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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파행은 북한 책임이다

2008.12.24 10:26

관리자 조회 수:1058 추천:77

[송영대, “남북관계 파행은 북한 책임이다,” 조선일보, 2008. 11. 28. A30쪽; 전 통일부 차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의도적으로 파탄 내려 하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현정부의 대북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이 발언은 아마도 북한의 개성관광 중단 등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대립관계로 전환되는 데 대한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남북관계에 대한 그의 상황인식은 퍽 왜곡되어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남북관계는 북한당국의 남한 새 정부 길들이기 전략과 이명박 정부의 기존 북한 대남 자세 바꾸기 전략이 서로 충돌해온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과거 남한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고압적 자세를 취하면서 자기들의 입맛에 맞게 길을 들여 남북관계의 기선을 잡는 태도로 일관하여 왔으며, 그 전략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과거 좌파정권처럼 북한의 요구대로 끌려 다니며 비위를 맞추는 대북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나름대로 새로운 대북 정책의 원칙을 세워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근본 입장 차이로 인해 지난 9개월간 남북한 당국은 일종의 기(氣)싸움을 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잘못된 북한의 자세를 바로잡아 파행을 거듭해온 남북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남북관계가 상대방 체제 존중, 상호주의 적용, 기존의 제반 합의서 이행 등의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자유, 인권, 복지, 개방이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북한 사회에 적용될 수 있도록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기준, 원칙을 북한에 분명히 제시하고 그들이 호응하도록 노력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럼에도 북한이 과거의 타성에 젖어 우리 대통령을 비난하고 개성공단을 볼모로 삼아 대남압박 등 벼랑끝 전술을 자행한다면 이를 무시하고 의연한 자세로 나아가는 것이 옳다. 그 이유는 시간은 우리편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남북경제교류․협력의 결과 북한의 대남 경제의존도는 매우 높아졌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기간 동안 정부, 민간 합쳐 대북지원액이 약 14조원에 이르고 현 개성공단의 경우도 연간 2500억원의 돈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14조원이 소요되는 ‘10․4 선언’ 이행을 남한측에 요구하는 것 자체가 대남 경제의존이 불가피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앞으로 북한 핵문제가 진전되어 미․북관계가 개선되더라도 대북 경제지원은 미국, 일본보다 한국이 대부분 떠맡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경제를 회생시킬 나라는 한국뿐임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의 대남 의존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 같은 북한의 대남 경제의존도를 북한의 대남자세 변화를 이끌어낼 중요한 지렛대로 사용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기다리는 전략에 의해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도모하려는 측은 남한 정부이고 이것을 방해하면서 남북관계를 과거로 회귀시키려는 측이 북한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을 북한이 아닌 이명박 정부에 씌우는 것은 한마디로 본말이 전도된 것으로서 햇볕정책을 수용하라는 압박에 불과하다.

햇볕정책은 그 정책목표인 북한 변화유도에 실패했고 우리 안보를 훼손하였으며 남남갈등을 심화시켰다는 점에서 실패한 정책으로 이미 낙인이 찍혔다. 더욱이 햇볕정책으로 인해 잘못 길들여진 북한의 대남자세를 바로잡자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의사인데 이를 무시하고 햇볕정책 집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보기가 딱하다. 오히려 오늘의 남북관계 경색화 원인(遠因)을 제공한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침묵하는 것이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그는 “북한은 노다지…. 우리가 살 길은 북측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과연 우리 국민 가운데 이 말을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지 한번쯤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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