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지금 한껏 들떠있다.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자신이 성공시켰다며 '핑크' 무드에 젖어 있다. 심지어 주변에선 노벨 평화상 얘기까지 나왔다. 그는 지난 21일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서 "남북이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피해 주지 않고 함께 번영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내일모레 곧 통일이 될 듯한 감상에 빠져 있는 느낌이다.
이렇게 조성된 남북 '해빙' 무드를 타고 국내에선 해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잊힌 천안함'의 유족들은 통곡하고 있다. 광주에선 북한으로 수학여행 가자는 요구가 나왔다. 공무원 시험엔 북한 정권 수립을 학습하는 문제가 나왔다. 정부가 만든 개헌안에서는 사회주의 냄새가 물씬 난다.
워싱턴은 어떤가? 서울이 해빙 무드에 들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전쟁의 그림자'(미국 주간지의 표현)가 어른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초강경 매파'인 존 볼턴을 내정하고, 대화파인 틸러슨 국무장관을 해임하고 역시 강경파인 폼페이오 CIA 국장을 기용한 것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가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전시(戰時) 내각'을 꾸렸다고 했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일단 수락한 것은 북핵 제거 못지않게 김정은의 '무릎'을 꿇리는 데 목적이 있는 것 같다. 트럼프로서는 역사상 지금까지 핵무기로 직접 미국 땅을 공개적으로 위협한 나라가 북한이 유일하다는 사실에 지극히 자존심이 상해 있고, 그것을 본보기로 제거해서 또 다른 '김정은'이 나오지 않도록 경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그의 목표는 북핵이라기보다 김정은이고 미·북 회담 운운은 명분 쌓기용(用)일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곧 미·북 회담의 결렬을 의미하며 그다음 절차는 군사적 옵션이다.
우리는 미국이 4월 재개되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서 한국에 있는 미국 민간인을 미국 본토로 철수시키는 훈련을 할 것이라는 미군 성조지의 보도를 그냥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그것은 미국이 군사 옵션에 대비해 자국민을 전쟁 위험 지역에서 철수시키는 미국의 매뉴얼에 따른 것이다. 그것은 곧 미국이 한국 땅에서 군사행동을 할 수 있고 또 할 것에 대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인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大)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지난 2월 초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남북 대화 이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열릴 가능성은 낮고 미국의 대북 무력 행사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며 "미·중은 1.5트랙(정부·민간 참여) 등을 통해 이미 컨틴전시 플랜(무력 행사 이후 북한 내 질서 회복을 위한)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 '전쟁 중'이라면 평양은 지금 잠수 중이다. 김정은이 보이지 않는다. 김정은의 동정을 연일 내보냈던 북한 매체는 김정은의 행방에 언급이 없다. 지난 5일 남쪽의 대북 특사단을 면담한 것을 끝으로 사라졌다. 핀란드 헬싱키에 나타난 북한 외무성의 최강일은 "조·미(朝·美) 수뇌 상봉이 잘될지 모르겠다"고 했고, 북한 매체들은 다시 미국을 때리기 시작했다. 북한은 어쩌면 지금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군사 옵션에 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울-워싱턴-평양의 모습은 이렇게 엇박자다. 누구는 우리 정부의 섣부른 낙관론을 가리켜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했고 누구는 '김칫국 마시고 있다'고 했다. 독일이 통일을 이룩하는 데 정권 교체를 이어가며 20년이 걸렸다. 그것을 자기들은 집권 1년도 안 돼 해낼 것이라고 하는 치기(稚氣)를 버리지 못하는 한 문 정권은 '김칫국'의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북한은 지금까지 스스로 핵 포기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이제까지 북한의 '북핵 포기' 의사는 한국의 대북 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등의 전언(傳言)에 따른 것이 전부였다. 문 대통령이 남북 회담에서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은 김정은이 핵을 선제적으로 포기할 것을 내외에 직접 천명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트럼프가 전쟁 모드로 상황을 몰고 가는 것을 예방하고 한반도를 화염에서 구하는 길이다. 그리고 김정은이 살아남는 길이다. 북한이 핵을 버리겠다며 손을 들었는데 트럼프가 굳이 총을 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한 가지, 문 정권이 대북 협상에서 성공하려면 한국 사회를 자유·민주 체제로 굳게 세우는 것이다. 한국이 이미 친북화됐다면 북한은 굳이 협상에 나설 이유가 없다.
