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사학자들에게 휘둘리는 國史 검정교과서
2015.09.17 15:54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9/14/2015091403796.html?outlink=facebook민중사학자들에게 휘둘리는 國史 검정교과서
정경희, 영산대 교수·역사학
10여 년 전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문제로 교과서 파동이 한창이던 때에도 나는 관심이 다른 데 있어서 교과서 한번 들춰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역대 국사 교과서를 모두 모아 분석했는데 놀랄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가장 놀란 것은 최근의 교과서 대부분이 우리나라의 건국을 부정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1차에서 6차 교과서까지는 모두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에 세워졌다고 명확히 서술했다. 하지만 2003년에 한국 근현대사라는 검정 교과서가 생기면서 건국을 '정부 수립'으로 격하시키기 시작했다. 한반도에 두 개의 '정부'가 수립되었다는 것이다. 이 서술에는 대한민국은 한반도에 세워진 두 개의 '정부' 가운데 하나일 뿐 국가가 아니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나라'라는 민중사학자들의 역사 인식이 교과서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역사 인식은 현행 교과서에서 아예 정설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사 8종 가운데 교학사 교과서가 유일하게 대한민국이 '건국'되었다고 서술하자 교육부는 이를 '정부 수립'으로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건국을 부정하는 교육부의 이 지시는 국사편찬위원회의 자료에 근거한 것이다. 국사학계의 좌편향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심지어 현행 8종 중에는 북한을 남북한 인구 비례에 따른 정상적인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수립된 국가인 양 서술한 교과서도 있다. '남한만의 총선거'를 통해 남한에는 '정부'가 수립되고 북한에는 남북한 전체 선거를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가'가 수립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아닌 북한에 우리 민족국가의 정통성이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서술이다.
이들 교과서는 나아가 국제적으로 인정된 대한민국의 합법성마저 부정한다. 우리나라는 1948년 유엔총회에서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받았다. 하지만 현행 한국사 중 일부는, 유엔총회의 결의를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대한민국이 '선거가 가능했던 한반도 내에서' 또는 '38도선 이남 지역에서'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서술했다가 교육부로부터 수정 권고를 받았다.
요사이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싸고 현재의 검정 제도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국정 제도를 다시 도입할 것인지 논의가 뜨겁다. 세계 어느 나라든 국사는 그 나라의 정통성을 가르치는 과목이다. 그런데 이들 한국사 교과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미완의 '정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들 교과서가 왜 필요한가? 나라도 세워지지 않았다면서.
교과서 문제의 본질은 엄밀히 말하면 국정이냐 검정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민중사학자들이 2003년 한국 근현대사라는 검정 교과서가 나온 이후 교과서 시장을 거의 장악해 왔다는 데 있는 것이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이런 민중사학자들에게 휘둘리는 검정 제도라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리고 온 국민이 지혜롭게 총의를 모아서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을 올바로 서술하는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어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인식하고 나아가 미래를 모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는 그들보다 앞서 살아가는 우리 세대의 최소한의 의무이다..
정경희, 영산대 교수·역사학
10여 년 전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문제로 교과서 파동이 한창이던 때에도 나는 관심이 다른 데 있어서 교과서 한번 들춰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역대 국사 교과서를 모두 모아 분석했는데 놀랄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가장 놀란 것은 최근의 교과서 대부분이 우리나라의 건국을 부정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1차에서 6차 교과서까지는 모두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에 세워졌다고 명확히 서술했다. 하지만 2003년에 한국 근현대사라는 검정 교과서가 생기면서 건국을 '정부 수립'으로 격하시키기 시작했다. 한반도에 두 개의 '정부'가 수립되었다는 것이다. 이 서술에는 대한민국은 한반도에 세워진 두 개의 '정부' 가운데 하나일 뿐 국가가 아니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나라'라는 민중사학자들의 역사 인식이 교과서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역사 인식은 현행 교과서에서 아예 정설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사 8종 가운데 교학사 교과서가 유일하게 대한민국이 '건국'되었다고 서술하자 교육부는 이를 '정부 수립'으로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건국을 부정하는 교육부의 이 지시는 국사편찬위원회의 자료에 근거한 것이다. 국사학계의 좌편향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심지어 현행 8종 중에는 북한을 남북한 인구 비례에 따른 정상적인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수립된 국가인 양 서술한 교과서도 있다. '남한만의 총선거'를 통해 남한에는 '정부'가 수립되고 북한에는 남북한 전체 선거를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가'가 수립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아닌 북한에 우리 민족국가의 정통성이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서술이다.
이들 교과서는 나아가 국제적으로 인정된 대한민국의 합법성마저 부정한다. 우리나라는 1948년 유엔총회에서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받았다. 하지만 현행 한국사 중 일부는, 유엔총회의 결의를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대한민국이 '선거가 가능했던 한반도 내에서' 또는 '38도선 이남 지역에서'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서술했다가 교육부로부터 수정 권고를 받았다.
요사이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싸고 현재의 검정 제도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국정 제도를 다시 도입할 것인지 논의가 뜨겁다. 세계 어느 나라든 국사는 그 나라의 정통성을 가르치는 과목이다. 그런데 이들 한국사 교과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미완의 '정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들 교과서가 왜 필요한가? 나라도 세워지지 않았다면서.
교과서 문제의 본질은 엄밀히 말하면 국정이냐 검정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민중사학자들이 2003년 한국 근현대사라는 검정 교과서가 나온 이후 교과서 시장을 거의 장악해 왔다는 데 있는 것이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이런 민중사학자들에게 휘둘리는 검정 제도라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리고 온 국민이 지혜롭게 총의를 모아서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을 올바로 서술하는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어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인식하고 나아가 미래를 모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는 그들보다 앞서 살아가는 우리 세대의 최소한의 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