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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이 전한 독일의 '탈원전 반면교사'


[박은호, "슈피겔이 전한 독일의 '탈원전 반면교사'," 조선일보, 2019. 5. 15, A31쪽.]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의지가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는 말이 요즘 관가에 돌고 있다고 한다. 지난 2년간 밀어붙인 탈원전 기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럴 만한 정황이 있다. 정부는 5년 주기의 에너지 기본 계획과 2년 주기 전력 수급 기본 계획을 올해 확정해야 한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작성해 유엔에 제출하는 시한도 내년으로 다가왔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석탄, LNG 발전(發電) 비중을 정하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석탄발전 대폭 감소, LNG 확대'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온실가스 목표 달성이 가능한 안을 짜기 어렵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탈원전 의지 후퇴'가 사실이라면 정책 담당자들은 한결 숨통이 트일 것이다.

그 말의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에너지·온실가스 관련 부처 공무원은 최근 발간된 독일 주간지 슈피겔(Spiegel) 커버스토리를 정독했으면 한다. 국가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기자 네 명이 '독일의 졸작(拙作)' 제목을 달고 긴 기사를 공동 집필했다. 표지는 날개 꺾인 풍력발전기, 전선 끊어진 송전탑 그래픽으로 장식했다. 이 음울한 독일의 현재 풍경은 10~20년 뒤 한국 모습이 될 수도 있다.

탈원전 정책은 재생에너지 비율을 2000년 6%에서 35%로 끌어올린 독일을 본떴다. 우리도 2017년 8%→2030년 20%→2040년 35%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슈피겔은 태양광·풍력 붐을 일으킨 독일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망가졌고 실패 조짐이 있다"고 썼다. 매년 42조원씩 들여 태양광·풍력을 늘렸지만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독일이 국제사회에 공언한 2050년 목표를 달성하려면 현재보다 3~5배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도 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을 버리고 재생에너지를 선택했지만 전력 수요를 감당하느라 석탄화력을 줄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조금 문제는 특히 심각하다. 독일 정부가 최근 5년간 지출한 태양광·풍력 보조금이 매년 33조원이다. 이 보조금은 전기 요금을 올려서 충당한다. 날씨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극단을 오가는 태양광·풍력의 간헐성 문제에 대응하느라 송·배전 관리비가 한 해 10조원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이 역시 전기료로 국민에게 청구된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10년간 독일인들은 "우리가 에너지 전환의 개척자"라며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에너지 전환을 "비싸고 혼란스럽고 부당하다고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풍력발전소, 송전선을 건설하는 곳마다 주민들이 반발하고, 정치인과 관료는 손을 놓고 있으며, 그 결과 태양광 붐에 이어 풍력 붐도 끝나고 있고, 재생에너지 보조금은 "빠르게 타오르는 마른 짚"이 됐다는 것이다. 전기 요금으로 충당한 보조금이 잠깐 성과를 올렸지만 이내 재로 변해 버렸다는 것이다.

