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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 학생인권조례 폐지, 학생·교사 권리 책임 균형을

[사설: "서울도 학생인권조례 폐지, 학생·교사 권리 책임 균형을," 조선일보, 2024. 04. 27, A27쪽.]

서울시의회가 관련 특위와 본회의를 잇따라 열어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처리했다. 2012년 이 조례를 제정한 지 12년 만이다. 다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이 조례 폐지에 반대하며 재의를 요구할 방침을 밝혀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될 경우 지난 24일 최종 폐지된 충남 학생인권조례에 이어 두 번째 사례다.

학생인권조례는 2010년 경기도에서 처음 제정된 뒤 광주, 서울, 전북, 충남, 인천, 제주 등 주로 진보 성향 교육감 당선 시·도에서 차례로 제정됐다. 모든 교육 활동에서 학생 인권이 우선 보장돼야 하고 성별, 성적 지향, 종교 등을 이유로 학생들을 차별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조례가 학생 인권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교권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이 조례 폐지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었다.

이 조례 영향으로 학생들이 잘못된 인권 의식을 갖고 ‘학칙을 어기고 수업을 방해해도 교사와 학교는 어찌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교사나 다른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교총이 지난해 7월 전국 교사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84.1%가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추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데 동의할 정도였다. 반면 이 조례가 없는 시도에서는 조례가 없다고 학생 인권을 소홀히 한다는 증거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 교육계의 대체적 얘기다. 조례의 본래 목적은 유명무실해지고 부작용만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인권은 학생인권조례 유무와 관계없이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 이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권에는 상호 존중이 중요하고 자신의 권리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점도 학생들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 이 자체가 중요한 교육이다. 이번 조례 폐지는 서울시의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 단독으로 처리한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를 대체하는 ‘학교 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도 함께 처리했지만 역시 충분한 논의 없이 처리한 것이다. 시의회가 시간을 갖고 의견을 더 수렴할 필요가 있다. 교사·학생·학부모의 권리와 책임이 균형을 이루는 새로운 조례안이 나와 시의회 여야가 함께 처리한다면 교육에 한 이정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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