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 테리, "볼턴의 책은 한·미 동맹 생존을 묻는다," 조선일보, 2020. 6. 23, A30쪽; 미국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 → 북핵, 안보
존 볼턴은 독특하게 미국적인 인물이다. 공무원이나 직업 관료가 아니면서, 정무직만으로 미국 정부에서 수십 년을 일했다. 소방관 아버지를 둔 볼티모어 출신의 노동자 계급 소년이었던 볼턴은 1960년대 예일대에 진학했다. 많은 동기들이 진보적 이상을 추구했지만, 볼턴은 1964년에 이미 배리 골드워터(반공주의자였던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주의자였다. 그는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했고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 그리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걸쳐 점점 더 중요한 관직을 맡게 됐다.
필요 시 이란과 북한 정권을 무력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볼턴을 2018년 트럼프가 그의 세 번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고른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처럼 보였다. 그러나 볼턴은 가까이서 본 트럼프에게 경악했고, 출판을 막으려는 트럼프의 시도에도 이제 자신이 본 것을 말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 볼턴이 신간 '그 일이 일어났던 방'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지하고, 변덕스럽고, 무능할 뿐만 아니라 국익을 사익보다 경시한다.
트럼프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볼턴의 책은 세 가지를 분명히 했다. 첫째, 트럼프의 북한 비핵화 시도는 그가 장기적 결실보다 단기적 홍보 효과에 집중해 실패했다. 둘째, 문재인 정부는 미·북 회담에 큰 역할을 했으며 그것이 한·미 모두에 비현실적 기대를 일으켰다는 비난을 지금 받고 있는 이유다. 셋째, 트럼프가 한국의 안보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은 오싹할 만큼 분명하기 때문에 한·미 동맹은 큰 위기에 처해 있으며 트럼프 재선 시 유지되지 못할 수도 있다.
볼턴은 트럼프가 "홍보 활동"의 "큰 무대"가 될 것이란 이유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한 김정은과의 첫 회담을 간절히 원했다고 썼다. 트럼프는 "별 내용 없는 공동성명"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었다. 김정은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모호하게 보증하고 6·25 당시의 미군 유해 반환을 약속한 것 외에 아무것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는 더 많은 것을 줬다. 김정은을 세계 무대에 올려줬고 한·미 군사 훈련 중단에 동의했다. 볼턴은 트럼프가 훈련은 돈 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참모들이나 한국과 상의하지 않고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썼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마치며 김정은은 제재 해제가 다음 수순이냐고 물었다. 트럼프는 그에 대해 열려 있으며, 생각해 보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거의 아무 약속도 하지 않고 높은 기대를 갖게 됐다. 볼턴은 한국이 트럼프를 끌어들였다고 비난하며, "이 모든 외교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고 썼다. 김정은은 아마 동의할 것이다. 이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김정은의 불쾌감과 한·미의 제재 해제를 얻어내기 위해 연내에 할지 모를 더 큰 도발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볼턴은 트럼프가 2019년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갔을 때 옛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의 의회 증언을 보느라 밤을 새웠다고 썼다. 트럼프는 짜증이 났고 어떻게 스포트라이트를 되찾아 올지 고민했다. 트럼프는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는 것"이 더 드라마틱하다고 결정했다.
DMZ(비무장지대)에서 김정은과 세 번째로 만난 건 전적으로 트럼프의 생각이었다. 왜 트럼프는 DMZ 정상회담을 원했을까? 순전히 홍보를 위한 것이었다. 볼턴은 트럼프가 "사익과 국익의 차이를 몰랐다"고 썼다.
