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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는 길로 가니 亡國이 온다


[문갑식, "망하는 길로 가니 망국(亡國)이 온다," 조선일보, 2017. 8. 12, A27쪽.]


중국 역사에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망한 왕조가 여럿이다. 그중 대표적인 게 진(晉)·송(宋)·명(明)이다. 소설 '삼국지연의'에 제갈량의 숙적으로 나오는 사마의의 후손이 조조(曹操)의 아들 조비가 세운 나라를 찬탈한 게 진이다. 진은 황제의 무능과 황후의 정권욕이 '8왕의 난'을 불러 망했다.


진이 망국(亡國)의 제1조건, 지도자의 무능을 보여줬다면 명은 나라의 안위를 외면한 당쟁에 백성까지 휘둘릴 때 망국을 맞는다는 제2조건을 보여줬다. 대표적인 사례가 청이 두려워한 명장 원숭환을 온몸의 살점을 발라내고 두개골을 부수는 책형을 가해 죽였을 때 백성이 환호한 일이다.

이런 진과 명도 송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송이 망한 첫째 이유는 '퍼주기'로 평화를 사려 했기 때문이다. 송은 거란족의 요(遼), 탕구트족의 서하(西夏), 여진족의 금(金)이 위협할 때마다 금고를 열었다. 이걸 안 침략자들은 갈수록 심한 요구를 했고 끝내 '배부른 돼지'를 잡아먹었다.

송이 망한 둘째 이유는 보수파와 개혁파의 대립 때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들은 서로를 간당(奸黨)이라 모욕 주며 '과거사 논쟁'을 벌였다. 가뭄도 네 탓, 별자리가 약간 이상해져도 네 탓이라며 서로 물고 늘어졌다. 이들은 안보(安保)마저 당쟁 소재로 삼았다.

1074년 요의 군대가 돌연 국경을 침입했을 때 당시 재상이 황제에게 올린 상소는 "우리는 다음 7가지 일로 적을 화나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길지만 당시 상소를 요약해본다.

"첫째, 진작 요의 번속(蕃屬)이 된 고려와 우리가 옛 관계를 회복했으니 요는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둘째, 우리가 무력으로 토번의 하황지구를 탈취했으니 요는 다음 목표는 분명 자신들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셋째, 우리가 대주 지역에 느릅나무와 버드나무를 대량으로 심었는데 그 목적은 요의 기병을 막고자 한 것이 분명합니다.

넷째, 우리가 보갑제도를 시행해 농민에게 전투 기술을 가르쳤습니다.

다섯째, 황하 이북의 각 주현(州縣)이 성곽을 수리하고 성을 보호하는 해자를 깊이 팠습니다.

여섯째, 우리는 신식 무기를 만들고 무장 부대의 장비를 교체했습니다.

일곱째, 우리는 황하 이북의 중요한 주(州)에다 37명의 장수를 배치해 주둔 중인 국방군의 훈련을 강화했습니다.

우리는 단 한 가지 방법으로 요를 대해야만 그들에게 우리의 평화 의지를 믿게 할 것입니다. 그것은 이상의 조치들을 즉각 폐지하는 것입니다."

국방력 강화가 요를 자극했으니 그런 조치들을 없애야 평화가 온다는 황당한 주장이다. 오늘날 '사드 반대' 세력과 흡사하다. 송은 여기에 '원칙 없는 외교'와 악비(岳飛)라는, 우리 이순신 장군 같은 충신에게 모반죄를 씌워 제거하면서 멸망의 삼위일체(三位一體) 필요충분 조건을 완성했다.

중국 역사상 국가대표급 간신 진회(秦檜)가 "악비가 모반을 한 증거가 있느냐"며 누군가 따졌을 때 한 말이 유명하다. "없지는 않은 것 같다 (莫須有)." 우리는 이런 진회에게서 대한민국 체제 아래 출세했으면서 어느 순간 좌파를 위해 충성하는 기회주의적·출세지향적 관료의 모습을 본다.

나는 지금 이 글을 프랑스에서 쓰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교훈이 될 역대 동계올림픽의 공과(功過)를 취재 중인데 지금은 폐허가 된 1968년 그르노블 올림픽 스키점프대에 갔을 때 웬 노숙자 2명이 풀밭에서 자다가 일어 나 불량스러운 어조로 "담배 좀 내놓으라"며 시비를 거는 것이었다.

