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파기되면 미국은 . . .
2017.10.02 11:18
동맹 파기되면 미국은…
[김진명, "동맹 파기되면 미국은 . . . ," 조선일보, 2017. 9. 30, A26쪽.]
"많은 분이 '한·미 동맹이 깨진다고 하더라도 전쟁은 안 된다'고 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 2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동맹이 전쟁하는 기제가 된다면 찬성하는 사람 별로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많은 분'이 도대체 누구인지 의아했으나 문 특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문 특보의 '동맹이 깨지더라도' 발언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군사 옵션 관련 언급을 거론하다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사(言辭)가 여느 미국 대통령과 다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동맹을 깨는 게 전쟁 위협을 줄이는 걸까. 1차 북핵 위기가 고조된 1994년 미국은 영변 핵 시설 정밀 타격을 검토했다.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은 자서전에 '나는 전쟁을 불사하고라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썼다. 이때 미국의 군사 옵션 선택을 막은 것은 '동맹 한국'에 대한 고려였다. 클린턴 대통령은 '막대한 피해 규모에 관해 정신이 번쩍 드는 보고'를 받고서 공격이 아닌 협상을 결정했다고 했다. 윌리엄 페리 당시 미 국방장관도 회고록에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가능성' 때문에 '외교적 방법이 최선이라 생각했다'고 적었다. 서울의 안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면 아마 미국은 쉽게 행동했을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 1994년 6월 미국이 주한 미군 가족 등을 철수하려고 한다는 보고를 받고 북폭(北爆) 계획을 직감했다고 적었다. 그래서 당시 주한 미국 대사를 불러 "한국군의 통수권자로서 우리 군인 60만 중 절대 한 사람도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클린턴 행정부의 결정은 이런 말과 상관없이 내려졌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말하는 동맹국 대통령의 말을 미국이 가벼이 들을 수 없었을 것은 분명하다. 미국에 말해 볼 기회가 있고, 미국이 우리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것도 결국은 동맹이 있기 때문이다.
문 특보는 토론회에서 "한반도 위기의 본질은 북·미 간 우발적 또는 계획된 충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핵심 동기는 미국의 핵위협에 핵 억지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의 핵심에는 '미국의 위협'이 있고, 결국 전쟁을 내는 것도 미국이라는 논리였다. 이런 발상에 가장 크게 웃었을 사람은 김정은이다. 김정은은 8월 말 북한 특수부대의 백령도·연평도 점령 훈련을 지켜본 뒤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6차 핵실험 사흘 뒤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는 "미국은 조선반도 문제에서 손을 떼라"고 했고, 오금철 북한군 부참모장은 "남반부 전역을 단숨에 깔고 앉을 결전 준비"를 말했다. 한·미 동맹만 없으면 단숨에 서울로 밀고 내려오겠다는 말들이 대통령 특보에게만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 2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동맹이 전쟁하는 기제가 된다면 찬성하는 사람 별로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많은 분'이 도대체 누구인지 의아했으나 문 특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문 특보의 '동맹이 깨지더라도' 발언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군사 옵션 관련 언급을 거론하다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사(言辭)가 여느 미국 대통령과 다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동맹을 깨는 게 전쟁 위협을 줄이는 걸까. 1차 북핵 위기가 고조된 1994년 미국은 영변 핵 시설 정밀 타격을 검토했다.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은 자서전에 '나는 전쟁을 불사하고라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썼다. 이때 미국의 군사 옵션 선택을 막은 것은 '동맹 한국'에 대한 고려였다. 클린턴 대통령은 '막대한 피해 규모에 관해 정신이 번쩍 드는 보고'를 받고서 공격이 아닌 협상을 결정했다고 했다. 윌리엄 페리 당시 미 국방장관도 회고록에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가능성' 때문에 '외교적 방법이 최선이라 생각했다'고 적었다. 서울의 안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면 아마 미국은 쉽게 행동했을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 1994년 6월 미국이 주한 미군 가족 등을 철수하려고 한다는 보고를 받고 북폭(北爆) 계획을 직감했다고 적었다. 그래서 당시 주한 미국 대사를 불러 "한국군의 통수권자로서 우리 군인 60만 중 절대 한 사람도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클린턴 행정부의 결정은 이런 말과 상관없이 내려졌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말하는 동맹국 대통령의 말을 미국이 가벼이 들을 수 없었을 것은 분명하다. 미국에 말해 볼 기회가 있고, 미국이 우리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것도 결국은 동맹이 있기 때문이다.
문 특보는 토론회에서 "한반도 위기의 본질은 북·미 간 우발적 또는 계획된 충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핵심 동기는 미국의 핵위협에 핵 억지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의 핵심에는 '미국의 위협'이 있고, 결국 전쟁을 내는 것도 미국이라는 논리였다. 이런 발상에 가장 크게 웃었을 사람은 김정은이다. 김정은은 8월 말 북한 특수부대의 백령도·연평도 점령 훈련을 지켜본 뒤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6차 핵실험 사흘 뒤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는 "미국은 조선반도 문제에서 손을 떼라"고 했고, 오금철 북한군 부참모장은 "남반부 전역을 단숨에 깔고 앉을 결전 준비"를 말했다. 한·미 동맹만 없으면 단숨에 서울로 밀고 내려오겠다는 말들이 대통령 특보에게만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9/201709290323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