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운동권 정권의 인권 탄압 침묵을 새 정부가 깬 아이러니
2022.10.13 14:15
운동권 정권의 인권 탄압 침묵을 새 정부가 깬 아이러니
[사설: "운동권 정권의 인권 탄압 침묵을 새 정부가 깬 아이러니," 조선일보, 2022. 10. 8, A27쪽.]
유엔 인권이사회는 6일 중국 신장 지역에서 벌어지는 인권 범죄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토론 개최 문제를 표결에 부쳤다. 중국은 반발했다. 47개 이사국 투표 결과 찬성 17표, 반대 19표, 기권 11표로 부결됐다. 하지만 이 문제가 본격 제기된 2017년 이후 침묵으로 일관하던 한국이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그동안 국제 인권단체 등은 중국 정부가 위구르인에 대한 낙태·불임 수술을 강제하고, 반정부 인사들을 무더기 체포해 감금·학대·성고문했다고 발표했다. 서방 국가들은 규탄 성명·결의를 내며 신장산(産) 제품 수입 금지 등의 제재를 부과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5년 내내 침묵했다. 자유민주 진영이 단결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외교 보이콧’할 때도 의전 서열 2위의 국회의장에게 사절단장 역할을 맡겼다. 한국 운동권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던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무자비하게 진압 당할 때도 침묵했다. 인권과 민주화를 훈장처럼 내세우던 사람들이 인권보다 중국 눈치 살피기를 앞세웠다.
북한에 대해선 더했다.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공동 제안을 4년 연속 외면했다. 북한 인권단체 지원금을 끊었다. 귀순을 희망한 북한 어민들은 안대를 씌우고 포승줄에 묶어 강제 북송했다. 김여정의 말 한마디에 옛 공산권 국가까지 반대한 대북전단금지법을 밀어붙였다. 국제사회가 비판하자 “내정간섭”이라 발끈했다. 과거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다 미국의 지적을 받은 권위주의 정권의 반응과 똑같았다. 이것이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는 운동권 정권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들에게 인권은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는 절대의 가치가 아니라 권력을 잡기 위해 이용한 도구에 불과했다. 국제 인권 문제에 대한 운동권 정권의 침묵을 보수 성향이라는 새 정부가 깬 것 자체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