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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베이징 연설, 윤석열의 도쿄 연설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호소한
윤 대통령의 진정성이 日 국민에 전달된다면
그의 ‘통 큰 양보’는 성공을 거둘 것이다


[박정훈, "문재인의 베이징 연설, 윤석열의 도쿄 연설 ," 조선일보, 2023. 3. 24, A30쪽.]

#역대 대통령의 해외 연설 중 가장 품격 있었던 것은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의 방미(訪美) 연설일 것이다.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휴전 이듬해였다. 미국의 원조로 주린 배를 채우던 세계 최빈국 대통령이었지만 이승만은 당당함을 잃지 않고 가는 곳마다 미국인의 심금을 울렸다. 그중 백미가 한미재단 초청의 뉴욕 연설이었다.

“우리 국민은 울면서 도움을 갈구하지 않습니다. 내가 여기 온 것은 더 많은 원조, 더 많은 자금, 기타 무엇을 요구하려는 것이 아닙니다.우리는 구걸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구걸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승만의 연설은 한 나라 차원을 넘는 큰 그림의 국제 정세관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는 대한민국의 싸움이 “생명보다 귀중한 민주 제도와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미국과 한편에 서서 자유·민주를 위한 싸움을 계속할 것임을 천명했다.

“한반도 통일이 우리의 이해 관계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 결정적이고 긴박한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은 단지 우리의 통일과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 도처의 모든 민족에게 자유, 정의 그리고 평화가 보장되는 것을 돕기 위해 기여하기를 원합니다.”

연설이 강렬했던 것은 세계사의 흐름을 꿰뚫어본 통찰력 때문이었다. 그는 공산주의와의 전쟁이 한반도를 넘어 인류 보편적 의미를 지녔다는 역사적 맥락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렇게 이승만이 초석을 쌓은 한·미의 자유·민주 동맹은 자유 진영의 방파제가 되었고 대한민국의 기적 같은 성공을 잉태했다.

#2017년 중국에 간 문재인 대통령은 방중 셋째 날 베이징 대학의 연단에 올랐다. 의전 푸대접, ‘혼밥’ 논란, 기자 폭행 등의 구설수가 꼬리 무는 가운데 이뤄진 연설은 친중 사대주의의 고백과도 같았다. 중국을 ‘높은 봉우리’로, 한국을 ‘작은 나라’로 지칭한 문제의 표현도 이 연설에서 나왔다.

“중국은 주변국들과 어울려 있을 때 존재가 빛나는 국가입니다. 높은 산봉우리가 주변의 많은 산봉우리와 어울리면서 더 높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중략) 한국도 작은 나라지만 책임 있는 중견 국가로서 중국의 꿈에 함께할 것입니다.”

그의 연설은 곳곳에서 공산 중국의 실체에 대한 인식 오류를 드러냈다.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시진핑 독재에 대해 “민주 법치를 통한 의법치국과 의덕치국, 인민을 주인으로 여기는 정치철학”이라고 했다. 대만 침공을 공언하고 영토 확장 욕구를 불태우는 패권 국가를 향해 “인류 사회의 책임 있는 국가로 나아가려는 중국의 통 큰 꿈”이라고 추켜세웠다. 6·25전쟁 때 우리 적이었던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가 작곡가가 조선인이라는 인연까지 끄집어냈다.

주변국을 중화(中華) 질서 아래 복속시키려는 시진핑 체제의 본질을 문 대통령은 직시하지 못했다. 인류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권위주의 독재에 대해 “민주·법치” 운운하고, 제국주의적 팽창 욕구를 담은 ‘중국몽’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역사 발전의 방향성을 제대로 짚지 못한 것이었다. 찬양의 말을 쏟아냈지만 그의 친중 고백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한국을 향한 중국의 오만과 냉대는 문 정부 5년 내내 계속됐다.

#지난주 방일한 윤석열 대통령의 게이오 대학 연설엔 ‘과거’가 나오지 않는다. 일제 침탈이나 강제 징용 문제는 한마디 언급도 않은 채 10여 분 연설 내내 건조한 문체로 ‘미래’만 얘기했다.

“여러분 미래 세대가 바로 한일 양국의 미래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미래를 생각하고 한국 청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중략) 여러분도, 저도 좋은 친구를 만들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내기 위해 조금 더 용기를 냅시다.”

윤 대통령이 말한 ‘미래’의 연결 고리는 자유민주주의였다. 69년 전 뉴욕의 이승만처럼, 윤 대통령도 인류 보편의 가치를 공유하는 두 나라가 미래를 향하는 것이 동북아를 넘어 세계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했다.

