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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추경 4조 ‘돈벼락’… ‘3조 그냥 기금에 쌓아둔다’ 논란

정부 초과세수로 예산 더 받아… 경남·전남청도 1조 안팎 적립

[김은경, "서울시교육청, 추경 4조 ‘돈벼락’… ‘3조 그냥 기금에 쌓아둔다’ 논란," 조선일보, 2022. 7. 16, A10쪽.]

서울시교육청이 초과 세수 덕에 들어온 예산 중 2조7000억원을 기금으로 쌓아두기로 했다. 국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한 추경 예산마저 효율적으로 쓸 수 없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서울시교육청은 본예산보다 3조7337억원(35.1%) 늘어난 14조3730억원 규모 올해 예산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교육청 예산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앞서 정부가 올해 초과 세수(예산보다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세금) 53조3000억원을 활용해 추경을 편성하면서다. 현행법상 정부가 걷는 내국세의 20.79%는 전국 시·도교육청 예산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으로 자동 배정하게 돼 있어서 추경에 따라 교육청에 떨어지는 돈도 덩달아 많아진 것이다.

서울교육청은 추경으로 늘어난 3조7337억원 중 약 1조원만 기초학력 보장 지원 사업과 급식, 각종 시설 개선 등에 쓰고, 72.8%에 달하는 2조7191억원은 각종 기금에 적립하기로 했다. 노후한 학교를 신·개축하거나 학교 석면 철거 등에 쓰기 위해 모아두는 ‘교육시설 환경 개선 기금’에 가장 많은 1조7423억원이 들어간다. ‘통합교육재정안정화 기금’에도 9620억원을 적립한다. 이는 매년 세수에 따라 교육교부금이 들쭉날쭉하자 올해처럼 예산이 넘칠 때 넣어두고 반대로 세금이 안 걷혀 부족할 때 활용하기 위해 교육청이 2020년 만든 기금인데, 실제 적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교육청은 추경 예산 대부분을 기금에 넣는 데 대해 “경기 하강과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로 재정이 축소되는 상황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올해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 작년 말 이미 확정한 상황에서 갑자기 늘어난 예산을 연말까지 다 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남(1조716억원), 전남(9574억원), 경북(5249억원), 부산(4540억원), 세종(2189억원), 제주(1420억원) 등 다른 교육청도 추경으로 증가한 재정의 상당 부분을 기금에 적립하기로 했다.

대학 교육이나 보육·복지 등 예산이 더 필요한 영역이 많은데, 교육청에 예산을 강제로 배정하고 막대한 재정을 쌓아두는 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기금에 넣으면 마치 돈을 안 쓰고 저축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다른 국가 사업을 못하게 됐기 때문에 실제로는 기회비용을 지출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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