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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으로 가고 있다

2018.04.19 16:05

oldfaith 조회 수:217

혁명으로 가고 있다

[류근일, "혁명으로 가고 있다," 조선일보, 2018. 4. 17, !30쪽.]

                  

한국은 지금 몇 시인가? 어디에 와 있는가? 어제와 다름없어 보이면서도 확실하게 달라진 오늘-혁명이다. 이 혁명을 정확하게 인지(認知)하지 않고서는 지금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늠할 수 없다. 대한민국 70년사(史)를 긍정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선호하는 처지에선 이 혁명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해야만 앞으로 제대로 살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오늘의 혁명은 탄핵 사태에 이은 왕년의 'NL(민족 해방) 민중민주주의' 운동가들의 권력 장악에서 시작되었다. 혁명 주체는 공권력, 행정 부처, 문화 권력, 사법부, 각계각층 공직(公職)의 코드 인사를 통해 국가 전반을 장악했다. '적폐 청산'을 통해선 반대 세력을 무력화하고, 연방제, 토지 공개념 개헌을 통해선 그들의 혁명을 '새 체제'로 만들려 한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선 한반도 문제가 '자유냐 전체주의냐?'의 틀에서 '우리 민족끼리냐 한·미 동맹이냐?'의 틀로 이동하지 않을까 주목된다. 이 바람은 6월 지방선거와 다음번 총선을 휩쓸면서 루비콘강을 건너려 할 것이다.

혁명의 콘텐츠는 낭만적 민족주의와 민중주의가 뒤범벅된 정서다. 1960~70년대의 제3세계 혁명론, 1980년대의 종속이론, 주체사상, 2000년대의 반(反)세계화, 코뮌(주민자치 공동체) 사상, 직접민주주의, 체 게바라, 차베스 같은 것의 잡탕이다. 이 정서는 근대 문명, 세계시장, 도시화, 첨단 기술을 싫어하고 전(前)근대 농촌 공동체를 좋아한다는 점에서 낭만주의이고, 서방세계를 제국주의 약탈자로 본다는 점에서 민족주의이며, 개인의 자유보다 작위적 평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민중주의다.

이런 정서는 8·15 해방 공간에도 있었다. 그 극단화한 사례가 박헌영(남로당수), 이현상(지리산 빨치산), 김달삼(제주 4·3 주동자)이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은 그들의 혁명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그는 헛것을 보고 있는 게 아니었다. 헛소리를 듣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산봉우리 봉우리마다 봉화불이 타올라 산줄기를 따라 불꽃 행렬을 이루었던 때가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그 봉화불의 기세를 따라 다 같이 함성을 지르며 투쟁의 대열을 이루었던 때도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그 '불꽃 행렬'이 구(舊)소련, 동유럽, 북한에 남긴 건 무엇이었나? 황폐, 폭압, 몽매(蒙昧), 수용소, 빈핍이었다. 남로당을 종말 처리한 것도 김일성이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 범람하는 '민족·민중' 파고(波高)는 물론 '70년 전'과는 다른 '70년 후' 현상이다. 그럼에도 1948년의 대한민국을 단독 정권이라고 왜곡, 폄하하는 점에선 '70년 전'과 '70년 후'가 다르지 않다.

일부에 의하면 "4·3 민중 항쟁은 미군정과 이승만의 남한 단독선거·단독정부 반대와 민족의 통일 독립을 열망한 민중의 자주적 투쟁이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 놓으면 대한민국은 뭐가 되나? '태어나선 안 될 나라'밖에 더 되나?

광화문 광장에선 한·미 동맹 폐기, 미군 철수, 한·미 군사훈련 영구 중단 같은 외침도 나왔다. 여순(麗順) 반란 사건을 '여순 봉기'라고 부르자는 주장도 나왔다. 어쩌자는 것인가? 이게 이 시대 혁명의 귀착점인가?

진보를 자임하는 시대가 일정한 변화, 변혁, 혁파를 시도하리란 것은 예상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그게 일정한 범위 밖으로 폭주하면 그건 혁명 대상뿐 아니라 혁명 주체도 함께 파멸시킬 수 있다. 합리적·생산적 변화 아닌 급진 과격 혁명은 프랑스 자코뱅당(黨) 같은 파국을 되풀이할 수 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초기엔 합리적·생산적 변화를 지향했다. 그런데 그게 1980년대 중반에 이르러 '죽 쒀서 뭣 준 꼴'이 되었다. 운동의 주도권이 전체주의 혁명가들에게 넘어간 탓이다. 국민이 이 사연을 제대로 깨쳐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버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엔 대중에 대한 혁명의 선동이 너무 세다.

