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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로당式 史觀, 아직도 중학생들 머릿속에 집어넣다니,” 조선일보, 2013. 5. 31, A31.]

지난해 검정(檢定)을 통과해 올 3월부터 중학 1학년이 배우고 있는 역사 교과서들 대부분의 현대사 서술이 해방 후 공산당 계열의 정세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교과서는 좌파 계열 조선건국준비위원회를 세운 여운형에 대해 '합리적이면서 이상적인 독립국을 건설하려 했다'고 우호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교과서는 한민당 같은 민족주의 우파 계열 인사들에 대해 '일제강점기의 지주 자본가들'이라고 적대감을 드러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권희영 교수는 이처럼 좌파를 건국 세력의 중심에 놓고 미화하며, 우파는 반(反)역사적이고 부도덕한 집단으로 보는 시각은 해방 당시 공산당의 정세관(觀)에 뿌리를 둔 것이라고 밝혔다. 권 교수에 따르면 지금 중학교 역사 교과서는 남로당 당수였던 박헌영이 해방 정국(政局)을 공산 계열인 '진보․좌익․인민 진영'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등이 중심인 '반동․우익․친일파 진영' 사이의 투쟁으로 본 역사 인식을 계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교과서는 6․25전쟁에 대해 '전쟁은 남과 북 사이에서 시작됐으나 유엔군이 참전하고 뒤이어 중국이 개입하였으며 소련도 북한을 군사적으로 지원하였다'고 썼다. 6․25가 김일성이 소련과 중국의 지원 약속을 얻어낸 후 치밀하게 계획한 전쟁이었다는 사실을 외면한 것이다. 그러면서 전쟁 도발 책임을 흐리고 마치 유엔군의 참전으로 전쟁이 확대된 것처럼 왜곡했다. 수백만명의 동포를 학살한 6․25전쟁의 주범(主犯)과 종범(從犯)인 김일성․박헌영을 미화하고 그들의 주장을 추종하는 역사관이 우리 어린 학생들의 머리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 교육의 근본 문제는 교과서 집필에서 채택에 이르는 과정이 좌파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좌파가 엮고 쓴 역사 교과서 채택률이 중․고교에서 90%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좌파가 교과서를 집필하면 좌파 전교조가 이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현대사 교과서를 일부 좌파 국사학자들 손에서 해방시켜 정치학․경제학․사회학 등 여러 분야 학자들이 두루 집필에 참여할 길을 열어야 한다. 각 학교가 역사 교과서를 채택할 때 학교 운영위원회가 적극 참여해 자라나는 학생들이 균형 잡힌 현대사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활발히 의견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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