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동향 인물로 채우고 "지역 안배"라는 秋 법무 궤변
[사설: "'빅4' 동향 인물로 채우고 '지역 안배'라는 秋 법무 궤변," 조선일보, 2020. 8. 10, A31쪽.] → 좌파독재
추미애 법무장관이 자신이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자 "인사가 만사" "출신 지역을 골고루 안배하고 원칙에 따라 이뤄진 인사"라고 했다. 검찰 조직에서 '빅 4'로 불리는 것이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공공수사부장의 네 자리다. 여기에 누구로 앉히느냐에 따라 인사의 성격과 평가가 달라진다. 추 장관은 네 명 모두 호남 출신으로 임명했다. 지난 1월에도 그랬는데, 이번 인사에서도 되풀이했다. 인사·예산을 주무르는 검찰국장을 세 번 연속 전북 출신이 차지한 것도 초유의 일이다. 그런데도 추 장관은 '지역 안배'라 한다. 명백한 거짓말이자, 궤변이다.
정권 입맛에 맞게 무리한 수사를 지휘한 충성파들은 출세하고, 권력 연루 수사를 권력 눈치 안 보고 열심히 했던 검사는 모조리 쫓겨났다. 여권의 정치 공작 의혹이 커지고 있는 채널A 기자 사건 수사를 지휘한 검사, 윤미향의 기부금 유용 사건이나 박원순 서울시장 피소 사실 유출 사건을 뭉개버린 검사도 영전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항명한 검사도 출세했다. 채널A 기자 사건 수사에서 '육탄전 압수수색' 'KBS 오보 조작 의혹' 등으로 감찰을 받거나 고발당한 인물을 승진시켜 전국 검찰 수사를 총괄하는 자리에 앉힌 것은 기업이라면 배임(背任)에 해당할 범죄적 인사였다.
추 장관은 "아무런 줄이 없어도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 검사들에게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기와 맞서면 한동훈 검사장처럼 수사·감찰을 받을 수 있고 자기 말을 순순히 들으면 좋은 자리에 보내준다는 메시지로 들린다. 이러다가는 채널A 기자 사건 수사에서 보듯 실체가
없는데도 무고한 사람을 엮어 구속하겠다고 덤비는 '사냥개 검사'가 속출할 것이다.
추 장관과 대립각을 세웠다가 좌천된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채널A 수사 소동은 사법 참사"라는 말을 남기고 검찰을 떠났다. 검사 출신의 김웅 의원은 "애완용 검사들이 득세하는 세상"이라고 했다. 이렇게 노골적인 편향 인사로 검찰 조직을 길들이려 하는 정권은 거의 본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