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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청문회]

쳐다보기 민망했던 채 상병 청문회

[사설: "쳐다보기 민망했던 채 상병 청문회" 조선일보, 2024. 6. 24, A35쪽.]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21일 국민의힘 불참 속에 국회 법사위를 열어 ‘해병대원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원래 특검은 사법기관 수사 후 미진한 것이 있을 때 하는 것이지만, 두 야당은 아직 경찰·공수처 수사가 진행 중인데도 특검이 수사를 맡아야 한다며 법안을 강행하고 나섰다. 이 특검법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특검 후보를 1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지 않으면 연장자가 자동 임명되도록 했다. 자기 입맛에 맞는 인사를 특검에 앉히려고 작정한 것이다.

야당은 특검법 처리에 앞서 국방부와 해병대, 대통령실 관련자들을 법사위로 불러 청문회도 열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수사 중임을 이유로 증언 선서와 답변을 거부한 이종섭 전 국방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을 10분씩 퇴장시키는 등 횡포에 가까운 청문회 진행으로 일관했다. 이 전 장관이 “답변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정 위원장은 자기 말에 토를 달았다는 이유로 퇴장을 명령하며 “성찰하고 반성하라는 의미”라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한 발 들고 두 손 들고 서 있으라”고 거들었다. 마치 초등학생을 훈육하는 듯했다. 만일 검찰이나 경찰이 이런 갑질이나 인격 모독 행위를 했다면 당장 처벌을 받게 된다. 퇴장 명령을 받거나 조롱당한 인사들은 재판은커녕 아직 수사도 끝나지 않았다. 임 전 사단장은 부하들을 지휘해 당장에라도 적과 싸워야 할 현역 장성이다. 국회에 인권침해 권한이라도 부여했나.

증인으로 불려나온 전직 국방장관 등과 현역 해병대 장성들은 증언 선서를 거부하거나 답변을 기피해 마치 잘못을 숨기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 다수는 특검법의 문제점과 야당의 고압적 태도를 비판하면서도 해병대원 죽음의 원인을 규명하고 수사 외압이 있었는지 밝혀내길 원하고 있다. 순직 해병대원의 직속상관이었던 이용민 중령은 “왜 당신은 책임을 회피 않느냐. 해병대 정신이 뭐냐”는 야당 의원 질문에 “전우를 지켜줘야 그게 바로 해병대”라고 답했다. 왜 전직 국방장관과 제복의 군인들이 운동권 출신 야당 의원들에게 해병대 정신을 지적당하고 회의장 밖으로 쫓겨나는 수모를 당해야 하는지 안타깝다. 사건의 진상 규명을 서둘러야 할 이유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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