이렇게 조성된 남북 '해빙' 무드를 타고 국내에선 해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잊힌 천안함'의 유족들은 통곡하고 있다. 광주에선 북한으로 수학여행 가자는 요구가 나왔다. 공무원 시험엔 북한 정권 수립을 학습하는 문제가 나왔다. 정부가 만든 개헌안에서는 사회주의 냄새가 물씬 난다.
워싱턴은 어떤가? 서울이 해빙 무드에 들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전쟁의 그림자'(미국 주간지의 표현)가 어른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초강경 매파'인 존 볼턴을 내정하고, 대화파인 틸러슨 국무장관을 해임하고 역시 강경파인 폼페이오 CIA 국장을 기용한 것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가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전시(戰時) 내각'을 꾸렸다고 했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일단 수락한 것은 북핵 제거 못지않게 김정은의 '무릎'을 꿇리는 데 목적이 있는 것 같다. 트럼프로서는 역사상 지금까지 핵무기로 직접 미국 땅을 공개적으로 위협한 나라가 북한이 유일하다는 사실에 지극히 자존심이 상해 있고, 그것을 본보기로 제거해서 또 다른 '김정은'이 나오지 않도록 경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그의 목표는 북핵이라기보다 김정은이고 미·북 회담 운운은 명분 쌓기용(用)일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곧 미·북 회담의 결렬을 의미하며 그다음 절차는 군사적 옵션이다.
우리는 미국이 4월 재개되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서 한국에 있는 미국 민간인을 미국 본토로 철수시키는 훈련을 할 것이라는 미군 성조지의 보도를 그냥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그것은 미국이 군사 옵션에 대비해 자국민을 전쟁 위험 지역에서 철수시키는 미국의 매뉴얼에 따른 것이다. 그것은 곧 미국이 한국 땅에서 군사행동을 할 수 있고 또 할 것에 대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인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大)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지난 2월 초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남북 대화 이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열릴 가능성은 낮고 미국의 대북 무력 행사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며 "미·중은 1.5트랙(정부·민간 참여) 등을 통해 이미 컨틴전시 플랜(무력 행사 이후 북한 내 질서 회복을 위한)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 '전쟁 중'이라면 평양은 지금 잠수 중이다. 김정은이 보이지 않는다. 김정은의 동정을 연일 내보냈던 북한 매체는 김정은의 행방에 언급이 없다. 지난 5일 남쪽의 대북 특사단을 면담한 것을 끝으로 사라졌다. 핀란드 헬싱키에 나타난 북한 외무성의 최강일은 "조·미(朝·美) 수뇌 상봉이 잘될지 모르겠다"고 했고, 북한 매체들은 다시 미국을 때리기 시작했다. 북한은 어쩌면 지금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군사 옵션에 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울-워싱턴-평양의 모습은 이렇게 엇박자다. 누구는 우리 정부의 섣부른 낙관론을 가리켜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했고 누구는 '김칫국 마시고 있다'고 했다. 독일이 통일을 이룩하는 데 정권 교체를 이어가며 20년이 걸렸다. 그것을 자기들은 집권 1년도 안 돼 해낼 것이라고 하는 치기(稚氣)를 버리지 못하는 한 문 정권은 '김칫국'의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북한은 지금까지 스스로 핵 포기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이제까지 북한의 '북핵 포기' 의사는 한국의 대북 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등의 전언(傳言)에 따른 것이 전부였다. 문 대통령이 남북 회담에서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은 김정은이 핵을 선제적으로 포기할 것을 내외에 직접 천명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트럼프가 전쟁 모드로 상황을 몰고 가는 것을 예방하고 한반도를 화염에서 구하는 길이다. 그리고 김정은이 살아남는 길이다. 북한이 핵을 버리겠다며 손을 들었는데 트럼프가 굳이 총을 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한 가지, 문 정권이 대북 협상에서 성공하려면 한국 사회를 자유·민주 체제로 굳게 세우는 것이다. 한국이 이미 친북화됐다면 북한은 굳이 협상에 나설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