한때 "새는 양쪽 날개로 난다"고 하더니 요즘엔 아예 "새는 왼쪽 날개로만 날겠다"는 식이다. 혁명 독재의 발상이다. 내로남불, 뻔뻔스러움, 갑(甲)질, 사이버 공작이 일상화하고 있다. 방송 장악 과정, 김기식 현상, 댓글 조작이 그렇다. 21세기 한국을 1930년대 스페인, 1940년대 해방 공간, 1970년대 칠레의 내전(內戰)적 분열로 몰아갈 작정인가? 자유인들에게 결단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16/201804160249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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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문재인 對 反문' 전선 237
63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이면 한국 대변인은 누군가 263
62 자기 발등 찍은 文 정부, 판문점에서 절룩거리다 354
61 진보의 탈 쓴 위선과 싸워야 305
60 죽은 자유한국당 左클릭 하면 살까? 266
59 선거 압승하니 국민이 바보로 보이나 228
58 MBC의 문제 246
57 광장정치와 소비에트 전체주의 274
56 촛불의 반성 251
55 文정권 1년 206
54 '독재자 김정은' 집단 망각증 190
53 지식인으로 나는 죽어 마땅하다 224
» 혁명으로 가고 있다 217
51 서울-워싱턴-평양, 3色 엇박자 253
50 북이 천지개벽했거나 사기극을 반복하거나 234
49 대한민국의 '다키스트 아워' 318
48 현송월과 국립극장 272
47 교회는 북한에서 성도들이 당한 역사 가르쳐야! 381
46 강력한 압박을 통한 대화가 필요하다 289
45 남북대화, 환영하되 감격하지 말자 302
44 중국이 야비하고 나쁘다 294
43 돌아온 중국이 그렇게 반갑나 292
42 박정희가 지금 대통령이라면 338
41 청와대 다수도 '문정인·노영민 생각'과 같나 300
40 대통령 부부의 계속되는 윤이상 찬양 269
39 남과 북 누가 더 전략적인가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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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도발에 대한 우리의 응전은 지금부터다 322
36 뺄셈의 건국, 덧셈의 건국 247
35 文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역사 253
34 망하는 길로 가니 망국(亡國)이 온다 259
33 네티즌도 화났다… 공연 파행시킨 反美 행태에 비판 쏟아져 230
32 7094명 戰死, 한국 지킨 美2사단에 고마움 표하는 공연이 뭐가 잘못됐나 330
31 성주와 의정부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장면들 283
30 북(北) 김정은의 선의(善意) 333
29 공산주의 신봉한 영국의 엘리트들처럼 400
28 야당의 정체성? 무슨 정체성? 337
27 안팎의 전쟁 484
26 하단 광고, 우리나라의 위기 977
25 좌파들의 사대 원수 924
24 ‘정신적 귀족’ 보수주의자의 길 그 근간은 기독교적 세계관 1338
23 좌파적인 보수정당 정치인들 1040
22 황장엽 선생이 본 '역사의 진실' 1082
21 독도가 한국 영토인 진짜 이유 1071
20 용서 잘하는 한국 정부 977
19 황장엽 조문까지 北 눈치 살피는 민주당 1160
18 유럽의회, '中, 한국 조치 지지하라 1287
17 얼마나 더 대한민국 망신시킬 텐가 1115
16 선거 때면 北 도발?… 착각 또는 거짓말 1245
15 목숨을 이념의 수단으로 삼는 풍조가 걱정된다 1161
14 '시국선언'은 정치편향 교수들의 집단행동 1222
13 너무 가벼운 시국선언 [1] 1071
12 "TV논평, 좌편향 인용 심각" 1130
11 '10·4남북정상선언' 이행될 수 없는 이유 1097
10 중국에 ‘하나의 한국’ 원칙 요구해야 1097
9 이 정권을 짓누르는 노 정권의 유산 1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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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국가보안법 존속돼야 1033
6 김정일과 만남, 하늘이 준 기회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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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만약 적화통일이 된다면 1216
3 중·조 우호조약의 한 구절 996
2 대구(大邱) ‘미래포럼’ 시국大토론회 1130
1 위기의 대한민국 구하자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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