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황주호 한수원 신임 사장 “올 겨울 원전 풀가동… 25기 중 24기 돌릴 것”
2022.10.13 14:26
황주호 한수원 신임 사장 “올 겨울 원전 풀가동… 25기 중 24기 돌릴 것”
[조재희.강다은, "황주호 한수원 신임 사장 “올 겨울 원전 풀가동… 25기 중 24기 돌릴 것”," 조선일보, 2022. 10. 10 , A18쪽.]
“신한울 1호기 상업운전 개시와 한빛 4호기 재가동을 차질 없이 진행해 올겨울에는 국내 원전 25기 중 24기를 가동할 예정입니다.”
황주호 신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에너지 위기가 심각해질 올겨울 원전 풀 가동을 위해 계획예방정비 일정을 앞당겨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출신으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과 원자력학회 회장을 지낸 황 사장은 지난 8월 한수원 제9대 사장에 취임했다. 지난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한수원을 정상화하고 원전 운영·안전을 책임져야 할 중책이 그 앞에 놓여있다. 동유럽 등 해외 원전 수출도 성공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 탈원전 폐기 앞장서…”신규 대형원전도 건설 추진, 안전 조직 만들어 신뢰 얻을 것“
황 사장은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빚어진 논란에 대해 “지난 5년은 우리 국민이 에너지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력을 두고 ‘원자력, 넌 나쁜 놈’이라고 하고, 탄소 포집 기술을 적용하면 탄소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석탄 발전에 대해서도 ‘석탄, 너는 죽어’라고 하는 건 잘못”이라며 “우리처럼 에너지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탈원전·탈석탄 하는 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엄혹함을 모르는 자만에서 비롯된 정책”이라고 했다.
황 사장은 대형 원전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 학계 내부에서조차 국내에서 대형 원전을 더 짓는 것은 힘들다는 말이 있지만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앞으로 전력 수요는 계속 늘게 되고 대형 원전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은 대형대로, 소형은 소형대로 역할이 있다”며 “대형 원전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지을 땅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대한민국이 의외로 넓다”며 웃었다.
◇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 충당? RE100은 한국에선 말도 안돼”
황 사장은 다만 “원전 안전에 대해 국민적 신뢰를 확보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며 “안전과 관련한 새로운 조직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정부 탈원전 정책의 시초가 된 것으로 알려진 영화 ‘판도라’를 거론하며 “원자력 전공자가 보기에 완전한 픽션(소설)”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영화가 사람들 공감을 얻은 것은 그만큼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우리 사회에 있기 때문이고 그렇기에 더더욱 안전과 관련한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했다.
◇”원전은 필수, 재생에너지와 조화 필요” “지난 5년은 우리 국민이 에너지 문제 심각하게 고민한 시간”
황 사장은 “미래를 위해서도 원전은 필수”라며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적절히 배분하는 에너지믹스(전원 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생에너지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지만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 수요를 모두 감당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에 있는 양수발전소 7개를 한 번에 돌려도 여름철 한낮에 30분 공급할 전력량밖에 못 만든다”며 “2020년 장마가 50일 동안 이어지기도 한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 수요를 충당하겠다는 ‘거시기100′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황 사장은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인 ‘RE(Renewable Electricity)100′에 대해 인터뷰 내내 ‘거시기100′이라 불렀다.
그는 원전 안전과 함께 원전 정책 분야에서도 활발히 의견을 내겠다고 했다. 황 사장은 “지금 규정으로는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도 인허가나 설비 개선에 들어가는 기간이 가동 기간에 포함되기 때문에 연장 기간이 줄고 그만큼 경제적 효과도 감소하게 된다”며 “규정을 만들 때부터 업계의 의견을 전달해 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정책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