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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한전

[조형래, "뉴욕 증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한전," 조선일보, 2022. 6. 20, A34쪽.]

초우량 기업으로 꼽혔던 한전이 온 국민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6만원을 넘어섰던 주가는 3분의 1 토막이 났고, 부채는 2017년 108조에서 157조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전문가 예상대로 올해 적자가 30조원에 이르면, 채권 발행 한도를 초과해 내년부터는 빚내서 회사 운영하기도 불가능해진다. 한전이 올 들어 매달 2조원대 회사채를 발행해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자, 다른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못 해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국민 기업이 아니라 국민 민폐 기업이 됐다. 문 정부 시절 한전 사장을 지낸 김종갑 전 사장은 최근 조선비즈 서면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한국전력이 파산 수준에 왔다’고 본다. 한전처럼 배당을 못 하는 유틸리티 기업은 없다. 배당 약속을 지키지 못한 한전 주식은 뉴욕 증시에서 가장 허접한 주식으로 천덕꾸러기가 됐다”고 한전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감독 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도 뒤늦은 자기 반성을 했다. 박일준 산업부 차관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사자성어 ‘거안사위(居安思危)’를 언급하며 “편안할 때 비상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다들 언젠가 태풍이 올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당장 평온한 바다를 보며 돌담을 쌓아야 할 시기에 모래성을 쌓았다”고 말했다.

한전과 산업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즉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 변수로 유가와 LNG 가격이 급등한 것이 천문학적 적자의 첫째 요인이라고 해명한다. LNG 도입 가격이 작년 1분기에 비해 142%나 뛰고 석탄 가격 역시 191% 급등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은 이미 작년 3월 무렵부터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당시 블랙록 등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들이 세계 오일 메이저와 탄광들을 기후변화 주범으로 몰아세우며 압박한 탓에 새 유정(油井) 개발이 사실상 올스톱해 에너지 가격은 계속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글로벌 투자 은행과 원유 업계에서도 2008년 금융 위기에 이어 다시 유가 100달러 시대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전은 이때부터 비상 경영을 시작해야 했다. 하지만 한전은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는 정권 눈치를 보느라 오히려 거꾸로 갔다. 그 결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전 발전 비율은 줄고 값비싼 LNG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5년 동안 무려 10%포인트나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탈원전으로 조기 폐쇄한 월성 1호기와 보수 공사를 이유로 문 정부 내내 가동을 막은 한빛 4호기만 가동했더라도 지난 1분기 적자를 6000억원 줄였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 때 수립한 에너지 계획대로 새 원전까지 가동했더라면 적자를 1조5000억원 더 줄였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 한심한 것은 10년 노력 끝에 차세대 원전 기술(APR-1400)을 개발하고도 귀중한 미래 성장 동력을 스스로 사장(死藏)시킨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설계 수명과 발전 효율, 안전성에서 세계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던 APR-1400 원전을 앞세워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총 400억달러 규모의 원전 4기를 수주했지만, 지난 5년간 수주 실적은 ‘제로’다. 게다가 한전이 UAE 원전 운영사인 나와에너지의 2대 주주인데도 앞으로 15년간 수익 3조원이 예상되는 장기 정비 계약도 놓쳐 버렸다. 탈원전으로 우수 인력이 대거 이탈하고 원전 생태계가 붕괴한 나라에 어디인들 믿고 일감을 맡기겠는가.

