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사설: 나라․국민 지키려면 '원치 않은 결단' 내릴 수 있다,조선일보, 2013. 2. 13, A35.]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2일 "3차 지하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면서 "이번 핵실험은 이전보다 폭발력이 크면서 소형화․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여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11시 57분 북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리히터 규모 4.9로 추정되는 인공지진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이번 핵실험은 2차 때에 비해 폭발력이 네 배가량 커져 TNT 6-7kt가량이 폭발할 때 위력과 같다.

북한은 오바마 미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 날짜(미국 현지 12일)에 맞춰 핵실험을 했다. 북한은 1차․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도 미국의 국경일 또는 주요 정치 일정에 맞춰 실시했다. 오로지 미국을 상대로 핵과 미사일 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오바마 미 행정부는 '핵 없는 세상'을 대외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고 북핵(北核)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갓 출범한 중국의 시진핑 5세대 지도부는 대북(對北) 지원 중단 가능성까지 시사해가며 북에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대북 구상인 한반도 프로세스는 "대화가 필요할 때는 유연하게 문제를 풀겠지만 북한의 도발에는 강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북이 주변의 이 같은 강력한 경고와 만류를 무릅쓰고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핵(核)무장 노선을 돌이킬 수 없는 데까지 밀고 나가겠다는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는 뜻이다.

북 외무성은 2011년 5월까지만 해도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수령의 유지며 북조선이 나아가야 할 불변의 과정"이라고 하다가 지난달 "한반도 비핵화는 종말을 고했다. 앞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있어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180도 입장을 바꿨다. 남과 북이 핵무기를 실험․제조․생산․접수․보유․저장․배치․사용하지 않기로 했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20여년 만에 휴지 조각이 돼버렸다.

국제사회는 그동안 6자회담을 통해 북핵을 포기시키기 위해 북한에 체제 보장과 경제 지원이라는 대가를 지불한다는 해법에 매달려 왔다. 그러나 북은 작년 12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에 이어 폭발력이 4배나 증가한 3차 핵실험까지 마쳐 스스로 핵보유국임을 주장할 수 있는 실질적 조건을 갖추게 됐다. 북처럼 폐쇄된 나라가 은폐된 장소에서 핵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 기술까지 갖추게 되면 그 나라의 핵 시설을 완벽하게 사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북의 핵 보유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 할지라도, 북의 핵 보유를 현실적인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핵무장한 북과 핵이 없는 남 사이의 전력(戰力) 균형은 우리가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재래식 무기를 확충해 나간다 하더라도 북쪽으로 일방적으로 기울게 된다. 박근혜 당선인은 그 불균형을 메우기 위해 우리가 어떤 자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인가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비상한 상황인 만큼 대응도 비상할 수밖에 없다.

당장의 선택 대안(代案) 가운데 하나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북의 무효 선언으로 백지화돼 버린 만큼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전후해 철수시켰던 미국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이다. 2011년 초 미 백악관의 게리 새모어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한국이 전술핵 재배치를 공식 요구한다면 미국이 응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었고, 작년 5월 미 하원 군사위원회는 행정부에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권고하는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박 당선인이 이와 동시에 검토해야 할 것은 북이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2015년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권을 이양받기로 한 일정을 그대로 추진할 것이냐는 점이다. 그러나 북이 직접 핵무기를 운용하게 된 시대에 미국의 핵우산에 국민과 국가의 운명을 맡기는 이런 방안들이 얼마만큼 실효가 있느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북핵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다시 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북한에 대한 체제 인정과 경제 원조를 통해 북을 핵무장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여태까지 북이 보여온 태도로 미뤄볼 때 이에 대한 답은 'NO'다. 북은 외부 세계가 제공하는 체제 보장 수단에 기대는 것보다는 자신이 핵을 직접 보유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둘째, 미국 또는 중국이 혼자 힘으로 북을 포기시킬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이것 역시 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은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고, 중국은 미․중과 중․일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북한이라는 지정학적 방패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대안은 미국과 중국이 힘을 합친다면 북을 움직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만일 조금이라도 이런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은 미국과 중국을 그런 쪽으로 움직이도록 할 방법을 찾는 데로 모여야 한다. 한국과 한국 국민은 북핵을 머리에 이고 나라의 안보와 국민의 생사를 북한의 처분에 맡기는 것보다는 상당한 위험과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선 '원치 않은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국과 중국이 절박하게 실감(實感)토록 만드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이런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북핵 문제를 풀어갈 각오를 해야 한다.