“한국과 일본이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이,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중략) 저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이 관계 개선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양국의 공동 이익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 ‘과거’를 따져 묻지 않은 것이 국내에서 비판을 불렀다. 윤 대통령이 옳았는지 틀렸는지는 앞으로의 한일 관계가 말해줄 것이다. 한 나라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국내적 특수성보다 보편성의 논리에 호소하는 것이 더 힘이 있다. 한일이 보편적 가치의 연대를 맺는 것이 글로벌 세계에 기여하는 일이라는 윤 대통령 말은 진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진정성이 일본 국민에게 전달된다면 ‘통 큰 양보’가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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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죽느냐, 사느냐? 주사파 집권 대한민국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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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좌파 10단의 手에 우파 1단이 맞서려면 175
77 조갑제, "김문수의 이 글은 대단하다. 진땀이 난다!" 162
76 '베트남판 흥남 부두'인 '십자성 작전'을 아십니까 197
75 굿 모닝~ 변희재! 157
74 변희재, 안정권과 김용호발 보수혁명 437
73 58년 전 오늘이 없었어도 지금의 우리가 있을까 170
72 홍준표의 박근혜, 황교안 논평 옳지 않다 129
71 김문수 대담 (2019년 4월 8일) 158
70 기승전 황교안 173
69 황교안의 정확하고 용감한 연설 172
68 나경원 연설의 이 '결정적 장면'이 좌익을 떨게 했다! 136
67 [자유대한민국 수호]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자들은 단합해야 1642
66 이런 인물을 한국당 대표로 뽑자! 193
65 한국당 전당대회, 보수대통합의 용광로가 되어야 173
64 '문재인 對 反문' 전선 241
63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이면 한국 대변인은 누군가 304
62 자기 발등 찍은 文 정부, 판문점에서 절룩거리다 358
61 진보의 탈 쓴 위선과 싸워야 325
60 죽은 자유한국당 左클릭 하면 살까? 276
59 선거 압승하니 국민이 바보로 보이나 236
58 MBC의 문제 249
57 광장정치와 소비에트 전체주의 287
56 촛불의 반성 259
55 文정권 1년 211
54 '독재자 김정은' 집단 망각증 199
53 지식인으로 나는 죽어 마땅하다 227
52 혁명으로 가고 있다 226
51 서울-워싱턴-평양, 3色 엇박자 262
50 북이 천지개벽했거나 사기극을 반복하거나 269
49 대한민국의 '다키스트 아워' 334
48 현송월과 국립극장 275
47 교회는 북한에서 성도들이 당한 역사 가르쳐야! 384
46 강력한 압박을 통한 대화가 필요하다 292
45 남북대화, 환영하되 감격하지 말자 313
44 중국이 야비하고 나쁘다 306
43 돌아온 중국이 그렇게 반갑나 305
42 박정희가 지금 대통령이라면 344
41 청와대 다수도 '문정인·노영민 생각'과 같나 303
40 대통령 부부의 계속되는 윤이상 찬양 272
39 남과 북 누가 더 전략적인가 279
38 오래된 미래 319
37 도발에 대한 우리의 응전은 지금부터다 328
36 뺄셈의 건국, 덧셈의 건국 260
35 文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역사 264
34 망하는 길로 가니 망국(亡國)이 온다 269
33 네티즌도 화났다… 공연 파행시킨 反美 행태에 비판 쏟아져 239
32 7094명 戰死, 한국 지킨 美2사단에 고마움 표하는 공연이 뭐가 잘못됐나 333
31 성주와 의정부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장면들 289
30 북(北) 김정은의 선의(善意) 346
29 공산주의 신봉한 영국의 엘리트들처럼 411
28 야당의 정체성? 무슨 정체성? 337
27 안팎의 전쟁 490
26 하단 광고, 우리나라의 위기 986
25 좌파들의 사대 원수 926
24 ‘정신적 귀족’ 보수주의자의 길 그 근간은 기독교적 세계관 1372
23 좌파적인 보수정당 정치인들 1049
22 황장엽 선생이 본 '역사의 진실' 1084
21 독도가 한국 영토인 진짜 이유 1071
20 용서 잘하는 한국 정부 988
19 황장엽 조문까지 北 눈치 살피는 민주당 1161
18 유럽의회, '中, 한국 조치 지지하라 1292
17 얼마나 더 대한민국 망신시킬 텐가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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