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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음모론자 줄줄이 출마, 국민 상식 두렵지 않나

北은 김일성 때부터 南 좌익 세력과 콤비 플레이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은 北 잠수함의 어뢰로 폭침
그런데도 野 일부 세력은 도적은 놔두고 家長만 매질
천안함 음모론자 줄줄이 공천… 反국가 세력 망언엔 왜 관대한가


[송재윤, "천안함 음모론자 줄줄이 출마, 국민 상식 두렵지 않나," 조선일보, 2024. 3. 25, A34쪽.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역사학]]

1948년 건국 이래 대한민국은 공산 세력의 군사 도발과 정치전(政治戰)에 시달려 왔다. 서른여덟 살 김일성이 스탈린과 마오쩌둥의 허락을 받아 6·25전쟁을 일으켰을 땐 남쪽에 암약하는 좌익 세력과의 합동 작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정전협정 이후에도 김일성은 적화통일의 망념을 포기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내부에는 표현의 자유를 악용하여 국체를 뒤흔드는 반국가 세력이 상존해 왔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래 대학가를 점령한 주사파 운동권의 활약상을 보면서 김일성은 혁명의 만조기가 도래한다고 생각했을 듯하다. 북한 교과서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모든 민주화 시위, 반정부 운동, 노동 파업 등이 “주체의 기치 따라 나아가는 남조선 혁명”이라 가르친다. 실제로 남한의 종북 세력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외치면서 주체사상을 추종하고 있었다. 북한이 대남 군사 도발을 가하면 그 세력은 남한 정부를 공격했다. 남북 좌익의 콤비 플레이가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그중에서도 천안함 음모론자들의 활약은 북한식 정치전의 극치였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 사건’ 발생 후, 국방부는 민·군 합동조사단(이하 합조단)을 구성하여 치밀히 조사한 끝에 5월 20일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에 의한 폭침이라고 발표했다. 합조단은 국군과 4개 국가와 12개 민간 연구기관의 73명 전문가로 꾸려졌다. 289쪽에 이르는 합조단의 천안함 조사 결과 보고서는 모든 변수를 열거한 후 하나씩 부정해 가는 방식을 취한다.

104명의 병력이 타고 있는 군함이 침몰하려면 ①좌초, 충돌, 피로파괴 등의 비폭발, ②탄약고 폭발, 연료탱크 폭발 등의 내부 폭발, 아니면 ③어뢰나 기뢰에 의한 수중 폭발이나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급조 폭발물 등에 의한 수상 폭발일 수밖에 없다. 합조단은 파괴 흔적을 분석하여 비폭발 가능성을 배제했으며, 인양된 선체 내부를 조사하여 내부 폭발이 아니었음을 밝혔다. 합조단은 또한 위쪽으로 크게 변형된 선체 용골의 절단면을 분석하여 충격파에 의한 버블효과의 흔적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폭약 성분, 바다에서 건져낸 북한식 어뢰의 추진 동력 장치, 생존자 증언까지 모두 취합하여 천안함이 “북한에서 제조한 감응 어뢰의 강력한 수중 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되어 침몰했다”는 결론을 얻었다.

합조단의 보고서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북한을 변호하는 반국가 세력이 악의적으로 생산하고 조직적으로 유포한 수많은 음모설을 말끔히 물리치는 결정적 물증과 과학적 논증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당시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30% 정도는 합조단의 발표를 불신하면서 정부 조작설, 미군 오폭설, 좌초설, 피로 파괴설 등등 물증도, 논증도 없는 황당무계한 음모설에 넘어갔다.

당시 제1 야당은 북한 소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어느 유명한 궤변론자는 “0.001%”도 못 믿겠다는 몰상식한 강짜를 부렸고, 한 정치인은 군사 테러를 당한 국군과 정부를 향해 “참혹한 패전의 책임을 지고 사죄하라”며 거친 입을 놀렸다. 5년이 지나서야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천안함 사건이 ‘폭침’과 ‘북한 잠수정의 타격’이라 뒤늦게 슬그머니 인정했지만, 정부의 안보 실패를 규탄하는 괴기한 행태를 보였다. 이들은 모두 군사 테러를 자행한 북한의 전체주의 정권에 대해선 규탄도, 항의도 없었다. 집안에 도적이 들었는데 도적은 놓아주고 가장을 매질하는 꼴이다. 테러 집단을 감싸주며 테러당한 국군을 비난하는 이들의 숙적은 대체 누구인가?

최근 총선을 앞두고 천안함 음모설을 퍼뜨리며 막말하던 자들이 줄줄이 공천되는 부조리가 발생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누가 무슨 생각을 하든, 그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든, 타인에게 직접 위해가 되지 않는 한 처벌하지 않아야 한다. 열린 사회의 자유와 관용을 악용하는 세력이 국회 입성을 노린다 해도 법적 제약이 가해질 수는 없다.

북한의 군사 테러에 눈감으며 우리 정부와 국군을 공격한 자들은 국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 그럼에도 열린 사회의 자유 덕분에 그들은 지금 공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로 달려가는 중이다. 한국 사회는 왜 유독 반국가 세력의 망언에만 아량을 베푸는가? 그들의 국회 입성을 저지하는 방법은 시민사회의 공론과 유권자의 투표밖에 없다. 수상한 시절의 선거에선 좋은 후보의 선출보다는 나쁜 후보의 배척이 최선의 투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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