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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대결 격랑 속 한국의 나홀로 외교

[이용준, "미·중 대결 격랑 속 한국의 나홀로 외교" 조선일보, 2021. 9. 25, A30쪽; 전 외교부 북핵대사.]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국민이 국내 정치에 몰입한 사이에 동아시아에는 전략적 지각 변동의 격랑이 몰아치고 있다. 1991년 냉전 체제 종식 이후 30년간 지속된 미국 일강 체제가 저물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냉전 2.0′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을 포위하는 쿼드(QUAD) 정상회의 체제를 출범시킨 미국은 6월 G7 정상회담과 NATO 정상회담을 통해 범세계적 대중국 연합전선을 결성했다. 냉전시대의 COCOM(대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을 연상시키는 대중국 첨단 과학 기술 통제 체제를 통해 중국 경제를 자유민주주의 세계로부터 격리하려는 디커플링(decoupling) 작업도 진행 중이다.

미국이 지난달 “대중국 전선에 군사력을 집중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격 철수한 후, 동아시아의 현상 타파를 노리는 중국의 군사행동을 견제하는 반중 연합전선의 움직임은 가속화되고 있다. 한반도의 15배에 달하는 남중국해 공해 지역의 90%를 영해로 불법 편입하려는 중국의 영토적 야심에 대항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에는 한국을 제외한 미국의 아태 지역 동맹국 전체가 동참하고 있고, 영국과 프랑스의 항모전단까지 가세하고 있다. 이처럼 자유민주주의 진영 전체와 중국의 대립으로 비화하고 있는 남중국해의 긴장은 대만해협으로 북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할 조짐을 보이자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은 대만 무력 점령을 공언하고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재무장 기회를 노리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명분으로 참전하리라는 예측이 무성하다.

이처럼 동아시아를 무대로 긴박하게 전개되는 미·중 패권 대결에서 중국은 세 가지 불리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첫째, 가까운 장래에 미·중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중국 군사력은 미국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둘째, 미·중 무력 충돌 발생 시 아시아와 유럽의 미국 동맹국 다수가 참전할 전망이나, 중국의 맹방인 러시아·북한·이란·파키스탄 등 어느 나라도 중국과 함께 싸울 나라는 없다는 점이다. 셋째, 미국의 경제 제재와 디커플링 정책에 따른 경제 침체로 인해 중국이 미래의 어느 시점에 미국을 경제적·군사적으로 추월할 가능성이 크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런 불리한 상황에 더하여, 지난주 발표된 미·영·호주의 오커스(AUKUS) 안보협의체 결성은 중국에 큰 충격이 되었다. 지난해까지 호주는 한국을 능가하는 대중국 무역 의존도로 인해 다분히 친중적인 정책을 취해 왔다. 그러나 중국이 홍콩 사태와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 등에 관한 호주의 비우호적 태도를 문제 삼아 ‘길들이기’ 차원에서 고강도 제재를 가하자, 호주 정부는 “주권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의연한 정면 대응의 길을 택했다. 이러한 호주의 자세는 사드 제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저자세 대응과는 상반되는 선택이었다. 그 여파로 호주는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보았으나, 파이브 아이스(Five Eyes)를 능가하는 미국의 최상위 동맹체 오커스의 일원으로 대규모 핵잠수함 전단을 보유하고 중국의 서태평양 진출을 저지하는 새로운 군사 강국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처럼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세계의 선진 문명국들이 대거 중국의 반대편에 운집하는 시기에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은 국내 정치 어젠다에 사로잡혀 세상사와 동떨어진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다. 북핵에도, 미·중 대결에도, 남중국해에도 관심 없는 한국 정부는 미국의 적국인 중국의 문전을 드나들며 국내 정치용 남북한 평화 쇼 연출에 몰두하고 있다. 사드 배치, 쿼드 가입, 남중국해, 홍콩, 화웨이 문제 등 수많은 미·중 쟁점 현안에 관해서도 변함없이 중국과 뜻을 함께하고 있다.

