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反美)로 얼룩진 6.15 대축전
2006.07.13 10:57
[“反美로 얼룩진 6·15 대축전,” 조선일보, 2006.6.16, A3쪽.]
15일 광주 곳곳에서 열린 ‘6·15 민족통일대축전’의 부문별 상봉행사는 청년학생·노동·농민·교육 등 8개 부문 북측 대표단이 남측 참가단을 공개적으로 대면하는 행사다. 하지만 일부 북측 대표들과 남측 단체들이 부문별 상봉대회장 곳곳에서 ‘반미(反美)’와 ‘반외세(反外勢)’를 외쳐 “(통일운동) 활동가들의 정서보다 전체 국민의 정서를 배려한다”는 대회 주최측의 다짐이 무색해졌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을 중심으로 한 천5백여명의 학생들은 북측 7명, 해외 16명을 태운 대표단 버스가 전남대에 마련된 행사장에 도착하자 “우리 민족끼리 조국통일,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뛰어나가 맞았다. 북측 청년학생분과위원회 김인호 부위원장은 “일제 때 광주에서 왜놈들이 여학생들을 희롱했을 때 광주 학생들이 일어났다. 반통일 역풍을 막아내고, 자주통일의 제1 선봉대가 되어 피 끓는 청춘을 바치자”고 주장했다. 산책 나왔다는 시민 조모(62)씨는 “통일을 하자는 건 좋은데 이건 다 말뿐이다. 이런 식으로 통일이 진짜 되겠느냐. 북한이 자기네 얻을 거 얻으려는 계략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총련 참가자 150여명은 상봉행사에 앞서 망월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학생들은 추모비 앞에서 반미 구호를 외치고, “몰아내자 몰아내자 주한미군 몰아내자”라는 ‘주한미군 철거가’를 불렀다. 한 참가자는 김종필(金鍾泌) 전 국무총리의 기념식수비를 밟기도 했다.
한편 15일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남측본부 홈페이지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을 찬양하는 문건이 게시됐다. ‘구국전선 편집국’ 명의의 ‘6·15 담화’라는 이 문건에는 “6·15공동선언의 탄생은 위대한 김일성 주석님의 조국통일 유훈을 기어이 실현하여 경애하는 김정일 장군님의 철의 신념과 비범한 예지, 뛰어난 영도력이 낳은 빛나는 결실이며 그 고귀한 결정체”라고 적혀 있다. 문건은 “미국의 횡포한 간섭과 방해책동을 저지, 파탄시키지 못한다면 우리 민족은 화해와 단합, 통일은 고사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전쟁의 참화를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부문 상봉행사에서도 북측인사의 반(反)외세 발언은 계속됐다. 이날 노동부문 상봉행사가 열린 조선대 노천극장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1700여명과 북측 인사 7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북측 조선직업총동맹 최창만 통일부위원장은 “평양과 서울에서 만나며 (여러분과) 같은 계급임을 확인했다”며 “북남의 노동자들이 민족자주의 기치를 앞장서서 들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장 주변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을 통일하자’, ‘주한미군 철거, 평택미군기지 확장 반대, 한미FTA반대’ 등의 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날 민주노총과 공무원노조가 함께 만들어 배포한 ‘자주의 나라, 평화의 나라’ 자료집은 ‘북녘 바로알기’라는 명목 아래 “선군정치는 1995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포한 북의 독창적 지도노선. 북은 선군정치가 있었기에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킬 수 있었다”는 북측의 주장을 그대로 실었다.
농민 상봉행사가 열린 광주 상무시민공원 주변에도 ‘남북농민 통일단결, 주한미군 몰아내자’, ‘한미FTA 저지, 미국 반대’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을 내건 단체 이름은 적혀 있지 않았다.
백석 6·15 공동선언실천 농업근로자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은 “외세의 지배와 간섭 책동을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며 “남들이 보란듯이 우리 민족끼리 부강하게 사는 통일조국을 일으켜 세우자”고 주장했다. 박명만 북측 대표는 “환경파괴의 주범인 외국 군사기지를 이 땅에서 철폐해야 한다”고 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교육부문 상봉행사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준비한 ‘통일수업’부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난 뒤 북측 조선교육문화직업총동맹 김성철 부위원장은 “6·15 시대에도 북남의 분열과 대립을 이끌며 엄중한 위기를 조성하는 세력이 있다”며 “민족의 흥망은 교육자들이 후대를 어떻게 키우는가에 달려 있으니, 교육자들이 통일을 위한 애국·애족의 길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북한 모란1중학교 김영식 교장 등 북한 교사 7명이 참석했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북측 대표단의 발언에 ‘우리 민족끼리’라고 쓰인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호했고, 사회자들의 유도에 따라 구호(口號)를 외치기도 했다. 사회자가 ‘통일은?’이라고 외치면 교사들이 ‘우리 민족끼리’라고 대답하는 식이었다.
