 지상군 투입은 안 하겠다며, 대만과 월남을 버리고 한국에선 7사단을 철수시켰다. 카터 대통령은 한술 더 떠 모든 주한미군을 철수해 애치슨 라인으로 돌아가려 했다. 이에 박정희 대통령은 핵 개발과 자주국방이란 승부수로 연합사 창설(1978년)과 주한미군 철수 백지화(1979년)를 끌어내 역내 균형 전략을 존속시켰고 중화학공업 육성과 국군 현대화라는 반전을 일궈 냈다.

셋째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고립주의 또는 개입하더라도 역외 균형 전략에 따라 선별적·소극적으로 하고 비용은 철저히 받겠다는 뜻이다.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돼도 이 경향은 계속될 것이다. 세계 경찰 하느라 돈 많이 쓰는 데 대한 미국인들의 반발이 커지고, 냉전 붕괴에 이어 에너지 자립이 가능해짐에 따라 세계 경찰의 필요성이 줄어든 탓이다. 전략 환경 변화도 이 방향에 속도를 더 하고 있다. 미국의 대외 정책 수단이 전통적인 외교·군사 외 통상·금융 등 여러 분야까지 확대되고, 해·공군의 비약적 발전으로 역외 균형 전략의 효용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약 700개 해외 기지(18만 명 배치)를 줄이는 대신 외교·경제적 수단을 활용하고 유사시 군사 개입은 해·공군 위주로 하면서 동맹국 지상군을 최대한 활용하려 할 것이다.

우리에게 이런 정책 방향은 재앙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반일 선동으로 한·미·일 안보 협력을 파괴해 애치슨 라인 복원을 부추김으로써 재앙을 앞당기고 있다. 한국이 계속 미국의 역내 균형 전략 대상으로 남고, 최악에 대비한 제2 자주국방 노력만이 파국을 피할 유일한 길이다. 위험을 기회로 바꾼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이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고종이 일본에 굴복했듯이 김정은에게 굴복하는 나쁜 평화를 원하는가. '동맹 없이도 우리 민족끼리 잘 살 수 있다'고 하다가 어느 날 김정은이 핵을 꺼내 들면 '삶이 아무리 참혹해도 죽음보다 낫다'며 항복을 선택할 건가. 국민이 지금처럼 넋 놓고 있으면 6·25전쟁에서 흘린 피와 수십 년 땀의 대가인 자유와 평화, 번영은 한순간에 사라질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31/201907310296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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