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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김정은' 집단 망각증

2018.05.07 16:13

oldfaith 조회 수:200

'독재자 김정은' 집단 망각증


[배성규, "'독재자 김정은' 집단 망각증," 조선일보, 2018. 5. 7, A27쪽; 정치부장.]

                  

"트럼프? 김정은?"

초등생 아들과 친구들이 '둘 중 한 명 뽑기' 놀이를 했다. 두 사람 이름을 대고 좋아하는 한 명을 선택하는 것이다. 연예인들을 비교하다 갑자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름을 올렸다. 한데 5명 중 4명이 동시에 외쳤다. "김정은!" 동맹국 대통령 대신 북한 독재자를 선택한 것이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남북 정상회담이 동심(童心)에도 영향을 미친 결과이리라.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에선 한술 더 뜬다. 김정은에게 '귀엽다' '인상 좋다' '그동안 오해했다'는 옹호 글이 쏟아진다. '김정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까지 생겨날 조짐이다. 일부에선 "통일 후 초대 대통령감"이란 찬사가 나온다. '김정은 사진과 굿즈'도 인기라고 한다. 희한한 '김정은 신드롬'이다.

지난 4일 갤럽 조사에선 '김정은에 대한 생각이 전에 비해 좋아졌다'는 응답이 65%나 됐다. 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선 김정은에 대한 신뢰도가 77.5%에 달했다.

정부·여당도 앞장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솔직담백하고 예의 바르더라"고 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김정은 모습이 감격적이었다"고 했다. "친근하고 열린 마음" "노련하고 능수능란하다" "시원시원하고 돌파력이 보였다"는 칭송도 이어졌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현장에서 눈물까지 흘렸다.

김정은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아대며 우리를 '핵 불바다'로 위협했던 인물이다. 이번 판문점 공동 발표에선 비핵화의 '핵(核)' 자도 꺼내지 않았다. 그런데 회담이 끝나자 마치 '평화의 전도사'라도 되는 양 우리가 먼저 떠받드는 모양새다.

비핵화 회담을 위해 상대방에 대한 예우는 필요하다. 하지만 상대방이 어떤 인물인지 냉철하게 꿰뚫어 봐야 협상이 성공할 수 있다. 북한 정권은 지금까지 숱하게 핵개발과 도발 중단을 약속하고 한 번도 지키지 않았다. 김정은은 네 번의 핵실험에 6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쏜 뒤 '핵보유국'을 선언했다. 고모부를 죽이고, 친형까지 생화학무기로 살해했다.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을 '졸았다'는 이유로 총살하는 등 고위 간부 100여 명을 숙청하는 잔혹함도 보였다.

그런데 정상회담에서 몇 마디 말과 웃음만 보고 '독재자 김정은'은 어느 샌가 잊어버린 듯하다. 모두가 '집단 망각증(忘却症)'에라도 걸린 것 같은 모습이다. 일부에선 벌써부터 '주한미군 철수론'이 나오고 대북 경협(經協) 추진설도 쏟아진다. 비핵화는 시작도 안 했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꼴이다.

이는 비핵화 협상에 치명적인 독(毒)이 될 수 있다. 북한과 김정은이 마치 정상 국가의 민주적 지도자인 양 환상을 가져선 곤란하다. 김정은이 비핵화에 선의(善意)를 갖고 있다고 여기는 것도 위험하다. 거기에 기대면 협상은 미궁에 빠질 것이다.

