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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민노총 전 간부 간첩죄 징역 15년, 간첩들 얼마나 많은가

[사설: "민노총 전 간부 간첩죄 징역 15년, 간첩들 얼마나 많은가," 조선일보, 2024. 11. 7, A39쪽.]

노조 간판을 달고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민노총 전직 간부 3명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민노총 전 조직쟁의국장 석모씨에겐 징역 15년이 선고됐고, 함께 기소된 전직 간부 2명에겐 각각 징역 7년과 5년이 선고됐다. 조직쟁의국장은 산하 산별 연맹과 지역 연맹을 총괄하는 민노총 실세다. 한국의 대표적 노조 간부들이 북한 지시를 받아 움직였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다. 재판부는 이들이 해외에서 북 공작원과 접촉한 뒤 지령을 받고 반정부 투쟁을 벌인 혐의 등을 인정하면서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큰 범죄”라고 했다.

실제 수사 과정에서 이들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에서 발견된 북한 지령문만 89건으로 역대 간첩 사건 중 가장 많았다. 이들이 북에 보고한 문건들도 여러 건이 적발됐다. 2년 전 핼러윈 참사 때 하달된 지령문에는 “역도놈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 촛불 시위, 추모 문화제 같은 항의 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게 나라냐’ ‘퇴진이 추모다’ 등 구체적 구호도 지정했는데 실제 핼러윈 추모 집회 현수막에 이 문구가 그대로 담겼다. 북은 이들에게 평택 미군기지, 오산 공군기지 시설 정보 수집을 지시하기도 했고, 민노총 간부들은 그런 북을 향해 충성 맹세문을 작성했다. 재판부는 이 혐의들도 사실로 인정했다. 그런데도 민노총은 아무런 사과 없이 ‘공안 탄압’이라며 ‘윤석열 정권 퇴진’ 집회를 열었다.

조합원이 100만명을 넘는 민노총은 사회와 정치에 큰 영향력을 미쳐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 행위가 노조에 가입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조합비를 납부해 온 전체 조합원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물음에 민노총은 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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