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선관위가 '정권 하수인'으로 비치면서 생긴 不幸

여당이 야당이고 이 정도 의혹이면 전국에서 진보세력은 촛불을 들었을 것
지금은 보수끼리 갈라져 서로 비방만

[최보식, "선관위가 '정권 하수인'으로 비치면서 생긴 不幸," 조선일보, 2020. 5. 15, A30쪽.]    → 좌파정권
                            
민경욱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부정선거의 증거로 비례투표용지 여섯 장을 흔들었을 때 어떤 이들에게는 진지한 뉴스가 아니라 한낱 가십거리였다. '빼박(빼도 박도 못 할) 증거를 내놓겠다'고 한 공언에 비해 사소한 의혹들만 나열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안별로 중앙선관위의 해명을 처음으로 얻어듣게 됐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었다. 선관위는 비례투표용지 여섯 장에 대해 '어느 동 투표구에서 나온 잔여 투표용지'라고 인정했다. 분실 자체를 아예 모르고 있다가 영상에 나온 투표용지의 일련번호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 그다음부터는 자기 위주의 해석이다. "잔여 투표용지 등이 들어있는 선거 가방을 개표소 내 체력단련실에 임시 보관했으나 성명 불상자가 일부를 탈취한 것으로 추정한다."

투표용지에 발이 달린 것이 아니니 누군가 들고 나갔을 것이다. 선관위가 이를 '탈취'라고 표현한 게 흥미롭다. "투표용지 탈취 행위는 중대한 범죄로서 공직선거법 몇 조, 형법 몇 조 등의 위반…"이라고 나열한 것은 민 의원이 범법자의 장물(贓物)로 회견쇼를 했다는 암시다. 이는 정치판의 프레임 전환 수법과 비슷하다. CCTV가 설치 안 된 장소에 투표용지를 보관한 것이나 이를 감시할 경비를 세우지 않은 선관위의 관리 책임은 어디에도 없다.

개표된 사전투표지가 '삼립빵 상자'에 들어있는 것에 대해서도 선관위는 답했다. 법으로는 개표된 투표지는 플라스틱 재질의 투표함에 다시 넣어 봉인 보관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투표함을 다음 선거에도 써야 하는 현실적 이유로 투표지 보관 상자로 대체해왔다.

사전선거가 끝나면 선거구마다 사전투표수는 집계된다. 그 숫자에 맞춰 보관 상자가 나중에 몇 개 필요할지 대략 계산이 나온다. 나흘 뒤 개표가 이뤄졌다. 투표수를 이미 알고 있었기에 개표된 투표지들을 담을 보관 상자가 준비돼 있어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도봉구갑 선거구에서는 개표된 투표지를 담은 삼립빵 상자가 10여 개나 나왔다.

선관위는 "서울 도봉구선관위에서 사전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아 사전에 준비해 두었던 상자의 수량이 부족하여 간식용 빵 상자를 일부 활용했다"고 해명했다. 일선 직원의 실수로 필요분 상자 숫자를 잘못 계산했을 수는 있지만, 예상보다 높은 사전투표율과는 아무 관련 없었다. 고의든 착오든 선관위가 거짓 해명을 한 셈이 됐다.

다른 몇몇 선거구의 사전투표지 보관 장소에서도 삼립빵 상자들은 발견되고 있다. 소시지를 끼워서 먹는 빵 제품을 담는 상자라고 한다. 개표 과정에서 간식용으로 제공될 빵은 아니었다. 게다가 투표지 보관 상자의 봉인지가 전혀 접착력이 없어 너무 쉽게 떼어진다고 한다. 보수 유튜버들은 이게 결정적 증거라며 '삼립빵 게이트'라고 부르고 있다.

선관위는 분당구을 개표 과정에서 서초구을 사전투표지 1매, 분당구갑 투표지 9매가 발견된 사실도 인정했다. 이쪽 선거구 투표지가 어떻게 저쪽 선거구로 가 있을까. 수수께끼 같은 일이다. 선관위도 설명을 못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관내 사전투표의 선거인 수보다 투표수가 하나 더 많이 나온 투표소들이 여러 곳 있었다. 충남 부여 선거구에서는 투표지 분류기로 나온 득표수가 이상해 재검표를 하니 결과가 뒤바뀌었다고 한다. 이런 사례들은 어쩌면 단순 사무상 착오일 수 있다. 전국에서 숱한 사람들이 관여돼 있으니 자기도 모르는 실수나 오류가 생길 수 있다. 과거 선거에도 그랬겠지만 대략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사건 하나하나가 선거 부정의 단서처럼 확산되고 있다.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은 100% 선관위 책임이다.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조해주씨가 선관위 상임위원이 되면서부터 시작됐는지 모른다. 이번 총선은 주요 결정을 내리는 선관위원 9명 중 2명이 결격한 상태로 치러졌다. 이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야당이 추천한 국회 몫 선관위원 후보를 여당이 비토했기 때문이다. 그 뒤 선관위는 자유한국당의 위성 비례 정당 명칭을 퇴짜놓았고, '투표로 70년 적폐 청산' 현수막은 허용해주고 '민생 파탄 투표로 막아주세요'라는 야당 쪽 현수막은 불허했다. 선관위가 정권의 하수인이라는 인상을 준 것이다.

