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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이 原油․쌀․돈줄 등 북한의 급소를 누를 때다,” 조선일보, 2013. 2. 14, A31쪽.]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국제 규약에 도전하고 국제사회가 제재하면 또 다른 도발로 맞서는 도발→제재→재도발의 순환고리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이래 20년 동안 계속돼온 이 패턴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북한이 매번 국제사회의 제재를 무시하고 재도발로 치닫는 까닭은 어디에 있는가. 국제사회가 북한의 노출된 급소는 외면하고 다른 곳만 건드리는 방법으로 북한의 태도를 바꾸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어정쩡한 채찍은 이제 수명이 다했다.
북한이 그동안 플루토늄 추출용 영변 핵시설과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차곡차곡 핵무장을 해오는 과정에서 핵시설 불능화 선언이나 원자로 냉각탑 폭파 같은 쇼도 있었다. 하지만 북한은 언제나 자기들이 가고자 한 최종 목적지를 향해 쉼 없이 달려왔다.

북의 3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는 미국 중심으로 다시 제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동안의 유엔 안보리 결의처럼 미국이 주동하고 중국이 마지못해 동의하는 패턴으로 가면 그 효과는 보나 마나다. 제재로 북한을 핵 보유 이전 상태로까지 되돌리긴 어려울 것이다. 북한은 이번에도 국제사회가 제재로 나오면 2차, 3차 대응 조치를 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북한의 재도발이라도 저지할 수 있으려면 국제사회의 제재가 제재다워야 한다.

제재다운 제재는 북한의 급소를 바로 누르는 것이다. 북한의 노출된 급소는 첫째가 원유, 둘째가 식량, 셋째가 금융이다. 북한으로 가는 원유와 식량을 차단하면 그 효과는 즉각 나타난다. 북한의 이 두 급소를 누를 것인가는 전적으로 중국에 달려 있다. 중국은 10년 전 북한으로 연결된 송유관 밸브를 사흘간 잠근 적이 있다.

금융제재는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돈줄을 죄는 조치다. 미국은 2006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김정일 비자금으로 의심되던 수천만달러 계좌를 동결했다. 그러자 북한은 미국과 협상할 때마다 이 동결 조치 해제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걸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북한이 현재 중국에 갖고 있는 수백 개의 비밀계좌를 모두 찾아내 틀어막으면 북한이 느낄 압박 강도는 BDA 때를 훨씬 상회할 것이다. 이 금융제재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할 때 가능하다.

북한이 재도발하지 못하게 하려면 실제 급소를 눌러 재도발하면 막대한 손해가 따른다는 걸 절감하도록 해야 한다. 급소 중의 급소는 원유와 쌀이다. 현재 중국은 이 급소를 누를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이제 중국은 생각해봐야 한다. 북한이 사실상 핵무장을 완료하고 나면 미국․러시아를 포함해 이 지역에서 핵을 안 가진 나라는 한국과 일본만 남는다.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를 놓고도 연일 중국과 부딪치고 있는 일본이 언제까지 핵 없이 지내려 하겠는가. 일본이 핵무장에 나서면 한국도 그 길로 가지 않을 수 없다. 그 경우 세계의 핵질서는 동북아에서부터 붕괴한다.

이 같은 사태를 가장 우려할 나라는 미국이겠지만 중국이라고 핵확산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이대로 내버려둬서 당면하게 될 국가적 위험과 북한 정권과 우의(友誼) 관계를 잠시 훼손하더라도 북한의 급소를 제대로 눌러 북한이 바른길을 가도록 하는 것 사이에서 어느 쪽이 참다운 국익의 길인지 교량(較量)해야 할 시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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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어이없고 황당한 美·北 회담, 이대로 가면 北 핵보유국 된다 196
55 미국-북한 회담에 대한 논평 187
54 역사에 한국민은 '전략적 바보'로 기록될까 256
53 수백조원 대북 지원 美는 돈 내지 않겠다는데 168
52 北은 1956년부터 '한반도 비핵화'를 말했다 206
51 '북핵은 南韓을 겨냥하지 않는다'고? 189
50 핵 동결 상태에서 北과 평화협정 맺으면 진짜 안보 위기 온다 214
49 북한이 절대 비핵화하지 않을 4가지 이유 246
48 대화(對話)만능주의를 경계한다 225
47 여덟 번 약속 깬 뒤의 아홉 번째 약속 264
46 우리 국가안보실장이 북의 뻔한 '프로파간다'를 전했다 213
45 이 거대한 자해 劇을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 269
44 미래 主權 양보한 사드 합의, 폭력적 보복 재발한다 234
43 '설마 공화국'의 핵EMP 무방비 219
42 '北 핵보유는 인정'하고 '韓 전술핵은 반대'하나 234
41 김정은이 우리 예금을 '0'으로 만드는 날 244
40 북한이 핵을 들고 서해를 기습했을 때 255
39 진짜 평화 위해 전술 핵무기 재배치해야 549
38 북핵 안고 그냥 사는 거지 271
37 북핵(北核), 대화로 풀 수 있다는 미신(迷信) 240
36 반전반핵가(歌) 북을 향해 불러라 384
35 현 시점의 대북지원·대화 추구는 ‘북핵 제재’ 이탈이다 243
34 美는 核 비확산 지키다 피해자된 한국민 이해하나 327
33 中 등 핵보유국이 북핵 안 막으면 NPT 흔들릴 것 294
32 北核의 목적은 적화통일이다 317
31 중국의 착각,미국의 오해 342
30 北 핵탄두 소형화, 미사일 탑재 가능… 美 본토에 실질적 위협 388
29 북핵 키운 그들의 망언 828
28 북핵 저지,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 883
27 왜 핵무장론인가? 779
26 북핵, 독자적 핵 억지력 보유가 해법이다 766
» 중국이 원유․쌀․돈줄 등 북한의 급소를 누를 때다 1014
24 나라, 국민 지키려면 '원치 않은 결단' 내릴 수 있다 756
23 北의 핵실험, 구경만 할 것인가 908
22 북이 대륙간 탄도탄(ICBM)을 만드는 이유 786
21 남이 핵 가져야 북이 협상한다 925
20 아무리 무기 좋아도 정신 무너지면 고철 883
19 '대한민국' 생존의 문제 925
18 고장난 무기부터 갈아치우라 888
17 북도발 규탄에 좌우 따로 없는 유럽 1147
16 한반도 비상시 미군 신속하게 증파 못할 것 1114
15 북 위협에 대한 원칙적 입장 필요하다 1084
14 북(北)은 우리를 겨냥한다 1089
13 이래도 '안보 위협'이 아닌가? 1125
12 북의 우라늄 농축 선언 1070
11 ‘핵 게임’ 김정일의 네 가지 노림수 1108
10 核도 갖고 南에 14조원 덤터기도 씌우려는 北 1033
9 결코 이행 못할 문서 또 생산 1019
8 북한 체제에 대한 이해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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