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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北은 종교 자유 보장" 이런 사람을 대통령 부인이 만났다니

[사설: ""北은 종교 자유 보장" 이런 사람을 대통령 부인이 만났다니," 조선일보, 2024. 8. 23, A31쪽.]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백을 준 최재영씨가 대표로 있던 온라인 매체가 있다. 지금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고 최근 압수 수색도 받았다. 이 매체 홈페이지는 최근 수해 현장을 찾은 김정은에 대해 “숭고한 위민 헌신의 정신을 천품으로 지니신 총비서님”이라고 했다. “감개무량해 눈물이 앞을 가렸다”고도 했다. 북한에 대해선 “참으로 멋지고 위대한 나라” “영도자도, 인민도 모두 인간 승리의 본보기”라고 했다. 매체는 “미제 침략 세력의 괴수인 윤석열을 끝장내는 것은 가장 중요한 투쟁 과제”라면서 미군 부대 앞 시위 사진을 올렸다. “윤석열 타도, 탄핵” “대북 확성기 당장 중단하라”고도 했다. 북한 정권도 놀랄 내용이다.

3만5000여 탈북민의 증언으로 이제 북한이 지옥 그 자체라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은 거의 없다. 초등학생들에게 공개 처형 장면을 단체로 보여 공포심을 심어주는 체제가 북한이다. 최씨 매체의 황당한 주장은 반론할 가치도 없지만 그중에서도 어이가 없는 것은 자칭 ‘목사’라는 최씨가 “북한은 종교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한다”고 한 말이다.

원래 북한 땅에서는 기독교 신앙이 번성했지만 김씨 일가의 종교 탄압은 일제보다 훨씬 가혹했다. 종교인을 재판 없이 처형했고 지금은 성경만 갖고 있어도 처형한다. 탈북민이 중국에서 잡혀 북송될 경우 어떤 고문에도 해서는 안 되는 말이 ‘목사를 만났다’ ‘성경을 봤다’는 것이다. 그 즉시 죽은 목숨이기 때문이다. 김일성은 ‘종교는 아편’이라고 했다. 1968년엔 “종교는 완전히 멸절됐다”고 선언했다. 신(神)이 있어야 할 자리에 ‘김씨 일가’를 올려놨다. 북에는 ‘자유’가 아예 없는데 무슨 ‘종교의 자유’가 있나. 목사라면 북의 종교 탄압에는 분개해야 하는데도 최씨는 거짓과 궤변으로 ‘북한의 종교 자유’를 칭송한다.

최씨가 어떤 사람인지는 인터넷만 검색해도 알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때 국보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은 이력도 공개돼 있다. 최씨 관련 문제에서 가장 놀라운 사실은 이런 사람이 윤 대통령 부인을 아무런 과정 없이 수차례나 만났다는 사실이다. 대통령 부인의 부친과 친분 있음을 주장했다는 것이 전부다. 대통령 부인은 이런 사람을 대통령 취임식 만찬장에 초대해 대기업 총수는 물론 대통령과도 사진을 찍게 했다. 말문이 막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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