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월성원전 삼중수소 괴담 팔짱 끼고 방치한 원자력안전위
2021.03.12 10:37
월성원전 삼중수소 괴담 팔짱 끼고 방치한 원자력안전위
[사설: "월성원전 삼중수소 괴담 팔짱 끼고 방치한 원자력안전위," 조선일보, 2021. 2. 17, A31쪽.]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원전 삼중수소 유출 의혹과 관련해 최근 국민의힘에 보내온 답변 자료에서 “월성원전 제한구역 경계에서 허용치를 초과해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월성3호기 터빈 지하 배수관로에서 기준치 18배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에 대해선 “고인 물을 전량 회수 후 환경 기준에 맞게 처리해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71만 베크렐의 고농도 삼중수소는 “구조물에서 누설된 것이 아니라 공기 중 삼중수소가 녹아들어 농축됐을 것이라는 한수원의 실험 결과가 있다”고도 했다. 결국 원전의 삼중수소 유출이나 주민 건강 위해 요인은 없었다는 것이다.
삼중수소 문제는 포항 MBC가 1월 7일부터 집중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첫 보도 나흘 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시설이 노후화된 월성원전의 폐쇄가 불가피했음이 확인됐다”면서 “월성1호기를 감사한 감사원이 원전 마피아와 결탁한 게 아니냐”고까지 주장했다. 민주당 환경특별위원회 의원 19명은 1월 13일 회견에서 “노후 원전의 총체적 문제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실이 드러나 궁지에 몰리자 원전 안전 문제로 쟁점을 돌리려 한 것이다.
원안위 답변 내용은 삼중수소 소동 이후 새로 확인된 것들이 아니다. 한수원은 2019년 4월 삼중수소 검출 후 원안위에 바로 보고했고, 2020년 6월 한수원 보고서를 원안위 산하 원자력안전기술원이 기술 검토도 했다. 삼중수소 농축 실험도 작년 이뤄졌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 역시 1월 11일 페이스북에서 “원안위도 삼중수소 유출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이런 조사 내용들이 MBC 보도 후 바로 공개됐더라면 불필요한 소란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의 눈치를 보는 원안위는 소동을 사실상 방조했다.
원안위는 원전 안전 문제가 제기되면 상세한 설명으로 국민 불안을 해소할 책임이 있다. 그러라고 공무원 150명과 산하 원자력안전기술원 소속 전문가 600명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원안위는 지난달 18일 민간 전문가들로 조사단을 구성해 삼중수소 논란을 조사하겠다고 했다. 자기들은 조사에서 빠지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안 지겠다는 것이다. 가장 큰 전문가 단체인 원자력학회는 배제시켰다. 원자력학회가 탈원전에 비판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사단은 여태 구성도 되지 않고 있다. 조사가 다 돼 있는데 조사단을 구성해봐야 의미도 없을 것이다. 시민단체를 조사단에 포함시켜 황당한 괴담이나 퍼뜨리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