한전과 산업부는 파산 수준인 한전을 살리기 위해 결국 요금 인상 카드를 꺼낼 요량이다. 그들 말대로 우리나라는 발전 비용에 비해 전기 요금이 너무 싸고 전기를 아껴야 한다는 국민 의식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또 영국과 일본도 작년부터 전기 요금을 대폭 인상했다. 하지만 5년 단임제 정부가 멀쩡한 기업과 에너지 산업 전체를 망가뜨리는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한전의 구조 개혁도 진행해야 한다. 한전의 일반 투자자 지분이 49%에 이르는데도 정부가 요금에서 사업, 인사까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정부 2중대 구조에서는 혁신이 나올 수 없다. 한전이 뉴욕 증시에서 환영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정부가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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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원전 부품산업 고사 직전, 중국산 태양광은 전성시대 43
61 세상 바뀐 것 확실하게 알기 81
60 감사원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59
59 원자력 중추 기업 두산重을 풍력 회사로 만들겠다니 58
58 다음 정부가 원전 산업 再起를 도모할 토대라도 유지시켜 놓으라 113
57 탈원전, 우릴 일자리서 내쫓아. . . 고용 유지한다던 대통령에 배신감 79
56 美 모듈원전 러브콜 받은 두산重, 세계 주도할 기회 날릴 판 82
55 시한부 한국원전산업… 내년 3월 올스톱 66
54 원자력계 死地에 몰고 이제 와서 구명 자금 투입 56
53 탈원전 2년만에 매출 7조 날아갔다 57
52 中 업체 배 불린 韓 최대 태양광 단지, 월성 1호 발전량의 4% 104
51 국내 최대 태양광, 핵심부품은 다 중국산 52
50 단 한 사람 때문에 못 바꾸는 탈원전 78
49 세계 최고 원전 기업이 쓰러지기 직전이라니 105
48 원전 수출 실종, 올해 탈원전 비용은 3조6천억원 눈덩이 57
47 탈원전만 아니면 한전은 대규모 흑자를 냈을 것이다 78
46 탈원전 3년, 두산重 대규모 감원 56
45 '월성 1호' 조작 진상 총선 뒤로 넘기면 안 된다 83
44 '탈원전 비용 513조' 논문 숨긴 에너지경제硏 81
43 어안이 벙벙해지는 월성 1호기 폐쇄 '사기극' 57
42 '월성1호 조작' 한수원 압수 수색으로 증거부터 확보해야 81
41 '월성 1호기' 조작 무려 3차례, 검찰 수사 사안이다 70
40 독일의 '탈원전 피해' 한국은 더 극심하게 겪게 될 것 80
39 탈원전 후 석탄발전 급증한 독일… 대기질 나빠져 年1100명 더 사망 79
38 감사원이 '경제성 축소' 감사중인데… 원안위, 경제성은 빼고 판단 123
37 멀쩡한 월성 1호기 억지 폐쇄, 후일 엄중한 국민 심판 내려질 것 73
36 "신한울 3·4호 원전 건설 재개" 과학계 원로들 충언 무시 말라 55
35 과학계 원로 13인 "탈원전 전면 철회하라" 93
34 '월성 1호 폐쇄', 그날 한수원 이사회 회의록 74
33 "정권을 잡았다고 마음대로 '탈원전'… 서러워 울었고 너무 분했다" 91
32 '이게 나라냐'는 文에게만 할 질문이 아니다 58
31 美 원전 수명 80년으로, 韓은 35년 원전 억지 폐쇄 248
30 60년 공들여 쌓은 원자력공학, 이렇게 무너뜨려선 안 된다 114
29 '월성 원전 1호' 폐쇄… 왜곡된 결정의 전말 [1] 152
28 오죽하면 한전 사장이 이런 말을… 75
27 결국 전기료 인상 시동, 탈원전 고통 이제 시작일 뿐 85
26 탈원전으로 전기요금 인상, 총선 뒤로 넘겨 국민 우롱 120
25 7000억 들인 멀쩡한 원전 강제 폐기, 文 개인의 나라인가 109
24 탈원전 외친 親與인사 5명이 태양광 발전소 50여곳 운영 158
23 탈원전 정부가 '원전수출전략' 회의 열고 엉뚱한 계획 발표 104
22 탈원전 2년, '온실가스 폭탄' 터졌다 109
21 '두뇌에서 캐내는 에너지' 원자력, 두뇌부터 붕괴 중 120
20 원전 기술 해외 유출,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143
19 '한국 탈원전은 사이비 과학과 미신에 기반한 이념 운동' 94
18 한전 덮친 탈원전과 포퓰리즘, 산업 피해 국민 부담 이제 시작 97
17 "태양광, 서울의 1.8배 땅 확보할 것"… 한전·한수원의 무모한 계획 149
16 결국, 에너지 大計에 '탈원전 대못'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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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한 문장 답변' '신재생 35%' 오만과 오기의 탈원전 도박 102
12 탈원전 직격탄… 한전 6년 만에 적자 139
11 '탈원전 멈추라' 국민 호소 끝까지 깔아뭉개나 151
10 '원전 증설·유지' 원하는 국민이 68%, 靑엔 마이동풍 168
9 농어촌공사가 태양광에 7조원 투자, 이성을 잃었다" 167
8 '脫원전 전기료 인상' 정부는 10.9%, 한수원은 156% 151
7 '탈원전 손해'는 탈원전 밀어붙이는 사람들이 책임지라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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