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대한민국 보수] 선거 땐 이승만 참배, 선거 없으니 기념관에도 “독재 부활”
2023.04.13 11:43
선거 땐 이승만 참배, 선거 없으니 기념관에도 “독재 부활”
[사설: " 선거 땐 이승만 참배, 선거 없으니 기념관에도 “독재 부활”," 조선일보, 2023. 4. 7, A31쪽.]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추진에 대해 ‘독재 정치의 부활’ ‘헌법 정신 훼손’이라며 “중단하라”고 했다.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국민에게 총탄을 발사했던 독재자를 미화하다니 윤 대통령은 3·15 의거와 4·19 혁명 민주 열사 영령 앞에 부끄럽지도 않으냐”고도 했다. 민주당 말대로 이승만 전 대통령은 말년에 독재로 비판을 받았다. 당시 경찰이 시민과 학생들의 독재 반대 시위에 총격을 가하는 큰 과오를 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6·25 남침에서 나라를 지키고 한미동맹을 맺어 국가 번영의 기틀을 다진 사람이다. 이 업적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의 업적 중 어느 하나라도 없었으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도 없다. 이런 지도자의 기념관 하나가 없다는 것은 국가로서 정상이 아니다.
민주당의 내로남불과 이율배반은 헤아릴 수도 없지만 이승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쓰레기”라며 참배를 거부했지만 대통령 후보가 되자 이승만 묘소를 참배한 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5년 야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묘소를 참배하고 방명록에 “모든 역사가 대한민국입니다”라고 썼다. 그러더니 대통령이 되자 철저히 이승만을 지우고 배척했다. 지금 기념관 건립에 반대하는 것은 내년 총선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승만 하야”를 외쳤던 4·19 혁명의 주역들이 얼마 전 “과오뿐 아니라 공을 다시 봐야 한다”며 이승만 묘소를 참배했다. 분열해 서로 헐뜯기만 하는 사회 풍토에서 모처럼 통합의 희망을 주는 소식이었다. 민주당 논리대로라면 이들도 독재를 미화하고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것인가. 이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올해로 58년이 지났다. 초대 대통령 기념관이 아직도 없다는 사실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소련의 위성국화를 막아내고 고도성장의 경제·안보 토대를 마련한 이 전 대통령을 제대로 평가하는 작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