15일 광주 곳곳에서 열린 ‘6·15 민족통일대축전’의 부문별 상봉행사는 청년학생·노동·농민·교육 등 8개 부문 북측 대표단이 남측 참가단을 공개적으로 대면하는 행사다. 하지만 일부 북측 대표들과 남측 단체들이 부문별 상봉대회장 곳곳에서 ‘반미(反美)’와 ‘반외세(反外勢)’를 외쳐 “(통일운동) 활동가들의 정서보다 전체 국민의 정서를 배려한다”는 대회 주최측의 다짐이 무색해졌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을 중심으로 한 천5백여명의 학생들은 북측 7명, 해외 16명을 태운 대표단 버스가 전남대에 마련된 행사장에 도착하자 “우리 민족끼리 조국통일,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뛰어나가 맞았다. 북측 청년학생분과위원회 김인호 부위원장은 “일제 때 광주에서 왜놈들이 여학생들을 희롱했을 때 광주 학생들이 일어났다. 반통일 역풍을 막아내고, 자주통일의 제1 선봉대가 되어 피 끓는 청춘을 바치자”고 주장했다. 산책 나왔다는 시민 조모(62)씨는 “통일을 하자는 건 좋은데 이건 다 말뿐이다. 이런 식으로 통일이 진짜 되겠느냐. 북한이 자기네 얻을 거 얻으려는 계략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총련 참가자 150여명은 상봉행사에 앞서 망월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학생들은 추모비 앞에서 반미 구호를 외치고, “몰아내자 몰아내자 주한미군 몰아내자”라는 ‘주한미군 철거가’를 불렀다. 한 참가자는 김종필(金鍾泌) 전 국무총리의 기념식수비를 밟기도 했다.
한편 15일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남측본부 홈페이지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을 찬양하는 문건이 게시됐다. ‘구국전선 편집국’ 명의의 ‘6·15 담화’라는 이 문건에는 “6·15공동선언의 탄생은 위대한 김일성 주석님의 조국통일 유훈을 기어이 실현하여 경애하는 김정일 장군님의 철의 신념과 비범한 예지, 뛰어난 영도력이 낳은 빛나는 결실이며 그 고귀한 결정체”라고 적혀 있다. 문건은 “미국의 횡포한 간섭과 방해책동을 저지, 파탄시키지 못한다면 우리 민족은 화해와 단합, 통일은 고사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전쟁의 참화를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부문 상봉행사에서도 북측인사의 반(反)외세 발언은 계속됐다. 이날 노동부문 상봉행사가 열린 조선대 노천극장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1700여명과 북측 인사 7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북측 조선직업총동맹 최창만 통일부위원장은 “평양과 서울에서 만나며 (여러분과) 같은 계급임을 확인했다”며 “북남의 노동자들이 민족자주의 기치를 앞장서서 들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장 주변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을 통일하자’, ‘주한미군 철거, 평택미군기지 확장 반대, 한미FTA반대’ 등의 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날 민주노총과 공무원노조가 함께 만들어 배포한 ‘자주의 나라, 평화의 나라’ 자료집은 ‘북녘 바로알기’라는 명목 아래 “선군정치는 1995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포한 북의 독창적 지도노선. 북은 선군정치가 있었기에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킬 수 있었다”는 북측의 주장을 그대로 실었다.
농민 상봉행사가 열린 광주 상무시민공원 주변에도 ‘남북농민 통일단결, 주한미군 몰아내자’, ‘한미FTA 저지, 미국 반대’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을 내건 단체 이름은 적혀 있지 않았다.
백석 6·15 공동선언실천 농업근로자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은 “외세의 지배와 간섭 책동을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며 “남들이 보란듯이 우리 민족끼리 부강하게 사는 통일조국을 일으켜 세우자”고 주장했다. 박명만 북측 대표는 “환경파괴의 주범인 외국 군사기지를 이 땅에서 철폐해야 한다”고 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교육부문 상봉행사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준비한 ‘통일수업’부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난 뒤 북측 조선교육문화직업총동맹 김성철 부위원장은 “6·15 시대에도 북남의 분열과 대립을 이끌며 엄중한 위기를 조성하는 세력이 있다”며 “민족의 흥망은 교육자들이 후대를 어떻게 키우는가에 달려 있으니, 교육자들이 통일을 위한 애국·애족의 길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북한 모란1중학교 김영식 교장 등 북한 교사 7명이 참석했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북측 대표단의 발언에 ‘우리 민족끼리’라고 쓰인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호했고, 사회자들의 유도에 따라 구호(口號)를 외치기도 했다. 사회자가 ‘통일은?’이라고 외치면 교사들이 ‘우리 민족끼리’라고 대답하는 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