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과도한 태양광을 ‘민폐’로 지적해 제동 건 일본 사례
2022.02.23 13:28
과도한 태양광을 ‘민폐’로 지적해 제동 건 일본 사례
[사설:"과도한 태양광을 ‘민폐’로 지적해 제동 건 일본 사례," 조선일보, 2022. 2. 16, A35쪽.]
일본 환경성이 사이타마현 태양광 사업을 ‘근본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환경장관은 산림 파괴와 토사 붕괴를 우려하면서 “태양광이 지역 환경에 민폐를 끼치고 있다”고 했다. 일본에선 2011년 후쿠시마 사태 이후 한때 태양광이 붐을 이뤘다. 그러나 태양광으로 인한 산림 황폐화로 집단소송 등 곳곳에서 갈등이 벌어졌다. 일본 언론은 태양광 패널이 잡초처럼 번지는 것을 ‘검은 식민지’라고 부르는 실정이다. 시즈오카현에선 작년 7월 토사 붕괴로 26명이 숨진 사고가 태양광 때문인지 놓고 논쟁도 벌어졌다. 태양광 부작용 때문에 전국 175개 지자체가 태양광 설비 규제 조례를 도입했다.
한국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태양광이 산지로 파고들면서 경관이 망가지고 산사태가 빈발하자 규제를 강화했다. 2018년 5500건이었던 산지 태양광 허가는 2020년 202건까지 줄었다. 한국과 일본은 국토가 좁고, 산지 비율이 압도적인 데다 햇빛·바람이 부족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태양광 부작용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한국은 탈원전을 고수하고 있는 데 반해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를 겪고도 원자력 지속 활용 방침을 갖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작년 10월 발표한 에너지기본계획에서 현재 7.5%로 줄어 있는 원자력 전기 비율을 2030년 20~22%까지 늘린다는 방침을 정했다. 태양광도 한국은 2020년에서 2030년까지 10년 동안 3배나 늘릴 계획이지만, 일본은 1.8배 정도로 늘린다고 한다. 최근엔 원자력 전기 비율이 70%에 달하는 프랑스 역시 원전 6기를 새로 짓고 거기에 더해 8기 추가 건설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은 탈원전을 고집하면서 산지 태양광이 어려워지자 저수지 태양광, 새만금 태양광, 간척 농지 태양광으로 무리에 무리를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