동맹 관계란 전쟁 발발 시 함께 싸우겠다는 국가 간 서약이다. 거기에 중립주의나 균형 외교가 설 땅은 없다. 주권국가는 언제든 원하면 동맹을 파기할 권리를 갖고 있다. 그러나 동맹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동맹국의 적국과 뒷거래하는 것은 동맹의 배신이다. 주권과 국격을 볼모로 하여 전개되는 한국 정부의 맹목적 친중 사대 외교는 국익에 유해하고 반역사적이며 국민 정서에도 역행한다. 퓨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대중국 비호감도는 77%로 세계 4위에 달한다.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 그처럼 깨어 있을진대, 이젠 우리 정부도 중국에 대한 미몽과 집착에서 깨어나 현실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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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백선엽 장군이 현충원 못 간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 아니다 92
95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주시하며 70
94 탄핵의 江이 사라졌다 95
93 성난 얼굴로 투표하라 78
92 '事實'만을 붙들고 독자 여러분 곁을 지키겠습니다 68
91 100년 前 그 춥고 바람 불던 날처럼, 작아도 결코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겠습니다 82
90 세상이 광우병 괴담에 휩쓸릴 때… '팩트의 방파제'를 쌓았다 110
89 보수가 집권하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93
88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 "자유통일당의 이념과 정책을 말한다" 78
87 참 나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박정희 두번 죽이기 79
86 탄핵 이후 처음 보는 자유보수 진영의 희생과 헌신 97
85 힘이 없으면 지혜라도 있어야 한다 114
84 자유냐 전체주의냐, 그 사이에 중간은 없다 76
83 4·15는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다 287
82 보수 통합의 열쇠는 국민에게 있다 105
81 죽느냐, 사느냐? 주사파 집권 대한민국 198
80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 우파가 무엇이고, 좌파가 무엇인가? 1426
79 야권이 넘어야 할 山 '박근혜' 141
78 좌파 10단의 手에 우파 1단이 맞서려면 179
77 조갑제, "김문수의 이 글은 대단하다. 진땀이 난다!" 167
76 '베트남판 흥남 부두'인 '십자성 작전'을 아십니까 205
75 굿 모닝~ 변희재! 159
74 변희재, 안정권과 김용호발 보수혁명 443
73 58년 전 오늘이 없었어도 지금의 우리가 있을까 171
72 홍준표의 박근혜, 황교안 논평 옳지 않다 132
71 김문수 대담 (2019년 4월 8일) 162
70 기승전 황교안 173
69 황교안의 정확하고 용감한 연설 172
68 나경원 연설의 이 '결정적 장면'이 좌익을 떨게 했다! 139
67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자들은 단합해야 1646
66 이런 인물을 한국당 대표로 뽑자! 197
65 한국당 전당대회, 보수대통합의 용광로가 되어야 177
64 '문재인 對 反문' 전선 246
63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이면 한국 대변인은 누군가 310
62 자기 발등 찍은 文 정부, 판문점에서 절룩거리다 360
61 진보의 탈 쓴 위선과 싸워야 327
60 죽은 자유한국당 左클릭 하면 살까? 279
59 선거 압승하니 국민이 바보로 보이나 242
58 MBC의 문제 250
57 광장정치와 소비에트 전체주의 290
56 촛불의 반성 263
55 文정권 1년 214
54 '독재자 김정은' 집단 망각증 200
53 지식인으로 나는 죽어 마땅하다 230
52 혁명으로 가고 있다 229
51 서울-워싱턴-평양, 3色 엇박자 265
50 북이 천지개벽했거나 사기극을 반복하거나 273
49 대한민국의 '다키스트 아워' 342
48 현송월과 국립극장 277
47 교회는 북한에서 성도들이 당한 역사 가르쳐야! 390
46 강력한 압박을 통한 대화가 필요하다 295
45 남북대화, 환영하되 감격하지 말자 316
44 중국이 야비하고 나쁘다 310
43 돌아온 중국이 그렇게 반갑나 308
42 박정희가 지금 대통령이라면 347
41 청와대 다수도 '문정인·노영민 생각'과 같나 308
40 대통령 부부의 계속되는 윤이상 찬양 275
39 남과 북 누가 더 전략적인가 285
38 오래된 미래 322
37 도발에 대한 우리의 응전은 지금부터다 332
36 뺄셈의 건국, 덧셈의 건국 263
35 文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역사 265
34 망하는 길로 가니 망국(亡國)이 온다 269
33 네티즌도 화났다… 공연 파행시킨 反美 행태에 비판 쏟아져 242
32 7094명 戰死, 한국 지킨 美2사단에 고마움 표하는 공연이 뭐가 잘못됐나 337
31 성주와 의정부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장면들 291
30 북(北) 김정은의 선의(善意) 347
29 공산주의 신봉한 영국의 엘리트들처럼 412
28 야당의 정체성? 무슨 정체성? 340
27 안팎의 전쟁 492
26 하단 광고, 우리나라의 위기 988
25 좌파들의 사대 원수 927
24 ‘정신적 귀족’ 보수주의자의 길 그 근간은 기독교적 세계관 1375
23 좌파적인 보수정당 정치인들 1050
22 황장엽 선생이 본 '역사의 진실' 1086
21 독도가 한국 영토인 진짜 이유 1073
20 용서 잘하는 한국 정부 991
19 황장엽 조문까지 北 눈치 살피는 민주당 1166
18 유럽의회, '中, 한국 조치 지지하라 1294
17 얼마나 더 대한민국 망신시킬 텐가 1122
16 선거 때면 北 도발?… 착각 또는 거짓말 1252
15 목숨을 이념의 수단으로 삼는 풍조가 걱정된다 1164
14 '시국선언'은 정치편향 교수들의 집단행동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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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보수가 떠나고 있다 1047
7 국가보안법 존속돼야 1048
6 김정일과 만남, 하늘이 준 기회 1138
5 中․朝 우호조약의 한 구절 1180
4 만약 적화통일이 된다면 1226
3 중·조 우호조약의 한 구절 1004
2 대구(大邱) ‘미래포럼’ 시국大토론회 1150
1 위기의 대한민국 구하자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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