그들은 내 말투를 듣더니 "수드(sud), 노(nord)?"라고 물었다. 남한이냐 북한이냐는 것이다. 어이가 없어 "노"라고 하자 갑자기 그들의 태도가 양순하게 변했다. 그걸 보고 '북한은 프랑스 노숙자도 무서워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북한에 송나라처럼 대하면 결과는 뻔할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1/20170811032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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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조갑제, "김문수의 이 글은 대단하다. 진땀이 난다!" 152
76 '베트남판 흥남 부두'인 '십자성 작전'을 아십니까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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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변희재, 안정권과 김용호발 보수혁명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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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이런 인물을 한국당 대표로 뽑자! 177
65 한국당 전당대회, 보수대통합의 용광로가 되어야 168
64 '문재인 對 反문' 전선 237
63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이면 한국 대변인은 누군가 275
62 자기 발등 찍은 文 정부, 판문점에서 절룩거리다 354
61 진보의 탈 쓴 위선과 싸워야 305
60 죽은 자유한국당 左클릭 하면 살까? 267
59 선거 압승하니 국민이 바보로 보이나 229
58 MBC의 문제 246
57 광장정치와 소비에트 전체주의 275
56 촛불의 반성 251
55 文정권 1년 206
54 '독재자 김정은' 집단 망각증 191
53 지식인으로 나는 죽어 마땅하다 224
52 혁명으로 가고 있다 217
51 서울-워싱턴-평양, 3色 엇박자 253
50 북이 천지개벽했거나 사기극을 반복하거나 243
49 대한민국의 '다키스트 아워' 319
48 현송월과 국립극장 272
47 교회는 북한에서 성도들이 당한 역사 가르쳐야! 381
46 강력한 압박을 통한 대화가 필요하다 289
45 남북대화, 환영하되 감격하지 말자 304
44 중국이 야비하고 나쁘다 296
43 돌아온 중국이 그렇게 반갑나 294
42 박정희가 지금 대통령이라면 339
41 청와대 다수도 '문정인·노영민 생각'과 같나 300
40 대통령 부부의 계속되는 윤이상 찬양 270
39 남과 북 누가 더 전략적인가 277
38 오래된 미래 313
37 도발에 대한 우리의 응전은 지금부터다 322
36 뺄셈의 건국, 덧셈의 건국 248
35 文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역사 254
» 망하는 길로 가니 망국(亡國)이 온다 259
33 네티즌도 화났다… 공연 파행시킨 反美 행태에 비판 쏟아져 231
32 7094명 戰死, 한국 지킨 美2사단에 고마움 표하는 공연이 뭐가 잘못됐나 330
31 성주와 의정부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장면들 283
30 북(北) 김정은의 선의(善意) 334
29 공산주의 신봉한 영국의 엘리트들처럼 403
28 야당의 정체성? 무슨 정체성? 337
27 안팎의 전쟁 485
26 하단 광고, 우리나라의 위기 978
25 좌파들의 사대 원수 924
24 ‘정신적 귀족’ 보수주의자의 길 그 근간은 기독교적 세계관 1339
23 좌파적인 보수정당 정치인들 1041
22 황장엽 선생이 본 '역사의 진실' 1082
21 독도가 한국 영토인 진짜 이유 1071
20 용서 잘하는 한국 정부 980
19 황장엽 조문까지 北 눈치 살피는 민주당 1160
18 유럽의회, '中, 한국 조치 지지하라 1287
17 얼마나 더 대한민국 망신시킬 텐가 1115
16 선거 때면 北 도발?… 착각 또는 거짓말 1245
15 목숨을 이념의 수단으로 삼는 풍조가 걱정된다 1161
14 '시국선언'은 정치편향 교수들의 집단행동 1222
13 너무 가벼운 시국선언 [1] 1071
12 "TV논평, 좌편향 인용 심각" 1130
11 '10·4남북정상선언' 이행될 수 없는 이유 1097
10 중국에 ‘하나의 한국’ 원칙 요구해야 1097
9 이 정권을 짓누르는 노 정권의 유산 1178
8 보수가 떠나고 있다 1043
7 국가보안법 존속돼야 1035
6 김정일과 만남, 하늘이 준 기회 1133
5 中․朝 우호조약의 한 구절 1177
4 만약 적화통일이 된다면 1216
3 중·조 우호조약의 한 구절 996
2 대구(大邱) ‘미래포럼’ 시국大토론회 1133
1 위기의 대한민국 구하자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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