정부는 독일이 걸은 그 길을 따르겠다고 한다. 숲을 없애고 산을 깎은 태양광에 작년 한 해 지급한 보조금이 1조1771억원이고, 재생에너지 전체로는 2조6000억원이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보조금 규모는 곧 10조원대로 껑충 뛸 것이다. 그러나 우리 역시 결 국 탈원전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 국제사회에 약속한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당장 전력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3410만t 줄여야 하는데 정부 부처에서 "아무리 궁리해도 묘안을 짜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원전을 절대악으로 여기는 탈원전 교조주의를 버려야 답이 보인다. 슈피겔은 '거울'이란 뜻이다. 그 거울에 비친 독일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14/20190514036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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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원전 부품산업 고사 직전, 중국산 태양광은 전성시대 43
61 세상 바뀐 것 확실하게 알기 81
60 감사원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59
59 원자력 중추 기업 두산重을 풍력 회사로 만들겠다니 58
58 다음 정부가 원전 산업 再起를 도모할 토대라도 유지시켜 놓으라 113
57 탈원전, 우릴 일자리서 내쫓아. . . 고용 유지한다던 대통령에 배신감 79
56 美 모듈원전 러브콜 받은 두산重, 세계 주도할 기회 날릴 판 82
55 시한부 한국원전산업… 내년 3월 올스톱 66
54 원자력계 死地에 몰고 이제 와서 구명 자금 투입 56
53 탈원전 2년만에 매출 7조 날아갔다 57
52 中 업체 배 불린 韓 최대 태양광 단지, 월성 1호 발전량의 4% 104
51 국내 최대 태양광, 핵심부품은 다 중국산 52
50 단 한 사람 때문에 못 바꾸는 탈원전 78
49 세계 최고 원전 기업이 쓰러지기 직전이라니 105
48 원전 수출 실종, 올해 탈원전 비용은 3조6천억원 눈덩이 57
47 탈원전만 아니면 한전은 대규모 흑자를 냈을 것이다 78
46 탈원전 3년, 두산重 대규모 감원 56
45 '월성 1호' 조작 진상 총선 뒤로 넘기면 안 된다 83
44 '탈원전 비용 513조' 논문 숨긴 에너지경제硏 81
43 어안이 벙벙해지는 월성 1호기 폐쇄 '사기극' 57
42 '월성1호 조작' 한수원 압수 수색으로 증거부터 확보해야 81
41 '월성 1호기' 조작 무려 3차례, 검찰 수사 사안이다 70
40 독일의 '탈원전 피해' 한국은 더 극심하게 겪게 될 것 80
39 탈원전 후 석탄발전 급증한 독일… 대기질 나빠져 年1100명 더 사망 79
38 감사원이 '경제성 축소' 감사중인데… 원안위, 경제성은 빼고 판단 123
37 멀쩡한 월성 1호기 억지 폐쇄, 후일 엄중한 국민 심판 내려질 것 73
36 "신한울 3·4호 원전 건설 재개" 과학계 원로들 충언 무시 말라 55
35 과학계 원로 13인 "탈원전 전면 철회하라" 93
34 '월성 1호 폐쇄', 그날 한수원 이사회 회의록 74
33 "정권을 잡았다고 마음대로 '탈원전'… 서러워 울었고 너무 분했다" 91
32 '이게 나라냐'는 文에게만 할 질문이 아니다 58
31 美 원전 수명 80년으로, 韓은 35년 원전 억지 폐쇄 248
30 60년 공들여 쌓은 원자력공학, 이렇게 무너뜨려선 안 된다 114
29 '월성 원전 1호' 폐쇄… 왜곡된 결정의 전말 [1] 152
28 오죽하면 한전 사장이 이런 말을…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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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7000억 들인 멀쩡한 원전 강제 폐기, 文 개인의 나라인가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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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탈원전 2년, '온실가스 폭탄' 터졌다 109
21 '두뇌에서 캐내는 에너지' 원자력, 두뇌부터 붕괴 중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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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한국 탈원전은 사이비 과학과 미신에 기반한 이념 운동' 94
18 한전 덮친 탈원전과 포퓰리즘, 산업 피해 국민 부담 이제 시작 97
17 "태양광, 서울의 1.8배 땅 확보할 것"… 한전·한수원의 무모한 계획 149
16 결국, 에너지 大計에 '탈원전 대못' 118
15 "탈원전이 주가 떨어뜨렸다" 한전 주주들의 분노 104
» 슈피겔이 전한 독일의 '탈원전 반면교사'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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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脫원전 전기료 인상' 정부는 10.9%, 한수원은 156% 151
7 '탈원전 손해'는 탈원전 밀어붙이는 사람들이 책임지라 154
6 두 달 설명 없는 '월성 1호' 폐쇄, 입 닥치고 따라오라니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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