번호 제목 조회 수
공지 대북개념 망언 퍼레이드 1262
124 [북핵문제, 안보] 핵연료재처리라도 따 와야 13
123 [북핵] 미국이 ‘金 정권 종말’ 경고한 까닭 17
122 [북핵, 안보] “북에서 일주일만 살아도 안다”는 김정은의 비핵화 거짓말 24
121 [안보, 북핵] ‘한반도 비핵화’ 아닌 ‘한반도 핵 억지’가 발등의 불 21
120 [안보, 북핵] 북 ICBM 또 발전, 다음엔 핵실험, 韓 안보 이대로 안 돼 18
119 [안보, 북핵] 5년 뒤 북핵 200기, 대한민국 존립 위협 시작된다 18
118 [북핵, 안보] 北 ‘핵 선제 타격’ 법에 명문화, ‘가짜 비핵화 쇼’의 참담한 결말 19
117 [북핵문제,안보] 美전문가들 “한국은 독자 핵무장하고 미국은 지지해야” 30
116 [북핵, 안보] 한국판 核균형 전략을 짜야 한다 33
115 [안보, 북핵] 北, 2027년 핵무기 242기 보유… 전면전 때 핵무기 78발 쏠수도 36
114 [북핵, 안보] 최강, 한국판 核균형 전략을 짜야 한다 38
113 [북핵, 안보] 윤덕민, 北 핵·미사일, 포용 정책이 키웠다 36
112 [북핵] 사설: 文 정권이 한미 공동성명에 ‘北 비핵화’ 못 넣게 막은 것이다. 51
111 [북핵, 안보] 윤덕민, "文정부, ’20년 전 외교 참사' 되풀이할 텐가" 51
110 [안보, 북핵] “비핵화는 실패, 북이 이겼다” 안보 정쟁 당장 멈추라 17
109 [북핵, 문재인] 북이 핵 선제타격 한다는데 ‘남북 쇼’ 자찬한 文 21
108 [북핵, 좌파정권] 한국에 핵 선제 타격한다는 北에도 침묵하는 민주당 18
107 [북핵] 대북 헛똑똑이들 21
106 [북핵, 안보] 北 ‘핵 선제 타격’ 법에 명문화, ‘가짜 비핵화 쇼’의 참담한 결말 22
105 [북핵] 국정원장 “나도 김정은이 핵 포기 않을 거라 생각” 23
104 [안보, 북핵] IAEA “北核 전력 질주” 경고, 다음날 文은 “종전 선언” 반복 25
103 [북핵문제,안보] 美전문가들 “한국은 독자 핵무장하고 미국은 지지해야” 30
102 [북핵] 文, 김정은 비핵화 의지 믿으라했지만… 결국 부도수표 24
101 [북핵, 안보] 한국판 核균형 전략을 짜야 한다 34
100 [안보, 북핵] 北, 2027년 핵무기 242기 보유… 전면전 때 핵무기 78발 쏠수도 44
99 [북핵, 안보] 최강, 한국판 核균형 전략을 짜야 한다 40
98 [북핵, 안보] 윤덕민, 北 핵·미사일, 포용 정책이 키웠다 40
97 [북핵] 사설: "文·트럼프 서로 비난, 北 비핵화 ‘TV 이벤트’의 끝" 26
96 [북핵] 사설: 文 정권이 한미 공동성명에 ‘北 비핵화’ 못 넣게 막은 것이다. 54
95 [북핵, 안보] 윤덕민, "文정부, ’20년 전 외교 참사' 되풀이할 텐가" 51
94 [북핵, 안보] 최강, "한국판 ‘스톡홀름 증후군’을 우려한다" 53
93 [안보, 북핵] 사설: "北 핵잠, 전술핵, 극초음속체 예고에도 文 침묵, 안보를 포기했다" 42
92 [안보, 북핵] 사설: "김정은 36번 核 언급 ‘핵증강’ 선언, 얼빠진 文 정부 반응" 55
91 [안보, 북핵] 사설: "金 核 무력 대놓고 과시하는데 “손잡자” 한마디에 靑 또 반색" 61
