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재판장’에서 배운 점
2008.08.12 16:50
[김성욱, “인민재판장에서 배운 점은 ‘左派의 약점은 理念이다,’” 미래한국, 2008. 6. 21, 10쪽.]
4시간 가까운 방송이었다. 주제는 ‘노무현 前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비교’ 나는 ‘백지연의 끝장토론’이라는 TV토론프로에 인하대 정인교 교수와 함께 이명박 측 패널로 참석했다. 노무현 측은 정청래 前 열우당 의원과 노사모 활동을 했다는 심인섭 교수라는 이가 나왔다. 토론은 1:100의 싸움이었다. 내가 ‘헌법적 가치를 부정했던 노무현의 문제점’ 을 지적하면, 상대방 패널은 고성을 질렀다. 토론은 중단됐고, NG가 나왔다. 이야기는 번번이 광우병 촛불집회로 번졌다. 나는 ‘MBC․KBS의 편파․왜곡방송과 촛불집회를 주동하는 친북좌파’를 물고 늘어졌다.
‘명백한 거짓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함’도 비판했다. 패널들과 소위 방청석 시민참여자들은 언성을 높였다. ‘헌법과 국가’를 말할 때면, ‘야유’와 ‘욕설’이 튀어나왔다. 인민재판장에 끌려나온 느낌이었다. 살기와 증오에 오한이 날 정도였다.
소위 이명박 측 시민참여자들도 불렀다는데, 하는 말이라곤 “이명박이 다 잘못했다. 그러나 한 번만 기회를 달라”는 애걸이 대부분이었다. ‘이명박 지지자’라는 한 여성은 “촛불집회 배후세력운운하지 말라”며 되레 호통을 쳤다. 나는 다시 헌법과 국가를 교과서처럼 되풀이했다.
“미국산 쇠고기는 사실상 절대적으로 안전하다. 지난 정권 친노(親盧)세력에 장악된 MBC․KBS는 선동기관이 돼서 광우병 위험을 과장․왜곡보도하고, 맥아더동상 파괴세력은 촛불집회를 자신들의 친북(親北)․반미(反美)적 이념을 위해 악용하고 있다. 정부는 불법적 촛불집회에 법치의 원칙을 세우고, MBC․KBS의 과장․왜곡보도에 대해 대응해 국민에게 정확한 진실을 알려야 한다.” 나의 주장에 야유, 욕설, NG가 반복되자, 사회자는 “이념적 사안은 건드리지 말라”고 거듭 경고했다. 상대방 패널은 “어차피 다 편집된다!”며 조롱했다. 내가 그래도 ‘‘이념’ 을 말하자, 후반부엔 발언권조차 오질 않았다. 틈새를 끼어들라치면, 관중석에서 ‘우~’ 하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저들의 주장도 간단명료했다. “촛불집회가 국민의 뜻이다. 이것을 받아들여 쇠고기 재협상에 나서고, 공기업 민영화를 중단하고, 방송장악 음모(?)를 중단하는 등 노무현정권의 정책을 계승하라. ‘탕평책(?)’을 펴서 舊정권 관계자들과 동거(同居)정권을 구성하라.”
나와 정인교 교수를 제외한 패널과 절대다수 시민토론자들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온갖 공갈과 저주를 쏟아내며 토론을 끝냈다. 다시 ‘노무현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어차피 다 편집된다!”는 주장처럼 나의 발언은 대부분 잘려 나갈 것이란 느낌도 받았다.
TV토론은 공영방송이건 케이블이건 헌법적 가치를 질식시키는 ‘공개처형장’으로 변해버렸다. 국민들은 다시 이 TV토론을 보며 머리가 굳어간다.
대한민국이 TV를 되찾아 오지 않는 한 이 싸움은 너무나 길고, 힘들고, 고통스럽고, 처절한 싸움이 될 것 같다. 배운 것도 있었다. ‘좌파는 이념적 공세를 가장 싫어한다. 좌파의 약점은 바로 이념이다. 이명박 정권이 이념을 버리면 갈 곳은 좌파의 숙주가 되는 길뿐이다.’ 상암동 세트장 문을 나서니 시간은 벌써 자정을 가리킨다.