선거에는 '대표자 선출' 못지않게 '사회 통합'이라는 중요한 기능이 있다. 서로 의견이 달라 맞붙었다가 선거를 통해 승복하는 것이다. 안 그러면 선거를 할 이유가 없다. 힘센 놈이 다 갖고 가면 되는 것이다. 그런 선거의 통합 기능이 이번에 완전히 와해했다.

만약 여당이 야당이고 이 정도의 의혹이었으면, 전국에서 진보 세력들은 밤마다 촛불을 들고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사전투표 조작설을 놓고 보수 진영만 갈라져 있다. 감정적 언어로 서로 조롱·비방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여권은 멀찌감치 구경을 즐기는 중이다. 착잡한 심정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14/2020051404731.html



번호 제목 조회 수
공지 현 정권의 문제 58
공지 자유 우파가 무엇이고, 좌파가 무엇인가? 281
공지 → 현대사회문제--주제별 214
공지 → 현대사회문제--추천사이트 1698
공지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자들은 단합해야 525
41 주체사상 교육기관 찾았다! 8
40 이완용 보다 더 나쁜 최악 친일파 김대중! 13
39 만고역적 김대중의 진짜 정체는? 12
38 김대중 아바타 임동원의 반역행위 8
37 백선엽 장군이 현충원 못 간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 아니다 18
36 GDP 순위 11년 만에 하락 '세금 주도 성장' 성적표 8
35 누가 친일파인가 10
34 표를 세는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14
33 총선 뒤 '4200만원 뇌물 실세' 풀어준 법원, 법치의 위기다 10
32 예상했던 대로 걱정했던 대로 17
31 北 핵 강화, 中 국방비 증강, 우리만 '대화로 나라 지킨다' 10
30 위안부 피해자 쉼터에서 '탈북자 북송 모임' 가졌다니 10
29 정부 통계 분식은 나라 망치는 범죄행위 9
28 소득격차 악화하는데 '소주성' 안 고치고 통계 조작 10
27 다음 정부가 원전 산업 再起를 도모할 토대라도 유지시켜 놓으라 12
26 탈원전, 우릴 일자리서 내쫓아. . . 고용 유지한다던 대통령에 배신감 9
25 美 모듈원전 러브콜 받은 두산重, 세계 주도할 기회 날릴 판 10
24 시한부 한국원전산업… 내년 3월 올스톱 9
23 21세기 아마겟돈 '이들리브', 그곳에 또 다른 극단주의가 싹트고 있다 9
22 세계 89국이 시행 중 '국가부채 제동장치' 있어야 한다 22
21 한번 늘어난 나랏빚은 줄지 않는다 16
20 독일 같던 이탈리아가 지금의 病者 되는 데 불과 14년 걸렸다 32
19 정의연의 적폐를 계기로 다시 생각하는 위안부 문제 19
» 선관위가 '정권 하수인'으로 비치면서 생긴 不幸 18
17 '좋은 재판' 약속했던 대법원의 배신 18
16 코로나 겪고도 '에너지 안보' 도외시한 전력 계획 19
15 반미파의 '미국 선호' 17
14 南北 절대 권력자의 권력 크기 같아졌다 23
13 '왜 검은 것을 검다고 말하지 못하느냐'고 개탄한 감사원장 26
12 '왕의 귀환'이 그렇게 반갑나 16
11 법조인·교수 1만여명 "文정부 통일교육,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 14
10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주시하며 15
9 "사전투표 결과 통계적으로 이해안돼… 선관위, 의혹 풀어줄 책임있어" 28
8 세상 바뀐 것 확실하게 알기 26
7 4·3이 통일정부 수립운동? 남로당 선동 슬로건이었다 20
6 세 번째 위기에 선 대한민국 42
5 이 정도면 고용 통계가 아니라 對국민 속임수다 37
4 소득 주도 성장 3년, 국민소득이 줄었다 22
3 '한 번도 경험 못한 나라'에 던져진 국민의 당혹감 25
2 소름 끼치는 文 '한·중 운명 공동체'론 43
1 자유냐 전체주의냐, 그 사이에 중간은 없다 24

주소 : 04072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26 (합정동)ㅣ전화 : 02-334-8291, 334-9874ㅣ팩스 : 02-337-4869ㅣ이메일 : oldfaith@hjdc.net
Contact oldfaith@hjdc.net for more information.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