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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덕에 400조원 '공짜 돈' 생긴 한국

부채비율 60%도 괜찮다니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400조원 창출


[양상훈, "대통령 덕에 400조원 '공짜 돈' 생긴 한국," 조선일보, 2020. 6. 25, A30.]   → 경제파탄
                            

정규직 직원이 1400명인 인천공항공사가 1900명의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해준다고 하자 정규직 사이에서 "열심히 공부한 사람은 뭐냐"는 불만이 나온다고 한다. 인천공항공사는 공기업 중 대학생 입사 선호도 1위라고 한다. 입사 경쟁이 치열했을 것이다. 그러자 다른 쪽에서 "누가 공부하라고 했냐"는 대답이 나왔다고 한다. 공부 열심히 한 사람이 바보가 될 수도 있는 세상이다.

정부가 소득 주도 성장 정책 실패를 실업급여 확대로 때우면서 실업급여 사냥족들이 늘고 있다. 3년간 3회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이 올해 6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실업급여로 받은 돈이 최저임금보다 많다고 한다. 실업급여로 여행하며 사는 라이프스타일까지 등장했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바보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실업급여가 한 달에 1조원을 넘어섰다. 재원인 고용기금은 올해 고갈된다고 한다. 2017년에 10조원이 넘던 기금이다.

비정규직도 정규직이 될 수 있어야 하고, 실업자는 실업급여를 받아야 한다. 다만 공정해야 한다. 요즘의 대한민국은 열심히 공부한 사람, 땀 흘려 일한 사람이 바보가 되는 것이 '공정'이라고 한다. 국민 세금을 '공짜 돈'처럼 뿌리고 나눠 먹는 게 '평등'이라고 한다. '누가 공부하라고 했느냐'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정의'라고 한다.

이 희한한 공정, 평등, 정의 아래 우리나라 공기관들의 경영 상태는 줄 서서 다이빙하듯이 추락했다. 공기관의 부채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크게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7년 만의 최저치로 줄었다. 비정규직의 일률적 정규직화와 탈원전, 문재인 케어의 영향이 컸다. 이 부실은 전부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그런데도 이를 자신의 부담으로 느끼는 국민은 거의 없다.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가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세금은 안 내면 관심이 없다. 세금을 내는 사람들도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주목하지 않는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있을 수가 없다. 국가 경제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약 공짜가 있다면 세계 역사에 망한 나라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국가 경제에선 매일 찾아와 닦달하는 빚쟁이가 없다. 아무리 나라가 부실화돼도 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국가 경제에선 마치 공짜가 있는 듯한 착각이 생긴다.

지금 한국엔 그런 공짜 돈 400조원이 대통령 덕에 창출됐다. 대통령이 국가부채비율 40%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공돈의 기적'이 시작됐다. 이 정권 임기 말에 국가 부채는 1000조원, 부채비율은 50%를 넘을 것이라고 한다. 부채비율 10%포인트가 거의 200조원이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쓸 돈 200조원이 생겨난 것이다. 이미 여당에선 부채비율 60%도 괜찮다고 한다. 그러면 하늘에서 떨어진 공돈이 400조원이 된다. 대통령과 여당의 말 대로면 이 400조원은 우리 경제에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고 한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400조원을 만들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지금 나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머지않아 '미국도 부채비율 100%인데 우리는 왜 안 되나'는 말이 나올 것이다. 그러면 1200조원 공돈이 생긴다. 1조원은 매일 100만원씩 2739년을 쓸 수 있는 돈이다. 온 국민이 샴페인을 터뜨리고 파티를 해야 할 일이다.

이미 파티는 시작됐다. 전 가구의 99%가 받았다는 재난지원금, 모두 2000종이 넘는다는 각종 현금 복지, 심각하게 부실화한 공기관들의 보너스 잔치와 무작정 인원 늘리기, 돈이 얼마나 들지 추산도 안 되는 전 국민 고용보험 추진 등 끝이 없다. 다음 대선에 또 전 국민에게 현금을 뿌릴 것이다.

물론 지속 가능하지 않다. 미국·일본·유럽은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돈을 찍어내는 나라다. 그럴 수 없는 한국이 이런 나라들처럼 행동하면 가랑이가 찢어진다. 안 그래도 저출산 고령화로 국가 부채는 현기증 나게 불어나게 돼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들이 제시한 부채비율 경계선은 46%인데 이미 근접했다. 국민이 '공짜가 없구나'하고 느끼는 순간, 이미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 말 한마디로 몇백조원의 기적을 만든 한국엔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경제 이론도 탄생하고 있다. 마차가 말을 끈다는 소득 주도 성장에 이어 국가 부채로 분모(GDP)를 키워 부채비율을 낮춘다고 한다. 부채를 늘려 부채비율을 낮춘다는 것이다. 그게 된다면 무엇 하러 땀 흘려 일하나. 실상은 작년에 명목 정부 지출이 9.6% 늘었는데 명목 GDP는 1.1% 늘었다. 분모보다 분자가 더 빨리 커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모토는 '사 람이 먼저다'이다. 이제 보니 '버는 사람'이 아니라 '쓰는 사람'이 먼저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역대 정부가 피땀 흘려 이룩해온 재정 건전성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6개월도 안 된 올 한 해 적자 국채가 100조원을 넘었다. 문 정부 2년 적자가 전 정부 10년 흑자와 맞먹는다. 이런 정부가 선거에서 대승을 했다. 몇백조 공짜 돈 마술에 관중도 열광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24/20200624045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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