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은 진보도 좌파도 아닌 과격세력일 뿐
2011.09.21 15:55
[배진영, “저들은 진보도 좌파도 아닌 과격세력일 뿐,” 미래한국, 2011. 8. 29, 42쪽.]
지난 8월 20일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7개 대학생 보수단체가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한 ‘8월의 편지’ 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이 행사는 민주당 등 야5당, 민노총, 전교조 등 소위 ‘진보’ 단체들이 중심이 된 희망시국회의 측에 의해 엉망이 되고 말았다. 광장사용신청도, 집회신청도 내지 않은 이들은 밤 9시반 경 광장으로 무단 난입했고, 밤 11시 15분경 전력선을 끊어 북한인권 실태를 고발하는 다큐영화 ‘김정일리아’ 상영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희망시국회의 측은 “니들 어용이지? 안전은 보장해줄 테니 집으로 돌아가라”며 대학생들을 조롱하고 협박했다. 4000여명에 달하는 희망시국회의 측 시위대에 포위당한 200여명의 행사참가자들은 결국 광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광장을 힘으로 탈취한 후 단상에 오른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 정부는 온갖 변칙과 탈법으로 서민경제를 파탄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해 먼저 민주당이 희생과 헌신의 자세로 민주진보진영의 대통합에 이바지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민노당에 불법정치자금을 헌금한 전공노 소속 공무원,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의법조치한 데 대해 “진보정당을 탄압해서 이후 진보개혁을 이루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만인에게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정부를 수립하기 위한” 야당의 통합연대 형성을 강조했다. 여기서 우리는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말하는 민주주의와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같은 것인가? 북한인권 문제만 나오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고, 폭력과 불법을 무시로 자행하는 자들을 ‘진보’라고 불러주는 게 과연 타당한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