볼턴에 따르면 트럼프는 왜 미국이 6·25에 참전했고 주한미군을 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동맹국들이 "비용×150%"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은 교착 상태에 있다. 트럼프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승인했던 16% 인상안을 거부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최근 주독미군 삼분의 일 철수 명령을 내린 것처럼 주한미군의 일부 혹은 전부를 철수시키려 할 것이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볼턴이 더 나은 대안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의 대북 정책 실패에 대한 서술은 설득력 있다. "4개 행정부가 연속해서, 거의 30년간에 걸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핵 확산 위협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이제 유일하게 남은 의문은 북한이 비핵화를 할 것인가가 아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한·미 동맹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다.
필요 시 이란과 북한 정권을 무력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볼턴을 2018년 트럼프가 그의 세 번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고른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처럼 보였다. 그러나 볼턴은 가까이서 본 트럼프에게 경악했고, 출판을 막으려는 트럼프의 시도에도 이제 자신이 본 것을 말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 볼턴이 신간 '그 일이 일어났던 방'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지하고, 변덕스럽고, 무능할 뿐만 아니라 국익을 사익보다 경시한다.
트럼프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볼턴의 책은 세 가지를 분명히 했다. 첫째, 트럼프의 북한 비핵화 시도는 그가 장기적 결실보다 단기적 홍보 효과에 집중해 실패했다. 둘째, 문재인 정부는 미·북 회담에 큰 역할을 했으며 그것이 한·미 모두에 비현실적 기대를 일으켰다는 비난을 지금 받고 있는 이유다. 셋째, 트럼프가 한국의 안보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은 오싹할 만큼 분명하기 때문에 한·미 동맹은 큰 위기에 처해 있으며 트럼프 재선 시 유지되지 못할 수도 있다.
볼턴은 트럼프가 "홍보 활동"의 "큰 무대"가 될 것이란 이유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한 김정은과의 첫 회담을 간절히 원했다고 썼다. 트럼프는 "별 내용 없는 공동성명"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었다. 김정은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모호하게 보증하고 6·25 당시의 미군 유해 반환을 약속한 것 외에 아무것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는 더 많은 것을 줬다. 김정은을 세계 무대에 올려줬고 한·미 군사 훈련 중단에 동의했다. 볼턴은 트럼프가 훈련은 돈 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참모들이나 한국과 상의하지 않고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썼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마치며 김정은은 제재 해제가 다음 수순이냐고 물었다. 트럼프는 그에 대해 열려 있으며, 생각해 보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거의 아무 약속도 하지 않고 높은 기대를 갖게 됐다. 볼턴은 한국이 트럼프를 끌어들였다고 비난하며, "이 모든 외교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고 썼다. 김정은은 아마 동의할 것이다. 이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김정은의 불쾌감과 한·미의 제재 해제를 얻어내기 위해 연내에 할지 모를 더 큰 도발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볼턴은 트럼프가 2019년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갔을 때 옛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의 의회 증언을 보느라 밤을 새웠다고 썼다. 트럼프는 짜증이 났고 어떻게 스포트라이트를 되찾아 올지 고민했다. 트럼프는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는 것"이 더 드라마틱하다고 결정했다.
DMZ(비무장지대)에서 김정은과 세 번째로 만난 건 전적으로 트럼프의 생각이었다. 왜 트럼프는 DMZ 정상회담을 원했을까? 순전히 홍보를 위한 것이었다. 볼턴은 트럼프가 "사익과 국익의 차이를 몰랐다"고 썼다.
볼턴에 따르면 트럼프는 왜 미국이 6·25에 참전했고 주한미군을 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동맹국들이 "비용×150%"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은 교착 상태에 있다. 트럼프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승인했던 16% 인상안을 거부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최근 주독미군 삼분의 일 철수 명령을 내린 것처럼 주한미군의 일부 혹은 전부를 철수시키려 할 것이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볼턴이 더 나은 대안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의 대북 정책 실패에 대한 서술은 설득력 있다. "4개 행정부가 연속해서, 거의 30년간에 걸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핵 확산 위협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이제 유일하게 남은 의문은 북한이 비핵화를 할 것인가가 아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한·미 동맹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