4시간 가까운 방송이었다. 주제는 ‘노무현 前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비교’ 나는 ‘백지연의 끝장토론’이라는 TV토론프로에 인하대 정인교 교수와 함께 이명박 측 패널로 참석했다. 노무현 측은 정청래 前 열우당 의원과 노사모 활동을 했다는 심인섭 교수라는 이가 나왔다. 토론은 1:100의 싸움이었다. 내가 ‘헌법적 가치를 부정했던 노무현의 문제점’ 을 지적하면, 상대방 패널은 고성을 질렀다. 토론은 중단됐고, NG가 나왔다. 이야기는 번번이 광우병 촛불집회로 번졌다. 나는 ‘MBC․KBS의 편파․왜곡방송과 촛불집회를 주동하는 친북좌파’를 물고 늘어졌다.
‘명백한 거짓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함’도 비판했다. 패널들과 소위 방청석 시민참여자들은 언성을 높였다. ‘헌법과 국가’를 말할 때면, ‘야유’와 ‘욕설’이 튀어나왔다. 인민재판장에 끌려나온 느낌이었다. 살기와 증오에 오한이 날 정도였다.
소위 이명박 측 시민참여자들도 불렀다는데, 하는 말이라곤 “이명박이 다 잘못했다. 그러나 한 번만 기회를 달라”는 애걸이 대부분이었다. ‘이명박 지지자’라는 한 여성은 “촛불집회 배후세력운운하지 말라”며 되레 호통을 쳤다. 나는 다시 헌법과 국가를 교과서처럼 되풀이했다.
“미국산 쇠고기는 사실상 절대적으로 안전하다. 지난 정권 친노(親盧)세력에 장악된 MBC․KBS는 선동기관이 돼서 광우병 위험을 과장․왜곡보도하고, 맥아더동상 파괴세력은 촛불집회를 자신들의 친북(親北)․반미(反美)적 이념을 위해 악용하고 있다. 정부는 불법적 촛불집회에 법치의 원칙을 세우고, MBC․KBS의 과장․왜곡보도에 대해 대응해 국민에게 정확한 진실을 알려야 한다.” 나의 주장에 야유, 욕설, NG가 반복되자, 사회자는 “이념적 사안은 건드리지 말라”고 거듭 경고했다. 상대방 패널은 “어차피 다 편집된다!”며 조롱했다. 내가 그래도 ‘‘이념’ 을 말하자, 후반부엔 발언권조차 오질 않았다. 틈새를 끼어들라치면, 관중석에서 ‘우~’ 하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저들의 주장도 간단명료했다. “촛불집회가 국민의 뜻이다. 이것을 받아들여 쇠고기 재협상에 나서고, 공기업 민영화를 중단하고, 방송장악 음모(?)를 중단하는 등 노무현정권의 정책을 계승하라. ‘탕평책(?)’을 펴서 舊정권 관계자들과 동거(同居)정권을 구성하라.”
나와 정인교 교수를 제외한 패널과 절대다수 시민토론자들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온갖 공갈과 저주를 쏟아내며 토론을 끝냈다. 다시 ‘노무현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어차피 다 편집된다!”는 주장처럼 나의 발언은 대부분 잘려 나갈 것이란 느낌도 받았다.
TV토론은 공영방송이건 케이블이건 헌법적 가치를 질식시키는 ‘공개처형장’으로 변해버렸다. 국민들은 다시 이 TV토론을 보며 머리가 굳어간다.
대한민국이 TV를 되찾아 오지 않는 한 이 싸움은 너무나 길고, 힘들고, 고통스럽고, 처절한 싸움이 될 것 같다. 배운 것도 있었다. ‘좌파는 이념적 공세를 가장 싫어한다. 좌파의 약점은 바로 이념이다. 이명박 정권이 이념을 버리면 갈 곳은 좌파의 숙주가 되는 길뿐이다.’ 상암동 세트장 문을 나서니 시간은 벌써 자정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