90 [안보, 북핵] "폭탄 쏴도 평화 외쳐야" "다주택은 형사범" 황당 언행 끝이 없다 59
89 [북핵, 안보] 핵보유국 외친 김정은 "낙동강 철수 恨 못잊어" 62
88 문재인 정권의 치부 드러낸 볼턴 회고록 60
87 비건이 볼턴 회고록에 30번 등장하는 이유 59
86 [안보, 북핵] 천영우, "집권세력이 보여준 평화에 대한 無知" 64
85 '평화' 주장하며 평화 막는 북핵엔 한마디 안 하는 정권 59
84 국민 90% "北, 핵포기 안할 것" 56
83 볼턴의 책은 한·미 동맹 생존을 묻는다 51
82 한·미 정권에 필요했던 건 북핵 폐기 아닌 TV용 이벤트 67
81 금강산 관광 강행은 국가적 자살 행위 65
80 화살 쏜 후에 과녁 그리는 데 성공한 북한 157
79 美 정보수장도, 우리 국민도 '북 核 포기 않을 것' 149
78 北 핵폭탄·농축시설 다 그대론데 韓·美는 훈련까지 폐지 129
77 北 비핵화 실패 대비해 核 억제력 획기적 강화해야 128
76 아직 미·북 간 '비핵화 개념' 합의도 없었다니 여태 뭐 한 건가 188
75 트럼프 '북핵·미사일 실험 원치 않을 뿐'이라니 115
74 美 정보 수장 이어 군 사령관도 '北 완전 핵 포기 안 할 것' 131
73 美 정보 수장들 '김정은 核 포기 안 할 것' 131
72 이럴수가! 文, 한반도 비핵화 의미 알고도 서명했다? 117
71 우리도 核을 갖자 128
70 '北비핵화' 정체는 韓·北·美 합작 한국민 속이기 147
69 '핵·천안함·금강산' 그대론데 대통령이 섣불리 '해결됐다' 하나 130
68 '김정은식 비핵화'와 '사실상 핵보유' 담은 北 신년사 166
67 1년 만에 드러난 '한반도 비핵화' 동상이몽의 진실 161
66 트럼프 덕분에 北의 핵보유국 꿈 실현되나 143
65 정부 '북핵 신고는 뒤로' 핵 폐기 역행으로 간다 161
64 북핵 폐기 실질 진전 뭐가 있나 204
63 核무장 120만 북한군 앞에서 병력 12만 줄인다는 국방 실험 161
62 "北비핵화 논의한 적 없다"는 靑의 실토 152
61 北核 협상, 이대로 가면 우리는 중국 세력권에 편입된다 200
60 韓美日 '北 비핵화 없이 제재 완화 없다' 이것만은 지켜야 174
59 한·미 정부 北과 협상 내용 더 이상 과대 포장하지 말라 191
58 중국 '우리가 승리,' 일본, 낭비의 정치쇼 162
57 美·英 언론들, '영업사원같은 트럼프, 김정은에 농락당했다' 267
56 어이없고 황당한 美·北 회담, 이대로 가면 北 핵보유국 된다 196
55 미국-북한 회담에 대한 논평 187
54 역사에 한국민은 '전략적 바보'로 기록될까 256
53 수백조원 대북 지원 美는 돈 내지 않겠다는데 168
52 北은 1956년부터 '한반도 비핵화'를 말했다 206
51 '북핵은 南韓을 겨냥하지 않는다'고? 189
50 핵 동결 상태에서 北과 평화협정 맺으면 진짜 안보 위기 온다 214
49 북한이 절대 비핵화하지 않을 4가지 이유 246
48 대화(對話)만능주의를 경계한다 225
47 여덟 번 약속 깬 뒤의 아홉 번째 약속 264
46 우리 국가안보실장이 북의 뻔한 '프로파간다'를 전했다 213