김정은이 남북, 미·북 정상회담에 나온 건 국제 제재로 막다른 골목에 몰렸기 때문이다. 최근 조총련 고위 간부는 우리 정부 인사에게 비핵화 회담 성사 배경에 대해 "중국의 제재 동참이 너무 뼈아팠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북한 은 지금도 내부적으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미국과 협상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3대 세습에 핵을 가진 독재자가 스스로 바뀌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정신 바짝 차리고 보지 않으면 과거 대북(對北) 협상처럼 또다시 속을 수 있다. 비핵화는 길고 험난한 과정이다. 상대를 앞에 두고 우리 내면부터 스스로 무장해제해선 안 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6/20180506013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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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백선엽 장군이 현충원 못 간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 아니다 92
95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주시하며 70
94 탄핵의 江이 사라졌다 95
93 성난 얼굴로 투표하라 78
92 '事實'만을 붙들고 독자 여러분 곁을 지키겠습니다 68
91 100년 前 그 춥고 바람 불던 날처럼, 작아도 결코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겠습니다 82
90 세상이 광우병 괴담에 휩쓸릴 때… '팩트의 방파제'를 쌓았다 110
89 보수가 집권하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93
88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 "자유통일당의 이념과 정책을 말한다" 78
87 참 나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박정희 두번 죽이기 79
86 탄핵 이후 처음 보는 자유보수 진영의 희생과 헌신 97
85 힘이 없으면 지혜라도 있어야 한다 114
84 자유냐 전체주의냐, 그 사이에 중간은 없다 76
83 4·15는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다 287
82 보수 통합의 열쇠는 국민에게 있다 105
81 죽느냐, 사느냐? 주사파 집권 대한민국 198
80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 우파가 무엇이고, 좌파가 무엇인가? 1426
79 야권이 넘어야 할 山 '박근혜' 141
78 좌파 10단의 手에 우파 1단이 맞서려면 179
77 조갑제, "김문수의 이 글은 대단하다. 진땀이 난다!" 167
76 '베트남판 흥남 부두'인 '십자성 작전'을 아십니까 205
75 굿 모닝~ 변희재! 159
74 변희재, 안정권과 김용호발 보수혁명 443
73 58년 전 오늘이 없었어도 지금의 우리가 있을까 171
72 홍준표의 박근혜, 황교안 논평 옳지 않다 132
71 김문수 대담 (2019년 4월 8일) 162
70 기승전 황교안 173
69 황교안의 정확하고 용감한 연설 172
68 나경원 연설의 이 '결정적 장면'이 좌익을 떨게 했다! 139
67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자들은 단합해야 1646
66 이런 인물을 한국당 대표로 뽑자! 197
65 한국당 전당대회, 보수대통합의 용광로가 되어야 177
64 '문재인 對 反문' 전선 246
63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이면 한국 대변인은 누군가 310
62 자기 발등 찍은 文 정부, 판문점에서 절룩거리다 360
61 진보의 탈 쓴 위선과 싸워야 327
60 죽은 자유한국당 左클릭 하면 살까? 279
59 선거 압승하니 국민이 바보로 보이나 242
58 MBC의 문제 250
57 광장정치와 소비에트 전체주의 290
56 촛불의 반성 263
55 文정권 1년 214
» '독재자 김정은' 집단 망각증 200
53 지식인으로 나는 죽어 마땅하다 230
52 혁명으로 가고 있다 229
51 서울-워싱턴-평양, 3色 엇박자 265
50 북이 천지개벽했거나 사기극을 반복하거나 273
49 대한민국의 '다키스트 아워' 342
48 현송월과 국립극장 277
47 교회는 북한에서 성도들이 당한 역사 가르쳐야! 390
46 강력한 압박을 통한 대화가 필요하다 295
45 남북대화, 환영하되 감격하지 말자 316
44 중국이 야비하고 나쁘다 310
43 돌아온 중국이 그렇게 반갑나 308
42 박정희가 지금 대통령이라면 347
41 청와대 다수도 '문정인·노영민 생각'과 같나 308
40 대통령 부부의 계속되는 윤이상 찬양 275
39 남과 북 누가 더 전략적인가 285
38 오래된 미래 322
37 도발에 대한 우리의 응전은 지금부터다 332
36 뺄셈의 건국, 덧셈의 건국 263
35 文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역사 265
34 망하는 길로 가니 망국(亡國)이 온다 269
33 네티즌도 화났다… 공연 파행시킨 反美 행태에 비판 쏟아져 242
32 7094명 戰死, 한국 지킨 美2사단에 고마움 표하는 공연이 뭐가 잘못됐나 337
31 성주와 의정부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장면들 291
30 북(北) 김정은의 선의(善意) 347
29 공산주의 신봉한 영국의 엘리트들처럼 412
28 야당의 정체성? 무슨 정체성? 340
27 안팎의 전쟁 492
26 하단 광고, 우리나라의 위기 988
25 좌파들의 사대 원수 927
24 ‘정신적 귀족’ 보수주의자의 길 그 근간은 기독교적 세계관 1375
23 좌파적인 보수정당 정치인들 1050
22 황장엽 선생이 본 '역사의 진실' 1086
21 독도가 한국 영토인 진짜 이유 1073
20 용서 잘하는 한국 정부 991
19 황장엽 조문까지 北 눈치 살피는 민주당 1166
18 유럽의회, '中, 한국 조치 지지하라 1294
17 얼마나 더 대한민국 망신시킬 텐가 1122
16 선거 때면 北 도발?… 착각 또는 거짓말 1252
15 목숨을 이념의 수단으로 삼는 풍조가 걱정된다 1164
14 '시국선언'은 정치편향 교수들의 집단행동 1233
13 너무 가벼운 시국선언 [1] 1082
12 "TV논평, 좌편향 인용 심각" 1134
11 '10·4남북정상선언' 이행될 수 없는 이유 1108
10 중국에 ‘하나의 한국’ 원칙 요구해야 1102
9 이 정권을 짓누르는 노 정권의 유산 1183
8 보수가 떠나고 있다 1047
7 국가보안법 존속돼야 1048
6 김정일과 만남, 하늘이 준 기회 1138
5 中․朝 우호조약의 한 구절 1180
4 만약 적화통일이 된다면 1226
3 중·조 우호조약의 한 구절 1004
2 대구(大邱) ‘미래포럼’ 시국大토론회 1150
1 위기의 대한민국 구하자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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