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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마육(牛頭馬肉) 정권

2020.02.11 17:00

oldfaith 조회 수:5

우두마육(牛頭馬肉) 정권

'내로남불' 표현 어울리지 않아
사적 영역의 '사랑꾼' 범주와 공적 영역서 이권 탐하고 큰소리치는 뻔뻔함은 달라
지도층의 몰염치가 몰고 올 문화적 황폐 걱정돼


[박성희, "우두마육(牛頭馬肉) 정권," 조선일보, 2020. 2. 8, A26쪽.]      → 좌파정권
                            
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 때 일이다. 평소 남장(男裝) 미인을 좋아한 임금은 가까운 시녀 몇에게 남장을 시켰다. 그러자 다른 궁녀들도 앞을 다투어 남장했고, 이는 곧 유행이 되어 궁 밖과 지방까지 퍼져 나갔다. 임금은 놀라서 남장을 금하는 명을 내렸으나 궁 안의 시녀는 그대로 놔두었다.

강력한 명령에도 길에 남장미인이 넘쳐나자 임금은 제상 안자(晏子)에게 대책을 구했다. 현명한 제상은 "이 금령이 시행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궁 안에 있습니다. 궁 안은 묵인하면서 궁 밖 백성에게는 금지하시니 이는 마치 쇠머리를 문에 걸어놓고 말고기를 파는 것과 같습니다(懸牛頭於門而賣馬肉於內)"라고 아뢰었다. 거짓 간판을 내세우고 안으로는 기만을 일삼는 위선을 빗댄 이 말은 여러 사람 입을 거치며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판다(羊頭狗肉)"는 말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 정권을 특징짓는 단어로 '내로남불'이 언급될 때마다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계속해왔다. 로맨스나 불륜은 사적 영역이고, 어쨌든 '사랑꾼'의 범주 아닌가. 그에 비하면 지금 정부 인사들의 행태는 공적 영역에서 각종 이권과 자리와 돈이 얽힌 추하고 탐욕스러운 모양새다. 거기다가 부끄러움이나 반성은커녕 외려 큰소리치는 위선과 뻔뻔함이 하늘을 찌른다. 말고기를 팔며 내가 쇠고기라고 하는데 무슨 잔소리냐는 식이다. 로맨스든 불륜이든 비슷하지도 않다.

그 유려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조국대장경'을 필두로, 지금 정부는 내용물과는 다른 말의 껍데기로 둘러싸여 있다. 권력과 연루된 다양한 비리 군상을 '피의 사실 공표'나 '피해자 인권 보호'라는 껍데기를 씌워 보호하고, 수사하려는 검찰에는 '검찰 개혁의 당위성'으로 맞받는다. 말과 행동이 어긋나는 것도 모자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자기 말도 먹어버리는[食言] 지경까지 이르렀다. 말과 내용물이, 또 말과 말이 지금처럼 부딪치며 어지럽게 난립한 정권은 없었다. 그 정점에는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해놓고 철저하게 자기편만 챙겨온 대통령이 있다.

정치인의 위선을 어디까지 견뎌야 할까. 이 오래된 질문을 놓고 오랜 고민을 거듭한 서양의 정치철학자들은 경계해야 하는 정치인의 위선을 다음 몇 가지로 꼽았다. 가장 가증스러운 것이 위선에 대한 위선이다. 상대방을 도덕성으로 공격하며 자신을 도덕적 가치로 무장하는 위선이다. 둘째가 선한 지도자를 좇는 사람들에게 자신만이 대안인 것처럼 포장하는 일이다. 그들은 더러운 세상의 청소 역을 자임한다. 위선에도 층위가 있다. 정치인의 개인적 위선보다 문제가 되는 건 공적 업무에서 보이는 위선이며, 그보다 치명적인 위선은 국제 관계에서 거짓을 조장해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는 일이라고 했다. 서양의 민주주의는 이러한 치열한 사유 과정을 거치며 정직함을 정치인의 바람직한 가치로 정립하고 추구하게 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서에 참여 정부의 유일한 자산인 도덕성을 잃었으므로 모든 것을 상실했다는 취지의 탄식을 드러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세상을 뜬 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했다는 지금의 문재인 정권은 연쇄적이고 반복적인 위선적 행태로, 그가 죽음으로 지키려 했던 일말의 도덕성마저 파탄 내고 말았다.

지금 정권의 폭주를 막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여러 이유를 갖고 있다. 어떤 이는 세금 퍼주기와 분배 우선의 포퓰리즘 좌파 경제정책을 비판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정체성 훼손을 우려한다. 북한에 끌려다니고 중국에 저자세를 보이는 듯한 정부의 태도를 문제 삼는 사람도 있다. 치솟는 인건비와 부동산 때문에 못마땅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 위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지도층의 위선이 사막의 바람처럼 몰고 올 문화적 황폐이다. 지도층의 몰염치가 교란할 국민의 성정(性情)이다. 백 년 전 기미독립선언문은 "위력의 시 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오누나"라고 벅차했고, 김구 선생도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했다. 그게 무슨 뜻이었는지, 도덕이 땅에 떨어진 위력의 시대를 살아보니 알 것 같다. 내가 바라는 우리나라는 쇠고기를 판다고 내건 가게가 쇠고기를 팔고, 그걸 어긴 주인은 벌을 받거나 퇴출당하는 상식적인 나라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07/20200207043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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