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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청산이 대통합의 전제다

2013.07.09 15:09

관리자 조회 수:851 추천:41

[이강호, “종북 청산이 대통합의 전제다,” 미래한국, 2012. 12. 31, 22-23쪽.]

(앞부분 생략) 중국의 국공합작의 경우를 살펴보자. 1924-1927년, 1937-1945년 두 차례에 걸쳐 있었다. 제1차 국공합작은 국민당이 손문의 지도 아래 있을 때고, 제2차 국공합작은 장개석 때였다. 그런데 이 두 차례의 국공합작이야말로 중국 공산화에 적잖은 기회를 제공했다. 제1차 국공합작이 이루어지기 전의 중국 공산당은 결코 강한 세력이 아니었다. 오히려 중국 공산당의 본격적 성장 자체가 제1차 국공합작의 우산 아래 이루어진 측면이 강했다. 공산당원이 당적을 보유한 채 국민당 입당을 가능케 한 손문의 ‘연소(聯蘇) 용공(容共)’ 정책 덕분이었다. 제1차 국공합작은 공산당의 급속한 세력 확장에 위기를 느낀 장개석에 의해 깨지고 공산당의 세력은 상당히 약화됐다.

제2차 국공합작은 1936년 군벌 장학량이 장개석을 감금하는 시안(西安) 사건의 결과였다. 장학량은 장개석에게 일본과 싸우기 위해 공산당 토벌을 중지하고 상호 협력하는 항일단일전선을 요구했고 장개석은 결국 이를 수락했다. 이 덕분에 중국 공산당은 장개석의 공격으로부터 한숨을 돌리고 세력을 상당히 정비할 수 있었다. 국공합작에는 일단은 반대하기 힘든 명분이 있었다. 국민당이 결국 공산당에 패배한 것은 자체의 부패 무능이 무엇보다도 1차적 원인이었다. 하지만 만약 손문의 용공정책이 없었다면 중국 공산당은 우선 성장의 기회를 갖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일치항일의 명분이 강하긴 했지만 만약 장학량이 장개석의 先공비토벌 노선을 수용했다면 국민당이 그토록 허무하게 무너지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지금 박 당선인의 대통합론을 국공합작에 곧바로 빗댈 수는 없다. 종북임을 분명하게 드러낸 통진당 같은 세력까지 포괄하는 게 아님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북세력이 통진당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는 게 문제다. 진짜 문제는 민통당이다. 민통당은 일반에 알려진 정도 이상으로 종북세력에 포섭돼 있다.

비유컨대 제1차 국공합작 때 공산당과의 당내합작을 허용한 손문의 국민당보다 정도가 훨씬 더하다. 현재 민통당은 86세대의 주사파 전대협 세력이 기간 라인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 한화갑 김경재 등 전통적인 중도우파 성향의 구 동교동 계열 상당수가 박근혜 쪽으로 넘어온 게 우연이 아니다.

이를 방치한 채 민통당과 앞으로 어떻게 국정의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신중하고 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 하지만 민통당의 이런 실상에 대해 눈을 감으면 허울에 쫓겨 암적 세력을 더 키워주는 게 될 수 있다.

그래서 종북척결 문제는 통합의 명분 뒤로 미뤄둬선 안 된다. 오히려 대한민국을 위한 '진정한 애국적 통합'의 대오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도 종북청산을 대통합의 한 전제조건으로 내걸 필요가 있다. 물론 박 당선인 자신이 공식화하는 데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새누리당은 입장을 분명히 해서 기왕에 획득한 대야 주도권의 고삐를 더욱 강화하는 게 현명하다.
덧붙여 보수우파 시민세력의 종북척결 투쟁에 애써 지원은 아니래도 최소한 공개적 딴지만은 절대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우파 시민세력은 알아서 할 일을 할 것이다. 염화시중(拈華示衆)의 협력이라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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