45 이 거대한 자해 劇을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 269
44 미래 主權 양보한 사드 합의, 폭력적 보복 재발한다 234
43 '설마 공화국'의 핵EMP 무방비 219
42 '北 핵보유는 인정'하고 '韓 전술핵은 반대'하나 234
41 김정은이 우리 예금을 '0'으로 만드는 날 244
40 북한이 핵을 들고 서해를 기습했을 때 255
39 진짜 평화 위해 전술 핵무기 재배치해야 549
38 북핵 안고 그냥 사는 거지 271
37 북핵(北核), 대화로 풀 수 있다는 미신(迷信) 240
36 반전반핵가(歌) 북을 향해 불러라 384
35 현 시점의 대북지원·대화 추구는 ‘북핵 제재’ 이탈이다 243
34 美는 核 비확산 지키다 피해자된 한국민 이해하나 327
33 中 등 핵보유국이 북핵 안 막으면 NPT 흔들릴 것 294
32 北核의 목적은 적화통일이다 317
31 중국의 착각,미국의 오해 342
30 北 핵탄두 소형화, 미사일 탑재 가능… 美 본토에 실질적 위협 388
29 북핵 키운 그들의 망언 828
28 북핵 저지,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 883
27 왜 핵무장론인가? 779
26 북핵, 독자적 핵 억지력 보유가 해법이다 766
25 중국이 원유․쌀․돈줄 등 북한의 급소를 누를 때다 1014
» 나라, 국민 지키려면 '원치 않은 결단' 내릴 수 있다 756
23 北의 핵실험, 구경만 할 것인가 908
22 북이 대륙간 탄도탄(ICBM)을 만드는 이유 786
21 남이 핵 가져야 북이 협상한다 925
20 아무리 무기 좋아도 정신 무너지면 고철 883
19 '대한민국' 생존의 문제 925
18 고장난 무기부터 갈아치우라 888
17 북도발 규탄에 좌우 따로 없는 유럽 1147
16 한반도 비상시 미군 신속하게 증파 못할 것 1114
15 북 위협에 대한 원칙적 입장 필요하다 1084
14 북(北)은 우리를 겨냥한다 1089
13 이래도 '안보 위협'이 아닌가? 1125
12 북의 우라늄 농축 선언 1070
11 ‘핵 게임’ 김정일의 네 가지 노림수 1108
10 核도 갖고 南에 14조원 덤터기도 씌우려는 北 1033
9 결코 이행 못할 문서 또 생산 1019
8 북한 체제에 대한 이해 1122
7 미군철수→ 순식간 남한 적화(赤化) 993
6 남한 겨냥 미사일 시험발사 1108
5 김정일, “핵무기로 조국통일 완수” 계획 1091
4 준전시 행동요령 12개항 989
3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 NYT 인터뷰 1057
2 北核실험의 대비 973
1 국회는 ‘북핵 特委’ 구성하라 1111

주소 : 04072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26 (합정동)ㅣ전화 : 02-334-8291 ㅣ팩스 : 02-337-4869ㅣ이메일 : oldfaith@hjdc.net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